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시미즈 키요시 교수(한국명 박청수, 순천향대 초빙교수) 후쿠오카 박명미 비교한국어 연구소, 2006. 4. 11. 번역 봉우사상연구소 편집위원 정재겸
1. 쭈꾸미 < 주꾸미 : 언어학자가 언어변화의 순간을 포착하다. 3월 31일 우리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민속두부마을이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나의 앞에는 학계에서 유명한 박용식 건국대 명예교수님(동아세아 고대학회 회장)이 앉아 있었다. 서로 명함을 돌렸으며, 나도 순천향 대학에서 만들어준 명함을 돌렸다. 이것은 내생애 처음 학교에서 받아본 명함이었다. 나는 박교수님에게 한국어 쭈꾸미(jjug-u-mi)가 중세한국어로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모른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알고 모르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진정한 학자의 태도이다.
옆에 계신 신동욱 교수님은 나의 서툰 한국어 표현을 알고 있었으므로 다음과 같이 보충발언을 하셨다. “만일 쭈꾸미의 옛형태가 주꾸미(jug-gu-mi)라면, 그것은 일본어 蛸たこ tak-o 와 어원이 같은 것일 수 있다. 그리고 또다른 형태로는 쭈께미 (jjug-gɔi-mi)가 있다”
4월 6일 나는 TV를 보다가 문득 주꾸미(jug-gu-mi)에는 분명 어떤 철자가 빠져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대사전에도 주꾸미는 있지만, 쭈꾸미는 없는 것이다. 4월 10일 수유 전철역 부근을 지나던 나는 앞에 있는 식당 간판에서 쭈꾸미 라고 크게 쓰여진 글자를 발견하였다.
신동욱 교수님과 나는 그 단어의 발음이 현재 변화하고 있는 중이라는 견해를 갖게 되었다. 철자법상 /주꾸미 jug-gu-mi/ 는 이제 /쭈꾸미 jjug-u-mi/ 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이다. C2, 즉 두 번째 자음인 방출음 'ejective' sound 放出音 -ㄲ- -gg- 의 효과때문에, C1, 즉 첫 번째 자음인 ㅈ- j- 역시 방출음 효과 ㅉ- jj- 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역행동화(逆行同化, regressive assimilation)라 불리는 음성변화 현상중 하나인데, 이것 때문에 반도한어에는 방출자음(bg >gg 등)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생성음운론에서 이것은 다음과 같은 방출동화 법칙으로 공식화될 수 있다.
C1 [-ejective] > [+ejective] /_____VC2 [+ejective]. 즉 /_____VC2 [+ejective] 의 환경에서는 C1의 phonological feature 音韻特徵 [-ejective] 이 [+ejective] 로 바뀐다는 것이다.
2. 빠이빠이 : 유표자음(marked 有標 [+marked] consonant)으로써의 방출음.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방출동화 현상과 비슷하지만 다른 음성변화로써 현재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음성변화가 일어나는 원인은 phonological environment 音韻環境 때문이 아니라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그 어휘의 markedness 有標 [+marked] 性 때문이다. 유표성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경우들이 있다.
대중가요인 빠이빠이야 에는 영어식 표현인 빠이빠이 bye-bye 가 들어가 있다. 버스 bus 역시 영어단어이지만, 그 발음은 이제 뻐스 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빵(<포pão 스 pan)은 영어에 기원한 것이 아니다. 이런 단어들의 유표성은 이들 단어들이 모두 ‘외래’ 단어들이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으며, 또한 [+foreign] 이라는 특징분석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덥다 dɔ-w-da 가 뜨겁다 ddɯ-gɔ-w-da 로 변한 것은 방출음을 사용하여 강조효과(intensification) [+intens]暑>熱 를 낸 경우로 보여진다. 따듯하다 ddadɯs-ha-da 의 경우는 의태어의성어(擬態語擬声語, onomatopoeic words) [+onom.] 의 경우로 보여질 수 있다.
이러한 유표성(有標性, markedness)[+marked]들에는[+foreign], [+intens], [+onom.] 과 같은 비(非)-음운특징들이 포함돼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규칙적인 음운일치들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이다.
