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련이 없는 무술 또는 그와 상관없이도 신비주의적 요소가 주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어떤 운동이나 무술이 정직한 운동이다 라고 이야기 할 때의 그 정직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런 고민 속에서 이런 저런 글을 썼다가도 비판이 아닌 비난으로 비칠까 하는 우려와 조직보호라는 기치를 들고 전사가 되려는 사람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이 우려되기도 해서 일단 뒤로 미루고 있습니다만
신비주의의 특징중 하나라면 대체로 노인급 인사들이 그 무술을 대표하는 최고의 실력자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권투나 유도 가라데 태권도 레슬링 쥬짓수 킥복싱 무에타이 산타 ...이러한 무술에서는 훌륭한 지도자는 있지만 이분들이 그무술을 대표하는 최고의 것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기술로 경험으로 버텨도 젊은 제자들한테 버틸 수있는 것은 기껏해야 40이라며 현재의 자신보다 더 힘있고 더 스피드있고 더 지구력있는 제자들을 키우기위해 노력합니다.
거기에 비해 신비주의적 요소를 갖고 있는 무술에서는 오랜기간 수련했다는 것과 거기서 얻은 육체적 정신적 지적인 요소들은 젊은이들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이길 수 없는 이미지와 자신도 나름대로 수련을 상당히 했지만 또 다른 것 또 다른 경지 또 다른 깊이를 보여주는 선배 스승의 이미지가 축적됩니다.
물론 타이슨보다 커스 다마토같은 노(老)코치가 더욱 더 많은 기술을 알고 숙련되었고 더 철학적인 주인공인 것도 나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그렇지만 현실은 비정합니다. 자연의 법칙이란 것이 원래 그렇지만...
나이가 어리거나 젊은 육체의 전성기에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갖게 됩니다만 동양의 신비는 그런 것을 부인하고 어찌보면 그런 신비가 없으면 매력을 못느낄 수련생들마저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신비적이고 대단한 무술로 소개되는 것들이 본토라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그런 이름은 들어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하는 것은 조금은 괴짜인 것으로 통한다'고 할 뿐 실제로는 제가 생각한 것 같은 위상은 아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들에 비하면 무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전하는 내용은 상당부분 실제보다 훨씬 무술에 대해 애정어린 시각에서 바라본 것들이란 점은 어느정도 인식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체로 뭔가 클래식하다고 했던 것들,고전이라고 했던 것들이 실제로는 클래시컬 한 것,고루한 것이 되지 않기위해서는 그저 예전부터의 사고와 수련을 넘어서는 노력이 후대에서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처음 어떤 무술이 위명을 떨치기 시작한 때 창시자라 할 만한 사람이 보여준 것을 대를 이어 내려오며 자식대 제자대에서 똑같은 수준으로 보여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라고까지 생각됩니다. 온 동네를 온 장안을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잔뼈가 굵어지고 다듬어진 사람의 그 일신전속적인 투쟁력의 정수가 그가 만들었다는 무술 그가 지도한 커리큘럼을 따르는 것만으로 이어져 내려올 수 있다고 저는 믿지 않습니다. 물론 그 무술이 대단히 번성해서 많은 제자를 키워내었다면 "인재"가 그중에 있을 가능성 역시 커진다는 당연한 사실마저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양특유의 무술인들의 지도방식과 권위재생산에서 오는 부작용이랄지 단점이랄지 해악이랄지 하는 것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 원인중 하나가 바로 이종격투기라는 것이 던져준 실증이란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실증이 제한되고 조건화된 것으로 완전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halsooupji 님의 글에서 보듯 룰이 완화된다고 해서 그리 달라질 것도 없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테이크다운되어 깔리거나 와기로 들어간 경우 숨도 쉬기 어려운 상황에서 물고 싶고 꼬집고 싶고 심지어 급소를 치거나 쥐어 터뜨리고까지 싶은 상태가 되어보았을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비교를 한가지 하고자 합니다. 야구와 무술은 다르니까 적합하지 않은 비유라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나이가 들 수록 더욱 더 원숙해지는 것을 넘어 젊은이보다 더 강해지는 무술에 대해서 막연히 그 깊이에 대해 상상하는 것보다 왕정치(오사다하루)씨가 타석에 들어선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의 타격에 대한 노하우 경험과 공력 내공 등등을 고려했을 때 그가 타석에서 배트를 곧추 세우면 빈틈을 노리던 투수는 땀만 삐질 삐질 흘리다가 주저앉을까요? 무술계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게 될 때도 있습니다. 21세기에도 말입니다!!!!
이건 또 어떻습니까? 요미우리의 나이든 외야수비코치들이 수십년간의 구력으로 외야로 공을 날리면 거의 1제곱미터의 오차범위내에서 원하는 곳에 공을 떨어뜨린다고 하는 기사를 몇년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그양반들이 타석에 서있다면 어떨까요? 대련경험이 없는 쪽을 염두에 둔 비유를 하자면 이쪽이 더 적합해 보이는 군요 왕정치씨보다 말입니다.
굳이 효도르라는 최강의 대명사를 내세워 설득력을 높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하에서 기자가 노리는 설득력을 차용하여 봅니다.
합기도공부 카페주인..
이하 기사원문입니다.
첫댓글 위글은 무토에 소개되어 3월 24일자로 게재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현대적 트레이닝 방법으로 단련한 다른 선수들을, 전근대적인 수련방법으로 단련한 효도르가 연파한 것이 '신비주의의 혁파'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현대적 과학적 트레이닝 방법을 사용한다면 효도르는 더 강해질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