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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화순제가 원문보기 글쓴이: 후암
서경 유근
1549 晦夫 西坰 柳根(1549∼1627)文靖 晉州 西坰集
過天磨山三首(과천마산삼수) 천마산을 지나며-柳根
丙子曾遊地(병자증유지) 병자년 일찍 와서 놀던 땅
今垂四十霜(금수사십상) 이젠 드리워 마흔의 나이
飛流畫難似(비류화난사) 날아 흘러서 닮게 못 그려
誰識倒銀潢(수식도은황) 누가 알 런지 은하 거꾸로 웅덩이황 ※銀河水
再逐天仙過(재축천선과) 다시 쫓으니 천선대 지나
分明指顧間(분명지고간) 나눠 밝히며 가리켜 찾아
當時花盡落(당시화진락) 그때의 꽃은 모두 떨어져
今日對秋山(금일대추산) 오늘에 마주 가을날 산을
知足聞名久(지족문명구) 넉넉함 알아 이름나 오래
朝來見雪峯(조래견설봉) 아침에 와선 눈 봉우리 봐
吾衰自笑省(오쇠자소성) 내 늙어 살펴 스스로 웃어
不必待鳴鍾(불필대명종) 아니 꼭 갖춰 종이 울리길
風竹(풍죽) 풍죽-柳根
松枝遇風折(송지우풍절) 솔가지 꺾여 바람을 만나
竹樹隨風亞(죽수수풍아) 대나무 숙여 바람 따라서
等是傲霜姿(등시오상자) 이 같은 모습 서리는 깔봐
淸標孰高下(청표숙고하) 맑음 내걸어 무슨 높낮이
閑居詠物(한거영물) 느긋이 살며 만물을 읊어-柳根
赤木連香葉(적목련향엽) 붉은 나무는 향 잎이 이어
黃楊倚杜沖(황양의두충) 누런 버들은 두충에 기대
高標今寂寞(고표금적막) 높은 나무 끝 이제 쓸쓸해
留待雪霜中(류대설상중) 남아 기다려 눈서리 속에
不記題1(불기제1) 제목 안 적고-柳根
曾聞中隱洞(증문중은동) 일찍이 들어 중은동 골짝
眞似太行盤(진사태행磐) 참으로 닮아 태행반 바위
山月猶相照(산월유상조) 산에는 달이 여태껏 비춰
林僧秪獨看(림승秖독간) 숲에 스님만 홀로 바라봐
寒食書懷(한식서회) 한식날 마음을 적어-柳根
垂老還佳節(수로환가절) 드리운 늙음 되레 좋은 철
離鄕自白頭(리향자백두) 고향을 떠나 절로 흰머리
松楸長在目(송추장재목) 선산에 무덤 오래도 눈에
關塞獨憑樓(관새독빙루) 변방에 혼자 누대에 기대
順興饋訥魚(순흥궤눌어) 순흥에서 눌어를 보내옴에-柳根
訥魚來自外孫家(눌어래자외손가) 눌어를 보내오니 외손 집에서
却憶孤山歸意多(각억고산귀의다) 되레 생각 외론 산 돌아가고파
臺下白沙灘正急(대하백사탄정급) 누대아래 흰모래 여울 참 빨라
紅顋應趁杏花磨(홍시응진행화마) 붉은 뺨 으레 좇아 살구꽃 발라
甲子三月十八夜在舟中(갑자삼월십팔야재주중) 갑자 삼월 십팔일 밤 배안에서-柳根
輕舟吹角沂龍灘(경주취각기룡탄) 가벼운 배 뿔 불어 기룡탄 여울
潮滿風驅不覺難(조만풍구불각난) 밀물 차 바람몰아 어려움 몰라
獨夜孤臣瞻玉宇(독야고신첨옥우) 홀로 밤 외론신하 옥의 집 바래
明朝佳氣何金鑾(명조가기하금란) 밝은 아침 좋은 기 어찌 금방울
次韻寄松雲老禪(차운기송운로선) 송운 노스님에게 부치며라는 시를 빌어-柳根
憶曾湖寺問高僧(억증호사문고승) 생각 일찍 호수 절 스님께 물어
雨後微鍾度廣陵(우후미종도광릉) 비 뒤 작은 종소리 큰 언덕지나
惆悵緇塵衣化盡(추창치진의화진) 슬프다 세상티끌 옷 돼 사라져
毗盧何日去同登(비로하일거동등) 비로봉 어느 날에 가 함께 올라
寄申應敎欽(기신응교흠) 응교 신흠에게-柳根
旅泊淹留瘴海天(여박엄류장해천) 나그네 멎어 머묾 습한 바다 날
亂離人事日蕭然(난리인사일소연) 어지러운 사람 일 날로 쓸쓸해