3. Kunio Yanagida's 柳田国男 "toono monogatri"「遠野物語」 3월 31일 NHK 방송에서는 Kunio Yanagida's 柳田国男 에 관한 특별 문화 프로그램을 방송하였다. 그는 일본 민족지학의 아버지로 유명한 사람인데, "toono monogatri"「遠野物語」라는 민담집을 펴낸 바 있었다. 해설에 따르면 이 책은 그가 구비전승자 Kyouseki Sasaki 佐々木鏡石 의 이야기를 녹음한 뒤 다시 재구성하여 쓴 것이라고 한다. 이 경우 Kyouseki 는 그림 형제와, 그리고 Yanagida 는 안데르센과 비교될 수 있다.
동북(東北, Toohoku)지방의 북서쪽은 전통적으로 Mitinoku みちのく陸奥, 즉 내륙오지로 알려져 있는데, 이 말은 바닷길(海路)과 대조되는 뭍길 mut(no)gil(陸路)에서 유래된 것으로 생각되며, Toono 遠野 라는 이름의 평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이다. Toono 遠野 의 한국어 어원은 어두운 논 ɔdu-w-un no-n 으로 생각된다. 한반도에서부터 바다와 육지를 거쳐 이곳에 다다른 이주자들은 궂은 날씨와 깊이 쌓인 눈에 덮힌 이 “멀고도 어두운 논(dark and distant plain)”을 바라보며 향수에 젖어있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러나 Toono 의 Too- 부분이 아이누어로 호수 (lake)를 뜻하며, Toono 遠野 가 원래 말라붙은 호수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우리의 상상력은 반도 한어와 열도 한어의 권역을 떠나 더 넓은 동아시아 권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거기에서 우리는 'Osirasama おしらさま(godess of silkworm 蚕の神様)' 라는 종교적 유물과 만나게 된다. 이 유물은 갈색의 말머리에 인간 몸을 가진 나무로 만든 인형처럼 생겼다. 이 유물에 관한 설명중에는 한 처녀가 말을 사랑한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한 처녀가 말을 너무나 사랑해서 매일 말과 함께 살다가 결국 말과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전통적인 농경문화 이면에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의 유목문화가 분명히 나타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몽골족에게 있어서 개가 아니라 말은 인간의 친구인 것이다. 할하 몽골족 민담속에 나타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말등에 올라타 초원을 내달리면서 달리는 말의 혀에서 날라오는 포말을 맞고 말의 땀에 젖는 것이야말로 완전한 행복인 것이다.
한국어 비교연구 보고서 No. 16
- 저자 시미즈 키요시 교수(한국명 박청수, 순천향대 초빙교수) 후쿠오카 박명미 비교한국어 연구소, 2006. 4. 18. 번역 봉우사상연구소 편집위원 정재겸
이번주 수요일 순천향 대학 캠퍼스에는 벚꽃, 진달래, 개나리, 목련 등의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금요일 나는 공주 상신리에 있는 봉우사상 연구소를 방문하여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우리는 알타이어 비교 단어표에 만주어와 같은 퉁구스어 계통 언어들을 많이 추가해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토요일 나는 계룡산에 올랐다가 공주 평야와 상신리 계곡을 나누어 놓고 있는 동쪽 능선을 타고 내려왔다. 땅바닥에는 청자색, 홍자색, 노란색 등의 제비꽃들이 점점이 깔려 있었고, 산등성이에는 진달래가 만발해 있었다. 4시간 동안 나는 분홍빛 꽃구름사이로 꿈꾸는 듯 혼자 걸어 내려왔다.
1. 진달래 azalea, 철쭉躑躅 つつじ , 深山霧島みやまきりしま rhododendron 이 세 단어의 발음을 로마철자화하면 다음과 같다. jind-arrai, cɔrj-jug, tut-uji 반도한어의 어근을 가진 첫 두 단어는 CVCC 의 음절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열도한어의 어근을 가진 세 번째 단어에서처럼 두 번째 C 가 탈락한 CVC 구조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단순화는 반도한어-열도한어 비교에서 아주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굴뚝gurd-dug くどkudo<*kurdo 'chimney' 이다.
