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길잡이]
신배령 부근에서 하루 끊는 1박2일 산행코스
합실골과 가마소계곡은 폭우시 접근 금물… 계곡야영도 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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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실골~만월봉~1121m봉 동릉~영골~가마소계곡 경유 법수치리 원점회귀 코스는 계곡탐험 산행지로 적격인 코스다. 협곡 속에 소와 담, 폭포가 이어지면서 절경을 자랑하는 합실골은 길이 거의 없는 상태이고, 또한 부연약수에서 합실골 합수목으로 이어지는 가마소계곡은 초입부는 순한 내처럼 느껴지지만 중단부를 넘어서면서 골 양옆은 짙은 수림에 바위절벽을 이루고 심연의 소와 담이 계속돼 감탄케 하는 골짜기다. 이런 절경에 길이 거의 없는 상태이므로 탐험적 즐거움이 배가되는 것이다.
산행기점인 합실골은 법수치리 찻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마지막 민가인 합실민박에서 널찍한 전나무숲길을 따라 둔덕을 넘어서면 곧바로 합실골로 들어선다. 합실골은 중간중간 바위벼랑이 길을 끊어놓고 있지만 물줄기 좌우 사면을 잘 살펴보면 엉성한 축대 위로 길이 나 있거나 혹은 사면 위쪽으로 우회로가 나 있다. 물론 발자국이 남아 있는 정도다.
1시간쯤 남겨놓고 우측으로 지계곡을 두 번 건너고, 이어 세 번째 지계곡에 닿으면 물줄기 사이로 뻗어오른 만월봉 동릉을 따라야 한다. 합수목 직전 3~4인용 텐트 한 동 들어갈 만한 터에 비닐이 치워져 있다.
만월동 동릉은 날등에 길이 희미하게 나 있지만 중간중간 끊어지고 워낙 가파른 데다 날카로운 바위지대도 나타나 애를 먹인다. 특히 상단부로 오를수록 멧돼지가 파헤쳐놓은 흔적이 더욱 많아지고 넓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월봉에서 오대산 국립공원 경계를 거쳐 1121m봉까지는 백두대간 구간으로 길이 잘 나 있다. 경계표시를 지나 완경사 오르막길을 따라 25분쯤 가면 둔덕 같은 1121m봉에 올라선다. 아무런 표시가 없으므로 정상이다 싶으면 산길 왼쪽으로 난 샛길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갈림목 입구의 나뭇가지에 나물꾼이나 약초꾼들이 묶어놓음직한 검은 색 헝겊이 유일한 길 표시이고, 10m쯤 들어서면 ‘경포번영회’ 리본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50분쯤 내려서면 오른쪽 영골로 내려선다.
수림이 우거진 영골을 따라 1시간쯤 내려서면 가마소계곡으로 내려서는데, 곧바로 개울을 건너서도록 한다. 이후 낙엽송 숲길을 빠져나간 다음 개울 건너편을 보면 부연동 맨 윗마을인 윗상황 마을이 보인다. 이후 콘크리트길은 삼산초교 부연분교와 부연약수를 거쳐 찻길과 가마소계곡이 헤어지는 지점까지 이어진다(약 5km).
부연약수터를 지나자마자 콘크리트길은 끝나고 비포장길이 나타난다. 이 길을 따라 10분쯤 더 가면 콘크리트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출입금지 팻말이 보이는데 그 안으로 들어서서 공터를 가로지르면 가마소계곡으로 쉽게 내려설 수 있다.
합실골 합수목까지 약 2km 길이의 가마소계곡은 초반부는 야트막하고 순한 산세를 이루지만 중간지점을 지나면서부터는 점점 험해진다. 기다란 담이나 소가 나타나면 절벽 위쪽이나 사면으로 우회하도록 한다. 골짜기 왼쪽으로 지계곡을 하나 지나친 다음 10분쯤 더 걸으면 합실골 입구가 보인다. 이 합수목에서 물줄기 왼쪽 자갈밭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마지막 민가로 올라설 수 있다.