仍懷綺陌奔馳日(잉회기맥분치일) 품으니 비단 거리 내달린 나날
白馬驕嘶不受鞭(백마교시불수편) 하얀 말 뽐내 울어 채찍 안 맞아
九州之外大羅天(구주지외대라천) 온 세상 바깥에는 커다란 하늘
不死長生詎信然(불사장생거신연) 안 죽어 오래 살아 어찌 믿으랴
漢帝金盤何突兀(한제금반하돌올) 한나라 임금 쟁반 뭘로 수북해
秦時海石謾勞鞭(진시해석만로편) 진나라 때 바다 돌 속아 채찍질
贈玄翁申敬叔(증현옹신경숙) 현옹 신경숙에게-柳根
燕京迢遞惜相違(연경초체석상위) 연경으로 먼 바꿈 아뿔사 어긋
咫尺終南翰札稀(지척종남한찰희) 가까이에 종남산 편지 드물어
何日東還投紱去(하일동환투불거) 어느 날 동쪽 돌려 벼슬 놓고 가 인끈불
石潭晴月閉松扉(석담청월폐송비) 돌못에 해맑은 달 솔 문짝 닫혀
卽事(즉사) 바로 지어-柳根
火燒荒原雨洗痕(화소황원우세흔) 불살라 거친 들판 비에 씻긴 터 흉터흔
數家籬落不成村(수가리락불성촌) 몇몇 집 울타리 쳐 마을 못 이뤄
春回獨樹煙光薄(춘회독수연광박) 봄 되니 홀로 나무 안개 빛 엷어
日落前山野色昏(일락전산야색혼) 해 지는 앞산에는 들 빛깔 어둑
出山記懷(출산기회) 산을 나와 마음을 적다-柳根
七日相隨不賦詩(칠일상수불부시) 일곱 날 서로 따라 시를 못 짓고
出山應記在山時(출산응기재산시) 산 나와 으레 적어 산에 있을 때
正陽明月圓通雨(정양명월원통우) 정월달 밝은 달에 두루 꿰 비가
岳色泉聲繞夢思(악색천성요몽사) 큰 산 빛 샘물소리 꿈 둘러 생각
憶鶴林(억학림) 학림을 생각하며-柳根
鶴林曾上侍中臺(학림증상시중대) 학림에 일찍 올라 시중대 서니
碧海風煙滿袖回(벽해풍연만수회) 푸른 바다 바람기 소매 차 돌아
最是白頭遺恨在(최시백두유한재) 이 가장 흰머리에 남은 한 있어
鏡湖淸夢隔塵埃(경호청몽격진애) 거울호수 맑은 꿈 티끌을 넘어
奉贈柳川(봉증류천) 유천께 드리며-柳根
書來春去期相訪(서래춘거기상방) 소식 오고 봄 가니 서로 찾기를
却笑韶華不肯歸(각소소화불긍귀) 되레 웃어 봄볕 빛 아니 가려해
桃萼漸紅梨雪爛(도악점홍리설란) 복사꽃 차츰 붉어 배 흰꽃 고와 꽃받침악
寂寥微雨掩柴扉(적요미우엄시비) 고요 쓸쓸 보슬비 사립문 가려
書贈印堅上人(서증인견상인) 인견스님에게 써 드리며-柳根
僧從天柱雨中來(승종천주우중래) 스님 좇아 하늘기둥 비속에 오니
碧眼重逢一笑開(벽안중봉일소개) 푸른 눈을 다시 만나 한 웃음 피어
遙想靈源花未落(요상령원화미락) 아득 생각 마음속엔 꽃 아니 져서
若爲飛上望高臺(약위비상망고대) 할 것 같아 날아올라 높은 루 바래
贈吳參議靖朝天(증오참의정조천) 오정 참의가 입궐함에 보내며-柳根
承顔數日亦天恩(승안수일역천은) 받든 얼굴 며칠은 하늘의 베풂
暫出西關不足言(잠출서관부족언) 잠깐 온 서쪽 변경 말할 것 못돼
別後相望易惆悵(별후상망이추창) 헤진 뒤 서로바래 쉬이 슬퍼져
一春花柳掩柴門(일춘화류엄시문) 봄 하나 꽃에 버들 사립문 가려
次贈隣人李倬(차증린인이탁) 이웃사람 이탁에게 주다를 빌어-柳根
麻浦之東藥峴西(마포지동약현서) 마포나루 동쪽에 낙현의 서쪽
兩家門巷柳陰迷(량가문항류음미) 두 집안 대문골목 버들그늘로
傷心亂後俱灰燼(상심란후구회신) 마음 아픈 난리 뒤 모두 타던 재
古樹無花鳥自啼(고수무화조자제) 오랜 나무 꽃 없이 새 혼자 울어
題神光寺(제신광사) 신광사-柳根
入洞初聞鍾磬響(입동초문종경향) 골짝 들어 첫 들림 종 경쇠울림
過橋猶見殿樓開(과교유견전루개) 다리지나 외려 봐 전각누각을
雲扃霧戶何曾鎖(운경무호하증쇄) 구름 빗장 안개 문 어찌 닫았나
宦子塵蹤自不來(환자진종자불래) 벼슬아치 티끌 길 스스로 안 와
