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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을 쌓기 이전, 파로호는 ‘물 반 고기 반’으로 낚시꾼들의 천국이었다. 서울에서 이곳까지 낚시꾼들을 수송하기 위한 정기노선버스가 하루 두 편이 있었다니, 당시의 명성을 잘 대변해준다. 지금 파로호 물가 구만리에는 7개 업소가 영업을 하는 파로호횟집타운이 있다. 이들 업소 중 파로호횟집(033-442-3123)을 찾아 들었다.
식탁에 자리를 잡고 보니 통유리 밖으로 파로호가 펼쳐져 있다. 넓은 강폭 건너편으로는 평화의 댐, 동남에 솟아 있는 해산(1,194m)으로부터 우측으로 두류봉(430m), 병풍산(796m)이 한눈에 들어온다.
업주 김기호(56)·홍성숙(53)씨 내외는 2대째 이곳을 지키며 살고 있다. 이들 부부가 들려주는 ‘파로호와 물고기’에 얽힌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이 집안 2대가 살아온 내력은 바로 파로호의 역사같이 느껴졌다. 쏘가리는 시세, 산천어(1kg·회,매운탕)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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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촌막국수 용화산 팬이면 반드시 이 집 단골
대한민국 국민 중 60세 전후의 남성들 상당수는 화천군 간동면 ‘오음리’라는 지명을 잘 알고 있다. 1960~1970년대 베트남전쟁 한창이던 시절, 당시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 그때 참전했던 장병들은 그 누구든 이곳 오음리를 거쳐야만 했다. 이곳에서 훈련을 받았다는 뜻이다. 그런 사연으로 이곳 죽엽산 자락에는 ‘베트남참전용사 만남의 장’을 조성해 놓았다. 전시실을 둘러보고 당시의 전투 상황들을 영상물로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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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곳, 간동면 면사무소 정문 바로 맞은편에는 30명이 겨우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전형적인 시골마을식당 ‘유촌막국수(033-442-5062)’가 있다. 이 식당은 이미 많은 산꾼과 깊은 인연이 닿아 있는 집이다. 화천을 대표하는 용화산(878m)을 위시, 화천의 산으로 산행하는 사람들이 면사무소 넓은 마당을 주차공간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하산길에는 자연스럽게 ‘유촌막국수’로 모이게 되고 막걸리 한 잔을 걸치게 된다고 한다. 집주인 임윤정 할머니가 차려내는 막국수는 차림도 수수하고 맛도 소박하다. 빛깔 짙은 양념이 보이지 않는다. 막국수 5,000원.
작은 식당 유리창 밖, 면사무소 지붕 너머로는 병풍처럼 펼쳐진 병풍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면사무소 정문 옆 한쪽에는 한국전 용장 중 한 사람인 백공 박기병(白公 朴基丙) 장군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박기병 장군은 대구주둔 제5관구 사령부 사령관(육군 소장)으로 재직 중이던 1960년 경북학생산악연맹의 부회장으로 추대 받아 대구의 학생산악운동을 크게 도와주었다.
부안막국수 “춘천서 이 집 모르면 간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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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오래전 이야기다. 춘천에 거주하는 산친구들을 춘천에서 만나면 객의 의향은 물어보지도 않고 아주 당연한 일인 양, 시내 후평동에 있는 ‘부안막국수(033-254-0654)’ 집으로 안내했다. ‘부안막국수’는 음식맛도 맛이지만 고색창연한 한옥 기와 건물에 좁은 마당을 뒤덮고 있는 나무들이 나그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금은 주변의 높은 아파트 건물 숲속에 외딴 섬처럼 남아 있지만 그래도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신호등에 길이 막히고 시간이 걸리는데도 많은 분들이 계속 찾아주신다”며 고운 얼굴, 활짝 웃는 모습의 상냥한 업주 홍인숙(55)씨는 그저 고맙기만 하다고 한다.
춘천에서 나이가 드신 분이라면 이 집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오죽하면 “그 집을 모르면 간첩이지요” 할 만큼 유명하다. 막국수(5,000원), 쟁반국수(2인분 8,000원) 말고도 총떡, 빈대떡, 메밀부침, 도토리묵 등 부담이 되지 않는 음식에 술안주로 좋은 보쌈도 먹을 수 있다.
메밀촌 “막국수 말고 송이닭갈비도 유명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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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IC 나들목 강원도 지방공무원교육원에서 남쪽으로 지척인 만천리 외곽도로 사거리에 있는 메밀촌(033-256-0053)은 60번 고속도로가 개통된 7월 중순부터 몰려오는 손님들로 얼이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막국수와 닭갈비 두 가지를 다 차려내는 업소라 손님이 많을 수밖에 없겠다. 특히 ‘메밀촌’의 닭갈비는 강원도 자연산 송이버섯과 능이버섯이 들어간 ‘송이닭갈비’로 크게 소문이 나 있다. 10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규모에 주차공간도 넉넉하다. 메밀촌닭갈비 8,500원, 자연산송이닭갈비(300g) 1만2,000원, 메밀싹막국수 5,000원, 자연산송이막국수 8,000원.
춘천에서는 해마다 ‘춘천막국수 닭갈비축제’를 개최한다. 2009년 축제는 8월 26일(수)부터 31일(월)까지 춘천시 삼천동 수변공원과 시내 업소에서 열린다. 8월 12일(수)부터 14일(금)까지 3일 동안은 서울 청계광장에서도 열린다.
소양예술농원 소양호 건너 공연이 펼쳐지는 별천지 캠프
파란 잔디가 깔린 넓은 야외 공연장에서 굿판이 벌어지고 때로는 오케스트라가 연주되기도 한다. 또 어느 날에는 잔잔한 실내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시 낭송회가 열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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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댐에서 배편으로 건너면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 ‘소양예술농원(033-242-4555)’의 한 풍경이다.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 486-1. 찻길이 없는 육로 산길로 걸어가면 4시간 이상 걸어야만 하는 물가의 깊은 산속인데 소양호 선착장에서 전화하면 농원에서 금방 배를 갖고 나온다. 농원을 조성, 운영하고 있는 최인규 촌장이 손님을 반갑게 맞는다. 들어가면 농원에는 언제나 농원 식구들과 농원을 찾아온 손님뿐이다. 문자 그대로 별천지다. 잠을 잘 수 있는 시설을 갖춰 놓았기에 하룻밤 머물며 산악회 단합대회장소로 이용하기에도 안성맞춤이라는 것이 농장 안주인 이정주씨의 설명이다.
한여름 오후 매미들의 우렁찬 합창을 들을 수 있는 캠프, 그리고 모터보트를 타고 소양호를 유람도 할 수 있다는 것! 여름 산행길, 소양예술농원에서만 누릴 수 있는 아주 별난 즐거움, 별난 체험이겠다.
/ 글·사진 박재곤 대구시산악연맹 고문 www.sanchonmirak.com
/출처 : 월간 산 2009.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