언어이동의 방향은 더 복잡한 것에서 더 단순한 형태로, 또한 반도에서 열도로 이동한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더 복잡한 단어형태는 더 단순한 형태에서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열도한어의 rhododendron 의 경우, 즉 躑躅 つつじ tut-uji 와 深山霧島みやまきりしま miyamakirisima 의 경우 잎들이 먼저 돋아나지만, 진달래의 경우 벚꽃과 마찬가지로 꽃들이 먼저 핀다.
2. 벚꽃, 버찌, 桜さくら、桜ん坊 cherry blossoms, cherry bobs 이 식물의 반도한어 어근은 벚- b ɔj- 이며, 버찌 는 <벚-지 b ɔj-ji 로 분석될 수 있다. 똑같은 어근이 열도한어 桜ん坊 sakura-N-b o <*sakura no b o(j-ji) 의 坊ぼ -b o 에서 발견되고 있다. 桜さくら sakura 란 단어 그자체는 다른 어근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꽃을 피우는 싹 ssag. 'bud, sprout' 으로부터 기원해서 동사형 咲く sak-u (꽃이 피다), 그리고 꽃이름인 sak-u-ra 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3. 제비 and 제비꽃、 燕つばめ、菫すみれ swallow, violet 제비와 제비꽃이 똑같은 어근을 갖고 있는 가 하는 것은 좋은 질문이다. 제비꽃 jɔibi- 의 경우 더 오래된 형태인 <져비 jiɔbi- 가 있다. 어느 경우에나 첫모음 -i- 는 마지막 모음 -i 의 역행동화 현상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어근은 *jɔbi 로 재구성될 수 있다. 이 어근으로부터 열도한어 형태인 'violet' 菫すみれ sumi-re 가 나온다. 접미사 -re <*-rai 는 진달래 jind-ar-rai 의 그것과 똑같은 것이다.
한편 ‘swallow'의 열도한어 형태는 燕つばめ tub-a-me 이다. 접미사 -me 는 鴎 かもめ kam-o-me 'a sea gull' 와 같은 새이름들에서 다시 발견되고 있으며, 그것은 갈매기 garm-ai-gi A240 와 같은 어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제비꽃*jɔbi : 菫すみれ sumi-re 에서 두 번째 자음은 -b- : -m- 으로 상응하고 있으며, 제비*jɔbi : 燕つばめ tub-a-me 에서는 -b- : -b- 로 상응하고 있다. 그래서 원시 한국어 형태는 제비꽃 'violet' 이 *jɔmbi , 제비 'swallow' 가*jɔbi <*ciɔp- 로 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비교음운론적 관점에서 볼 때, 이것들은 두가지의 다른 어근들이라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다. 제비 ‘swallow' 의 어근은 스타로스틴 자료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분명 알타이어계 어근인 것이다.
Example 31 pA *čäp-(u) 'small bird >swallow'' (StaDB49) pMo *čuw-čali 'snipe' pTk *čɨp-čɨk 'sparrow' pTg *čip-i 'a small bird, swallow' pK *čjəp-i 'swallow' pJ *tup-a-mai 'swallow'
4. 찔레꽃 찔레나무 野ばら a briar, 석남화 石南花しゃくなげ 장미과에 속하는 식물들은 아주 많으며, 우리는 아직도 열도 한국어 단어인 薔薇 ばら bara 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모르고 있다. 그러나 식물이름은 주로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학문적 어휘들이다. 그런 과정은 어린이가 어머니에게서 배우는 기본 어휘들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찔레 jjir-rɔi 를 로마자화해서 보면, 이것이 *bjir-rɔi <*bijr- 에서 기원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그렇다면, *bijr- 가 ばら bar-a 와 비교될 수 도 있는 것이다. 석남화 石南花しゃくなげ 는 철쭉과의 또다른 식물인 것으로 보여진다. 이것을 로마자화해보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형태를 얻어낼 수 있다. 즉 sɔg-nam-hoa 와 shak-u-na-ge(<*gai) 이다. 이것은 중국어에서 차용한 古 반도한국어 발음이 열도한국어 형태안에 보존돼 있는 경우이다.
