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베트남여행에서 나트랑에서는 2박을 했어요. 나트랑에 온 이유는 딱 하나 '펑키몽키 투어' 때문이었죠. 펑키몽키 투어는 다음에 자세히 보여드리기로 하고요. 그래도 2박을 머물렀으니 구석구석 구경은 해봐야겠죠? 그런데 나짱은 해변과 호핑투어를 제외하면 볼 게 그다지 많지 않은 도시에요. 아마 제가 지금껏 보여드린 곳들과 앞으로 보여드릴 몇 곳이 거의 대부분일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박물관도 조금 있고 작은 온천도 있습니다만,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더라고요. 아무튼, 오늘은 냐짱해변 근처에 있는 그린피스호텔에서 살살 걸어서 대성당으로 가보도록 할게요.
나트랑해변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곳인데, 걸어가는 길이 그다지 지루하지 않아요.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거리 풍경도 그렇고, 베트남에는 꽃나무를 많이 심어놔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네요.
여긴 나짱의 한 초등학교 앞인데, 이 동네도 부모가 아이를 데리러 오나 봅니다. 부모들이 오토바이를 세우고 자식들이 학교 끝나길 기다리고 있네요.
그리고 베트남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저런 제복을 입고 길거리에 앉아 있는 아저씨들이 있어요. 저분들은 경찰이 아니라 오토바이 주차 관리하시는 분들입니다. 베트남에는 등록된 오토바이 댓수만 우리나라 인구와 맞먹는 4,300만 대가 있기 때문에 도난사고도 빈번한데요. 혹시나로 오토바이를 대여하셨다면 꼭 관리인이 있는 곳에 주차하세요. 주차료 2-3백원 아끼려다 2-3백만원 깨질 수 있어요.
해변에서 북서쪽으로 난 큰 대로를 따라가다 보면 로터리가 나오는데, 이쯤 오셨다면 거의 다 온 거에요.
큼직한 로터리에서 왼쪽 언덕을 올려다 보면 자그마한 성당이 보입니다. 이름은 '대성당'이지만 실제 규모는 한국의 전주 전동성당 정도의 크기네요. 베트남은 불교와 카톨릭 신자들이 가장 많기 때문에 평일 낮이라도 성당 주변에는 신도들로 북적 댑니다.
나짱대성당의 정확한 위치는 위 구글지도에서 확인해 보시고요. 냐짱 기차역에서 바로 오른쪽에 있습니다.
성당 입구로 이어지는 언덕길에는 일반 카톨릭 신자들을 위한 납골당이 있군요. 독특합니다. 이리저리 돌아보면 성당에 몸 담았던 신부님들의 묘소도 있습니다.
이곳은 1886년 프랑스 선교사들이 예배당을 세우면서 시작되었는데, 1928년 네오고딕 양식으로 재건되어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크기는 생각보다 작지만 아름답긴 하네요. 잘은 모르지만 성당 건축물은 이렇게 짓자고 약속이 되어 있나 봐요. 어딜 가든 성당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하나같이 다 아름답습니다.
얘네들은 결혼 전 웨딩촬영 하러 왔나 봐요. 그런데 신부는 드레스 잘 차려 입었는데, 신랑은 면티셔츠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네요. 혼나지 않았나 몰라요. 그래도 서로 눈에 하트 뿅뿅 달고 있어요~
제가 찾은 시간이 7시 쯤 되었는데 오늘 예배가 있는 날인 가봐요. 신도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내부는 콘크리트 벽돌 색깔이 많이 나네요. 스테인드 글라스도 예쁘고 아담하지만 품격이 있습니다.
시간이 7시 정각이 되니 내부는 꽉 차고 바깥에 빨간 의자를 두고 예배가 진행됩니다. 카톨릭 신자가 많다고 하더니만 작은 성당 안팍으로 사람이 꽉 차더라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성당 바로 아래 큰 길은 정말 더운데요. 상당 앞마당으로 조금만 올라오면 말도 못하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요. 무더운 베트남에서도 그늘에서 바람이 불면 조금 시원하긴 합니다만, 나짱 대성당에서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은 잊을 수가 없네요. 나무 아래에 있으면 베트남이 아닌 것 같이 시원합니다. 저분 께서 두 손을 뻗어 저에게 바람을 불어 주시는 걸까요~
나트랑 대성당. 작은 건물에 그다지 볼 게 많은 곳은 아닙니다만, 베트남 길거리도 구경하고,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시원한 바람 맞으러 찾아가 보세요. 나짱에서 어차피 볼 것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여길 가시게 될 거에요. ㅎㅎㅎ
첫댓글 구경 잘 하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