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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림지 주변의 가을 풍경
제천에 의림지라는 곳이 있다. 제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자연 공간으로 제천의 유일한 휴식처이다.
의림지는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 일부러 가 볼 것까지는 없을 지라도 영월이나 청풍호반 쪽을 여행하다가 지나가는 길에 한번 쯤은 들릴 만한 곳이다.
의림지는 제천 시내 가까운 곳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겨울에는 이 호수가 꽁꽁 얼어버린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여기에서 빙어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축제 때는 어디서 빙어를 사다가 방류하는 지는 몰라도 평소 이곳에 빙어가 많이 잡힌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어느 해 겨울인가 갔을 때 이 호수에서 빙어낚시 하는 걸 봤는데 빙어는 어쩌다 한 마리씩 걸리는 정도였다.
의림지는 제천시 모산동에 있다. 호반 둘레는 약 2km, 수심은 10m 정도,
산책삼아 호수 둘레를 천천히 한바퀴 걷는데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30 여분쯜 걸리는 것 같다.
제천은 지방 도시라서 그런지 이런 곳에 사람들이 왈글와글 거리지는 않는다. 공휴일을 제외하고 평소에는 참 조용하고 한가로운 편이다. 가끔 산책을 하거나 운동삼아 나와 호수 주변을 뛰거나 한가롭게 물놀이 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이곳 의림지는 처갓집에서 걸어서 10 여분 거리에 있어서 갈 때마다 종종 이곳으로 놀러 나오곤 한다. 제천 사람들은 이 동네가 유일한 쉼터처럼 보이다.
제천 주변에서 갈만한 곳이라면 차로 30 여분 거리에 있는 청풍 호반이나 단양, 영월쪽 아니면 지난 번 소개한 배론 성지, 탁사정, 치악산 주변 정도가 아닐까 한다.
이곳 의림지 호수 저 숲 건너 위 편에 세명대학교가 있다. 여기서 10 여분 걸어가면 된다. 바로 보이는 저 숲에는 인공적으로 조성해 놓은 폭포랑 산책 코스가 잘 만들어 있는데 주간보다는 야간에 둘러보면 조명의 운치가 제법 아름답다.
인터넷이나 향토지 소개를 보면 이곳 의림지는 신라 진흥왕 때 처음 쌓기 시작한 인공호수로 700 여년 뒤에 박의림이라는 사람이 다시 쌓았다는데, 그 뒤 세종 때 와서 수천명 병사를 동원에 정비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일합방이 되던 해 1910년 3만명의 인부를 동원에 5년 동안 보수했다는데 1972년 큰 장마로 뚝이 무너진 것을 1973년에 다시 복원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의림지 호수에서 10 여분쯤 위로 걸어 올라가면 이렇게 의림지 저수지가 나온다. 저수지 풍광이 아름다워 주변에 음식점과 카페들도 있다. 오른 쪽 언덕 위에는 제천 청소년 수련원이 있다. 이곳에 오면 예전 학교에 근무할 때 일이 생각난다.
어느 날 처가집에 왔다가 전망좋은 이곳에 수련원이 세워진 걸 보고 학생 수련회 장소를 이곳으로 정해서 학생들과 3일 동안 머물다 간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가뭄으로 저수지에 물이 부족해서 학생들과 보트놀이 할때 수량이 적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이렇게 물이 풍부해져서 그 때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지금은 수련회 시즌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면 보트 놀이를 못하게 해서 그런지 몰라도 물위에 보트는 없고 야생 조류나 물오리들만 놀고 있다.
이 호수를 끼고 오른쪽으로 5분쯤 돌아 올라가면 야영할 수 있는 조용한 소나무 우거진 숲도 나오는데 거기에도 잠시 쉬어갈 만한 운치있는 풍경이 보인다.
그러니까 영월이나 청풍호반 구경갔다 오는 길이 있으면 고속도로 타고 급하게 서울로 올라가지만 말고 제천 시내를 통과해서 의림지에 들려 호숫가 주변도 걸어보고 조금 위로 올라가다가 이런 골짜기 풍광도 보면서 천천히 가는 것도 좋다.
이 저수지 오른 쪽 길가 언덕에 이런 커피집이 있다. 커피숍의 실내와 야외 공간이 넓고 조용해서 좋다. 야외에 나와 앉아 차 한잔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주변 산세를 바라보는 풍경도 좋지만 커피값이 비싸지 않다는 것도 매력이다. 지난 번 처가에 왔을 때는 두 번이나 이 커피숍을 찾게 되었다.
커피숍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차 한 잔 하고 쉬었다가 저 찻길 오른쪽으로 올라가노라면 신림>원주로 이어지는 운치있는 조용하고 한가로운 시골 산골짝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은 아는 사람들만 즐겨 다니는 매우 한적한 길이다.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여행은 고속도로가 아닌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런 국도로 떠나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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