5. 말벌, (어리)호박 벌, 熊ん蜂, 雀蜂, a hornet 커다란 검은 벌이 진달래꽃 주위에서 꿀을 모으고 있다. 이런 종류의 벌을 일컬어 熊ん蜂 kuma-N-bati , 그리고 말벌 혹은 (어리)호박벌 이라고 부른다. 벌 bɔr 은 蜂 -hat-i 나 -bat-i 에서처럼 중간자음이 일치하고 있지만, 첫 번째 요소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로 변화하고 있다. 즉 熊 kuma 'a bear', 雀 suzume 'a sparrow', 馬 말 mar 'a horse', 南瓜호박 hobag 'a pumpkin' 등이다. 그러나 커다란 검은 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것은 곧 검은 벌 gɔm-ɯ-n bɔr 'a black bee' 로써 즉각적으로 kum-a-N-bat-i 가 연상되는데, 이것은 나중에 熊ん蜂 으로 쓰여지게 되었을 것이다.
내사랑 계룡산아 ! 모든 것들이 반도에서 열도로 넘어왔으며,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공동문화유산인 언어속에 남아있다. 우리는 이들중 단지 일부분만을 캐내어 분석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을 뿐인 것이다.
한국어 비교연구 보고서 No. 17
- 저자 시미즈 키요시 교수(한국명 박청수, 순천향대 초빙교수) 후쿠오카 박명미 비교한국어 연구소, 2006. 4. 25. 번역 봉우사상연구소 편집위원 정재겸
Ⅰ. 어근(語根)이 먼저 오고, 황사 바람은 나중에 오다. 이번 주에는 한국에 황사와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주 순천향 대학교내에 피어있던 아름다운 꽃들이 전부 지고 말았다. 황사와 강풍, 그리고 소나기를 동반한 나쁜 날씨는 몽골에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서부 아프리카에 있었을 때 만났던 바람 하르마탄(Harmattan)을 기억나게 만든다. 그것은 매년 겨울마다 사하라 사막에서 차갑고 미세한 모래바람을 몰고와 모든 것을 뒤덮어 버렸다. 때때로 앞이 보이지 않고 레이다도 작동되지 않아 비행기가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죠지 부쉬 미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이락에 대한 공격을 ‘사막의 폭풍’작전으로 명명했을 때, 이런 사실을 잘 알고 그런 명칭을 부여했을 것이 틀림없다. 슬프도다! 고대 함무라비 왕국의 위대한 문명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있으니.
1. 바람 baram, 南風 はえ haye, 疾風 はやて hayate, wind, storm 얼마 전 나는 NHK TV의 실크 로드에 관한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위구르 단어 부람 bur-am 을 듣게 되었다. 이 단어는 고비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을 의미한다. 나는 곧 반도 한국어의 바람 baram 과 열도 한국어의 疾風 はやて hayate 'a gust' 를 떠올리게 되었다. 이것은 아래의 보기에서처럼 알타이어 어근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열도 한국어에서 일반적인 바람 ‘wind'는 風かぜ kaze 이며, 이 단어의 어원은 아직 밝혀져 있지않다.
Example 32 PAl *bʌr-ʌm 'wind, storm, rain' (Sidorov p. ??) Xalx бороо bɔr-ɔɔ 'rain' Turk борaн bor-an 'a storm' Uigur bur-am 'a storm' Pen 바람 bar-am Ins 疾風はやて hay-a-te 'a gust' 南風はえ hae <*hay-a-i 'south-wind' 嵐あらし 'ar-as-i 'a storm'
여기에서는 열도 한국어 형태의 두 번째 자음 C²의 음운변화가 r > y 로 나타나 있다. 嵐あらし'ar-as-i 'a storm' 의 경우, PAl *p- 가 탈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첫글자 b- 가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
2. 바람기 bar-am-gi, 浮気 ʼuw-a-ki, fickleness A129 이 단어와 위에서의 바람 baram 'wind, storm' 과의 사이에는 어떤 유사한 의미가 감지될 수 있다. 그러나 열도 한국어 형태에서는 첫 순음 *p-(혹은 *b-) 가 탈락되고 C² -*r 은 -w- 로 나타나고 있다.
