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02 - 서영남
벼르고 별려서 안양 교도소로 갔습니다. 안드레아 형제가 청송2감호소를 나온 다음에 파란만장한 세월을 지내면서 잘 살아가는가 했습니다. 결혼도 하고 장사도 잘 하고 그래서 이젠 안심이다 했는데 덜컥 의정부교도소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1심에서 2년 구형을 받고 2년 선고가 되었답니다. 이런 경우를 들었다가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억울하다고 생각하는지 항소를 했습니다. 그래서 안양교도소로 이감을 갔습니다. 국수집 확장 일로 면회하러 갈 틈을 못 내다가 오늘 다녀왔습니다.
교도소는 내비게이션에도 안나옵니다. 국가기관이라서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성라자로 마을을 입력해서 옛날 기억을 되살려 안양교도소로 갔습니다.
교도소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교도소가 아니라 감옥이라는 것을 점점 더 느낍니다. 사람을 배려하고 인격적인 대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둬놓고 격리하고 소외시키는 것. 절대로 교도소가 될 수 없습니다.
면회 신청을 하고, 영치금 삼만원을 넣고, 베로니카가 마련해 준 폴라티와 수건을 넣으려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목폴라의 목부분이 7센티미터가 넘는다는 것입니다. 몸부분이 7센티미터가 넘어서 접게되면 재소자가 범법행위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반입이 안된다고 합니다. 영치품 담당 교도관에게 청송교도소에도 넣었을 때 그냥 받아주던데요 했더니 청송은 청송이고 자기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세금이 아깝습니다. 전에는 묵주를 넣으려고 했더니 안된다고 합니다. 이유는 묵주로 목을 메 죽으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것이었습니다. 기축년 소가 웃을 일입니다.
사십여 분을 기다렸습니다. 민원실의 실내온도는 24-5도였습니다. 말로만 적정온도를 지키자고 하고 행동은 다릅니다.
안드레아를 면회했습니다. 선고가 13일이라고 합니다. 재판장에게 탄원서를 넣었다고 했습니다. 재찬에 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번 징역 사는 동안에는 글을 배우자고 했습니다. 안드레아는 초등학교 2학년 중퇴라서 글쓰기가 어렵습니다. 동화책 필사를 하면서 글공부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부인은 잊어버리고 출소하면 민들레국수집에서 같이 살자고 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 빨래감을 가지러 갔더니 정육점 재호씨가 어제와 오늘 손님들이 많이 왔다가 돌아갔다고 합니다. 차 한 잔 마시고 있는데 경마지를 들고 밥 먹으러 온 손님이 있습니다. 동인천 역사에 국가에서 운영하는 도박장이 있습니다. 경륜과 경정입니다. 소가 웃을 일입니다.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거의가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이 손님도 조금 있는 돈 다 털어 경륜을 했다가 빈털털이가 되어서 밥 먹으러 왔다가 공쳤으니 마음이 어떨까요?
내일은 소고기 미역국을 끓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