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안바레증후군을 치료한 경우 (조세신보 치험례 122)
65세의 B 씨는 3년 전부터 이 증상이 나타난 환자였는데, 처음에는 대상포진을 앓았었다. 대상포진도 상당히 증상이 심해 입원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전신마비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처음에는 전신 마비와 더불어 말을 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차츰 언어마비와 상체까지는 마비가 풀렸는데, 허리 이하로는 아직도 증상이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이후 3년째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눈물샘 마비도 아직 풀리지 않아, 눈이 시리고 아프면서 눈물이 흘러 수술 제의를 받았지만, 아직 수술까지 받지는 않았다고 했다. 더불어 입도 바짝 말라들어 고통스러우며, 양쪽 손끝에 아직도 떨리는 증상이 남아있다고 했다. 골반에 통증을 느끼고 있으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다리는 원래도 시리고 차가웠는데, 지금은 허벅지부터 아예 얼음장같이 차가우며, 전혀 움직이지 못해 휠체어를 이용해 움직이는 상황이었다.
<진단과 치료>
사실 아직 이 질병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요즘 들어 전 세계적으로 차츰 알려지기 시작하는 질병명이 바로 ‘길리안 바레 증후군’이다. ‘길랑 바레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병은, 급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으로,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가 벗겨지면서 발생하는 급성 마비성 질환이다. 이 명칭은 1916년 프랑스의 신경학자인 G. 길랭(Georges Guillain)과 장 바레(Jean Alexandre Barré)가 처음으로 기술한 것에서 기인한다.
이 질환은 자가 면역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면역세포가 내 몸의 운동신경과 말초신경을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급성질환에 걸린 후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급성 장염이나 감기를 심하게 앓은 후, 또는 예방 백신을 맞은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이 질병에 걸린 환자 중 70%가 이러한 운동마비가 일어나기 전에 상기도 감염이나 폐렴, 그리고 바이러스 감염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외부 항원을 인식하는 항체가 내 몸의 신경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그 원인을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B 씨의 경우에도 바이러스에 의한 대상포진을 앓고 난 후에, 이 질환이 발병되었기 때문에, 역시 면역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임상적으로 흔히 나타나는 6가지 증상은 다음과 같다. 초기에는 다리의 발쪽부터 힘이 빠지고, 며칠에 걸쳐 다리의 허벅지 쪽으로 마비가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는 상행성 마비가 일어난다. 두 번째로는 얼굴마비가 일어나는데, B 씨의 경우에도 얼굴마비가 덜 회복되어 눈물이 흐르면서 시리고 아픈 경우였다. 세 번째로는 호흡곤란인데, 실제로 이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넷째로는 혈압 및 맥박의 이상인데, 이 또한 위험한 증상이다. 다섯 번째로 소변 등 배변활동이 어려운 자율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인데, B 씨의 경우에도 대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찔끔거리며 변비 증상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근육의 피로나 근육통이 나타나는데, B 씨의 경우에도 골반에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B 씨는 3년 동안 치료를 받아왔지만, 별다른 호전이 없어 매우 낙심한 상태였다. 발이 차서 몇 개월간 족욕을 했었지만 별다른 호전이 없자 그만두었으며, 이명 치료도 일 년째 받았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어 그만 둔 상태였다. 그래서 일단 치료의 의지를 다시 북돋우어 주기 위해 침 치료와 봉약침을 시술하면서, 짝짝이가 된 양 쪽 다리를 맞추는 추나 치료를 시술하기 시작하였다.
3개월간의 치료 후에, 차가와진 다리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는데, 차가운 냉기가 무릎 밑으로 내려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지속적인 추나 치료를 통해 틀어진 골반이 교정되면서 다리 길이도 맞춰지기 시작했다. 이에 본격적인 치료를 하기 위해 면역력 강화시키면서 근육과 뼈에 힘을 실어주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기로 했다. 양기가 강화되어 발바닥까지 충분히 온기가 전해지면, 많은 호전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