3. 바람(-는~에) bar-am 勢・弾み haz-u-mi. impetus A213 여기서는 다시 바람 baram 'wind, storm' 이나 바람기 bar-am-gi 와 관련된 어떤 의미가 감지될 수 있다. 그러나 C²의 음운상응이 -*r 에서 -z- 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3 단어들이 반도 한국어 형태에서는 똑같이 발음되고 있는 것이 열도 한국어 형태에서는 3가지 이상으로 다르게 발음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언어학적 법칙은 만일 음운상응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면, 더 오래된 언어에서 각기 고유한 형태들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 우리는 서둘러 결정하지 말고 더 많은 내적, 외적 알타이어계 근거들을 찾아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Ⅱ. 비교 한국어 강좌의 첫 번째 중간고사가 실시되다. 4월 19일 나는 나쁜 날씨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88명 학생중에 80명이 출석했으며, 세계에서 최초로 대학에서 비교 한국어 과목 시험이 역사적으로 실시되었다. 학생들은 한국어와 일본어가 같은 어원을 가진 것을 당연히 여겼으며, 이들은 음운상응에 관한 50개 문항을 풀어나갔다. 이들중 70명은 만점을 받았다.
- 저자 시미즈 키요시 교수(한국명 박청수, 순천향대 초빙교수) 후쿠오카 박명미 비교한국어 연구소, 2006. 5. 2. 번역 봉우사상연구소 편집위원 정재겸
이번 주에는 우리의 회장님이신 이현복 교수님이 나를 데리고 부여에 다녀오셨다. 돌아오는 길에 회장님은 옛날 제자인 공주대 사범대 학장/교육대학원장 김진규 교수를 방문하였다. 또하나의 커다란 뉴스는 처음부터 한국어 비교연구를 지지해오신 신동욱 교수님께서 이제부터 우리 연구소의 고문이 돼주시기로 하셨다는 것이다. 우리 연구소의 이러한 커다란 발전을 기념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리포트에서 일본어의 기원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간략하게 표명할 것이다.
Ⅰ. 일본어 이야기, 그리고 일본어의 진실 이것은 내가 순천향 대학에서 강의했던 과목의 이름이다.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일부 학자들의 주장, 즉 일본어는 중국대륙으로부터, 혹은 한반도로부터 기원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정반대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배경에는 한국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파도가 밀려가듯이 여러차례에 걸쳐 이웃한 열도로 이주해 갔다는 사실이 깔려있다. 가장 이른 이주는 열도에서 야요이(弥生)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약 BC 400년 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장 오래된 이주 한국어를 우리는 대륙한어(大陸韓語)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것은 고조선 및 고구려 시대의 언어와 같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의 중국 동북지방에 있는 조선족 자치구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부 한국어 방언들이 이 대륙한어와 관련돼 있을 지도 모른다.
소위 일본어는 대륙한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열도에 도착한 이후에야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유구어(琉球語), 혹은 오끼나와 및 인근 도서의 언어들을 포함한 일본어를 열도한어(列島韓語)라고 부르고 있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조일본어(祖일본어, Proto-Japanese)라고 불리는 가장 오래된 형태의 일본어는 처음에 대륙한어로부터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나중에는 여러차례에 걸쳐 들어온 반도한어(半島韓語), 그리고 백제, 신라, 고려, 조선의 방언들을 흡수하였다.