합실골과 가마소계곡은 수많은 지계곡의 물이 모여드는 골짜기다. 합실골뿐 아니라 부연약수~합실골 구간은 양쪽이 가파른 사면이나 바위협곡을 이루고 있어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 피할 만한 곳도 마땅치 않다. 따라서 폭우 직후에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윗상황 마을에서 부연동까지는 노선버스가 없어 도보나 히치하이킹으로 접근해야 한다.
산행 중 야영지로는 합실골 합수목 부근의 모덤터 2개소(3~4인용 텐트 2동 설치 가능)나 만월봉과 1121m봉 사이의 안부(오대산 국립공원 경계지점)가 적당하다. 안부에서 조계골 방향으로 100m 정도 내려가면 속새밭에서 물줄기를 찾을 수 있다.
교통
이 지역은 대중교통편이 잘 연결되지 않으므로 자가용 차량을 가져가도록 한다. 영동고속도로나 강릉을 경유할 경우 하조대 해수욕장 부근의 현북면소재지에서 7번 국도를 벗어나 418번 지방도를 따르면 어성전 사거리에 닿는다. 사거리에서 좌회전 용탄교를 건너서자마자 왼쪽 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서면 팥밭무기와 광불동 입구를 지나 합실골 직전 합실민박까지 갈 수 있다.
대부분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으나 중간중간 노폭이 좁아 피서철에는 교행이 불편할 적도 있다. 용탄교 직전 사거리에서 남쪽으로 뻗은 도로는 부연동과 전후치를 거쳐 진고개~주문진 간 6번 국도로 이어지는 59번 국도이지만 부연동 일부 구간 외에는 비포장이다.
부연동은 6번 국도에서 전후치를 넘어서는 게 최단거리이지만, 비포장에 노폭이 좁은 낭떠러지 길이므로 조심토록 한다. 진고개 마루턱의 휴게소에서 11km쯤 내려가면 도로 오른쪽으로 ‘산에 언덕에’란 이름의 크고 검은 통나무집 카페가 보이는데, 이 통나무집 맞은편 부연골식당 옆 오르막 골목이 전후치 초입이다.
구 양양교 남쪽 끝에서 남동쪽으로 어성전을 거쳐 법수치리나 부연동으로 들어가는 길도 있다. 부연동은 어성전부터 일부 구간은 비포장이지만 길이 넓고 안전하여 교행이 쉽다. 부연동 마을에서 영골 입구 마지막 농가까지 약 5km 구간은 콘크리트 포장이 돼 있다.
대중교통의 경우 어성전 이후 합실골 입구까지 약 15km 구간은 노선버스가 없으므로 양양에서 법수치리까지는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요금 25,000원. 양양콜택시 전화 033-671-2300.
숙박(지역번호 033)
법수치리 일원에는 남대천 상류를 따라 펜션이 줄지어 있다. 합실골 들머리에 있는 합실민박(주인 김대기·673-2962)와 팥밭무기 부근의 배수경씨 집(673-4515, 011-378-9669)은 한 가족용 50,000원, 15평형 15만 원 정도 한다. 비수기에는 30~40% 할인해준다.
배수경씨 집에서 남대천 아래쪽으로 연어의 꿈(673-0108, 011-703-7018)과 네이처(673-1412), 산야초산장(673-3335) 등 전형적인 펜션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부연동에도 민박집이나 펜션이 여럿 들어서 있다. 강릉시에서 임대 운영하는 부연민박휴양촌(661-2730)은 단독 콘도식 펜션이지만 휴가철에는 예약이 끝난 상태다. 삼산초교 부연분교 부근의 황토민박(661-9949, 011-9949-6008), 쉼터민박(661-5573), 약수터 부근의 부연약수터민박(661-4133), 부연약수터 먹거리쉼터(661-0975, 011-370-0975) 등은 민박과 식당을 같이하는 집들이다.
삼산리 주민들이 공동으로 조성한 야영장이 가마소계곡을 따라 네 군데 조성돼 있다(개념도 참조). 부연분교 아래에서부터 노장골 제1야영장, 노장골 제2야영장, 부연약수 아래에 갈버덩야영장 등이 있다. 야영장마다 작은 숲이 있고, 급수대와 간이화장실을 설치해 두었다. 야영장 사용료는 소형 텐트 1박 2,000원, 대형 텐트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