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집에서 우연히 짓다.
산창(山窓)은 봄에 고요하고 그윽한 시내가 울리는데
달은 소나무 끝에 떠올랐다가 곧 고요해 지네.
유포강(柳浦江)의 남쪽에는 가을이 깊었고
뿌연 서리가 내린 하늘 북쪽에 기러기 행렬이 늘어섰네.
세월은 점점 흘러가서 머리털이 모두 세었고
거문고 소리는 맑고 깨끗하지만 생각을 전하지 못하네.
슬프게도 기러기가 날아가니 지금 또 병세가 위독하니
유독 장수(漳水) 가에서 병이 낫지 않음을 가엾게 여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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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文]
山居偶吟
山窓夜靜響幽泉,月上松梢便悄然1)。
柳浦江2)南秋色晩,煙霜3)天北雁行連。
年光4)苒苒5)頭俱白,琴韻泠泠6)意不傳。
惆悵鴻飛今又漸,獨憐漳水7)病無痊。
草廬先生文集卷之九
[註解]
주1) 悄然: 의기(意氣)가 떨어져서 기운이 없음. 조용한 모양. 고요한 모양
주2) 柳浦江: 유등천(柳等川)을 말한다. 유등천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봉산 부근 열두봉재에서 발원하여 44.4km를 흘러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의 갑천(甲川)과 만나 금강(錦江)으로 흘러드는 국가하천이다. 과거에 유포천(柳浦川), 유천(柳川), 쑥내, 애천(艾川),
창계(滄溪) 등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주3) 煙霜: 뿌연 서리
주4) 年光: 광음. 세월. 연령. 흘러가는 시간
주5) 苒苒: 시간이 점점 흘러가는 모양
주6) 泠泠: 소리가 깨끗하게 잘 들리는 모양. 청량(淸凉)하다. 시원하다
주7) 漳水: 장수(漳水)는 물 이름으로, 후한(後漢)의 시인 유정(劉楨)이 고질병에 걸려 이곳에 가서 요양하였다고 한다.
위의 시에서는 저자가 머무르고 있는 유포강(柳浦江: 柳等川)을 지칭한다.
주기(註記)
위의 시는 초려(草廬) 이유태(李惟泰, 1607년-1684년) 선생이 지은 것이다. 저자의 자는 태지(泰之), 호는 초려(草廬)이며, 본관은 경주(慶州)이다. 그의 시호는 문헌(文憲)이다. 저자는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의 문인이며,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 동춘당(同春堂) 송준길(宋浚吉), 노서(魯西) 윤선거(尹宣擧) 등과 교유하였다. 그는 우암 송시열(宋時烈), 동춘당 송준길(宋浚吉), 노서 윤선거(尹宣擧), 시남(市南) 유계(兪棨)와 함께 이른바 호서오현(湖西五賢)으로 불린다.
글 >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