요즈음 우리가 한류(韓流)라 부르고 있는 것은 사실 과거에 일본의 언어와 문화를 길러낸 양어머니였던 것이다. 그것은 2,400년 동안 지속돼왔으며, 지금 평성시대(平成時代, Heiseijidai)에 새롭게 시작되어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만일 일본인들이 이러한 역사적 연관성과 한국인 형제들에게 진 민족적 신세를 망각한다면, 일본인들에게 더 이상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Ⅱ. 포괄적인 어원사전을 만들기 위하여. 이러한 일본열도의 상황은 영국과 같은 것이다. 통상적으로 영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유럽대륙으로부터 건너온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쥬트족(5-6세기 영국에 침입한 게르만족), 앵글족, 색슨족 등이 대륙으로부터 이주해왔을 때, 비로소 영어는 브리튼 열도에서 탄생했던 것이다. 영어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며,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이러한 각 영어 단어의 어원을 기술해놓고 있다. 우리는 이미 종전의 리포트들에서 일부 실례들을 아래와 같이 인용한 적이 있다. 즉
whale [bef. 900; ME; OE hwael, cognate with OHG wal, ON hvalr].
우리는 이미 고래의 어원을 Example 3 of Research Report: 2005 No.2 (2005.11.16)에서 밝혀놓은 바 있으며, 앞으로 이런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이런 작업은 아주 큰 프로젝트여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우리 연구소는 지금까지 같은 어근을 가진 반도한어-열도한어(同語根語)를 10,000개 이상 발굴해냈으며, 이중 500개 이상은 알타이어계에서 기원한 것으로 밝혀놓고 있다. 이 500개 알타이 어근 단어표는 올해 10월 26-29일 부산대에서 열리는 2006 ICAPA 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www.icapa2006.daedong.pnu.edu// for this year and //www.icapa2005.fatih.edu.tr// for the last year.
또한 10,000 개의 반도한어-열도한어 동어근어 역시 올해안에 학회 및 세미나를 통하여 한국인 대중에게 발표할 예정으로 있다.
Ⅲ. 알타이어에서 대륙한어 및 반도한어를 거쳐 열도한어로. 아래에 제시된 일부 실제 단어들은 일본어의 가장 오래된 형태가 대륙한어라는 사실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이 어근 *mir 'three' (>mut 'six') 는 오로지 대륙한어와 열도한어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반도한어에서 ‘three'는 셋 sɔis 으로 다른 단어이다.
Example 34 pA *(ta)bl²g- 'hare' (JOAL116; YKM1977,39; MurKKG48,7)) Mo taulai 'Hase' MMo tawlai<*tablai 'Hase' OTk tabïšɣ-an 'Hase' tawišɣ-an 'rabbbit, hare' Osm tavš-an 'Hase' Kog,OK *usax-am 'Hase' *wusig-am 'rabbbit, hare' 高句麗語 烏斯含 우사함 osah-am ( Pen 토끼<톳기 to-sgi (漢韓合成語:토[免]to-) 'hare' OJ *wusagi>usagi 'hare' Ins 兎・兔うさぎ・おさぎ usag-i, osag-i 'hare, rabbit'
* YKM - Yi Ki-mun. 1977, , Wiesbaden, Dr. Ludwig Reichert Verlag, p.39. * JOAL - Miller, Roy Andrew, 1971, , Chicago and London,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p.116. * MurKKG - Murayama Shichiro, 1962, KKG(Kokugogaku)48. 1-11., Tokyo, Kodansha. 이 토끼 ‘rabbit, hare' 의 어근은 원래 하나의 긴 단어였는데, OTk (Old Turkish) tawišɣ-an 와 같이 변했다가 가운데 부분인 -wišɣ- (> *wusig-am >osah-am)만이 대륙한어에 남게 되었다. 이 형태가 열도로 넘어가 OJ*wusagi>usagi 'hare' 가 되었다. 한편 반도한어에서의 형태는 토끼 toggi 인데, 이것은 중기한국어(中期韓國語)에서 톳기 to-sgi 였다. 마지막 부분인 -sgi 는 대륙한어 형태인 *wusig-am 의 -sig- 부분과 똑같은 것이다. to-sgi 의 to- 부분은 중국어 토(兎) to- 'hare' 와 유사해 보이지만, 또한 알타이어 어근 tawišɣ-an ( 이 어근은 적어도 우리에게 두 가지 것을 말해주고 있다. 첫째로 고조선어와 고구려어의 형태는 몽골어와 터키어의 형태와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륙한어는 몽골어나 터키어 집단의 한 부분이 아니라 한국어 집단의 한 부분인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반도한어는 대륙한어로부터 급격히 변화해왔으며, 그 정도는 열도한어보다 훨씬 더하다는 것이다. 즉 반도한어는 진화해가고 있는 변용집단(the innovating group)인 것이다.
이것은 고조선어와 고구려어 *nanən 이 열도한어 七(つ) nana(tu) 'seven' 의 직계조상격인 형태란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또하나의 숫자이다. 만주어 및 기타 퉁구스어 형태인 nadan 은 똑같은 pA *nad[i] 어근에서 왔지만, 2번째 자음은 고조선어 및 고구려어인 *nanən 에서처럼 -n- 이 아니라 -d- 이다. 학자들중에는 일본어 뿐만 아니라 대륙한어도 한국어 기원이 아니라 퉁구스어 기원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자들이 있다. 이러한 주장을 분명하게 반박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본보기이다. 이 본보기는 고구려어에서부터 일본어까지 모든 한어(韓語)는 하나의 집단에 속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또한 반도한어 일곱<닐- 'ir-gob < nir- 가 대륙한어의 형태로부터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것은 pTk(Proto-Turkish) 형태인 jet(ti) 와 같은 고(古) 알타이어 형태의 보존(保存, retention) 현상일지도 모른다.
Example 36 PAl *ʏnʏg- 'fox, wolf, dog' (Sidorov p.14, 59; StaDB232-33) OMo үнүгэ ʏnʏg-e 'fox, vixen' Yak үнүгэс ʏnʏg-es 'a puppy' pTg ŋinda- < *inak- (KS) 'a dog' Ev. ŋinak-in, ginak-in 'a dog' Lit.Ma. indax-un 'a dog' Gog 仍斤内(잉근내) iŋna-i Pen 늑대 nɯg +da-i 'a wolf' Ins 犬いぬ in-u <*inVg 'a dog'
여기에서 마지막 자음 -g- 가 탈락한 고구려어 iŋna-i 의 형태는 한국어의 전형을 보이는 것이며, 열도한어 犬いぬin-u 'a dog' 의 형태로 반영돼 있다. 한편 반도한어 형태인 늑대 nɯg +da-i 'a wolf' 는 만주 문어(滿洲文語, Lit. Ma.) 형태인 indax-un 'a dog' 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구개음(口蓋音, velar) -g/x/k- 을 보존해 가지고 있다. 그러나 C¹ 은 만주 문어에서처럼 -nd- 가 아니라 -n- 이다.
Example 37 1) PAL *tab- 'five; ten (5 x 2)' (Ozawa p.126/47; StaDB43) Mo. (mo.) tab-u(n) 'five' Khal таван tab-an 'five' 高句麗 웃,우차于次 uc, uca, uchha 'five' Pen 열 iɔr <*iɔt 'ten' A257 Ins 五 いつつ ʼitu(tu). 'five'
2) pA *čöbe 'ten' Mo a-rba-n <*tba- <*tab- 'ten' pTg ǯub-an 'ten' Ev. ǯā-n 'ten' Lit.Ma. ǯuw-an 'ten' 高句麗 덕德 dɔ-g 'ten' A257 Pen 다섯 <다 da-sɔs OJ 十 トヲ登袁 töw-ö <*tebe 'ten' Ins 十とお<とを to(w)o 'ten'
우리는 Example 33 에서 ‘3 three'와 ’6 six'가 서로 관련돼 있다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여기서는 ‘5 five'와 ’10 ten'을 보기로 들었다. 여기에서 반도한어 형태들은 그 의미를 서로 교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반도한어 열iɔr 은 ‘5 five' 의 한국어 형태와 ’10 ten' 의 한국어 형태인 다섯 <다 da-sɔs 을 모두 가지고 있다. 고구려어 덕德 dɔ-g 은 다소 이상해 보이는데, 마지막 자음 -g(-b 가 아니라) 는 접미사일 수도 있지만, 중국어 덕德을 단순히 잘못 쓴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비교가 더 상세하게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연구 고문이신 신동욱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듯, 이기문 교수님과 같은 이 분야의 선구적 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