망우당 곽재우
1552 季綬 忘憂堂 郭再祐(1552∼1617)忠翼 玄風
在伽倻次石川韻(재가야차석천운) 가야산에서 석천의 운으로-廓再祐
莫不苦長夜(막불고장야) 없잖아 괴롬 기나긴 밤엔
誰令日未曛(수령일미훈) 누가 할거나 해 안 저물게
欲看天地鏡(욕간천지경) 보려고 하니 온 누리 거울
須自絶塵紛(수자절진분) 모쪼록 끊어 티끌 날림은
歸江亭(귀강정) 강가 정자 돌아와-廓再祐
誤落塵埃中(오락진애중) 잘못 떨어져 티끌 세상에
三千垂白髮(삼천수백발) 삼천 길 길이 백발 드리워
秋風野菊香(추풍야국향) 가을바람에 들국화 향내
策馬歸江月(책마귀강월) 말에 채찍질 강 달 돌아와
詠懷1-1(영회1-1) 내 마음을 읊다-廓再祐
平生慕節義(평생모절의) 한 삶 살면서 옳음을 그려
今日類山僧(금일류산승) 오늘날 마치 산에 스님이
絶粒無飢渇(절립무기갈) 끊은 알곡에 배도 안 고파
心空息自凝(심공식자응) 마음 비우니 내 엉김 그쳐
詠懷1-2(영회1-2) 내 마음을 읊다-廓再祐
心田無草穢(심전무초예) 마음 밭에는 풀 거칢 없고
性地絶塵棲(성지절진서) 바탕 땅에는 티끌 삶 끊겨
夜靜月明處(야정월명처) 밤은 고요해 달이 밝은 곳
一聲山鳥啼(일성산조제) 한 마디 소리 산새 울어서
詠懷1-3(영회1-3) 내 마음을 읊다-廓再祐
儒家明性理(유가명성리) 유가 밝히니 바탕 이치를
釋氏打頑空(석씨타완공) 불가 부수니 꽉 막힘 텅 빔
不識神仙術(불식신선술) 알지 못하는 신선 꾀부림
金丹頃刻成(금단경각성) 금단 신선 약 짧은 때 이뤄
詠懷2(영회2) 내 마음을 읊다-廓再祐
辭榮棄祿臥雲山(사영기록와운산) 영예 물려 녹 버려 누운 구름 산
謝事忘憂身自閑(사사망우신자한) 일 두고 걱정 잊어 몸이야 느긋
莫言今古無仙子(막언금고무선자) 말을 마라 옛 이제 신선 없다고
只在吾心一悟間(지재오심일오간) 다만 있지 내 맘에 한 깨침 사이
次成以道韻(차성이도운) 성이도의 운으로-廓再祐
欝欝靑松立石岡(울울청송립석강) 우거진 푸른 솔이 돌 언덕에 서
淸宵獨寤起彷徨(청소독오기방황) 맑은 밤에 홀로 깨 일어나 걸어
山窓靜寂無塵事(산창정적무진사) 산에 창문 고요해 티끌 일 없어
只玩蒼髯傲雪霜(지완창염오설상) 다만 놀려 센 수염 눈서리 깔봐
贈李完平元翼(증리완평원익) 완평 이원익에게-廓再祐
心同何害迹相殊(심동하해적상수) 마음 같아 어찌 해 자취 끊으랴
城市喧囂山靜孤(성시훤효산정고) 성 저자 시끌벅적 산엔 고요만
此心湛然無彼此(차심담연무피차) 이런 마음 즐기니 너 내가 없어
一天明月照氷壺(일천명월조빙호) 한 하늘에 밝은 달 내 마음 비춰
下伽倻(하가야) 가야산을 내려오며-廓再祐
山中寥寂勝塵間(산중요적승진간) 산 가운데 고요함 속세에 나아
靜裏乾坤合做仙(정리건곤합주선) 고요 속에 하늘땅 신선 됨 맞아
從他訛語驚人耳(종타와어경인이) 그를 따라 잘못 말 사람 놀랠 뿐
回首伽倻獨悵然(회수가야독창연) 돌아보는 가야산 홀로 슬퍼져
秋夜泛舟(추야범주) 가을밤에 배 띄워-廓再祐
風輕露白月明秋(풍경로백월명추) 바람 살랑 이슬 흰 달 밝은 가을
雖縱杯觴心自收(수종배상심자수) 비록 내리 잔질해 마음 절로 놔
弟兄姊妹群孫姪(제형자매군손질) 형 동생 언니 아우 손자 조카들
都載翩翩一棄舟(도재편편일기주) 모두 싣고 나부껴 잎 하나 배에 ※一葉舟
有召命(유소명) 부르심 있어-廓再祐
九載休糧絶鼎煙(구재휴량절정연) 구년을 멎은 양식 솥 연기 끊겨
如何恩命降從天(여하은명강종천) 어찌해 베푼 시킴 하늘서 내려
安身恐負君臣義(안신공부군신의) 몸 편해 두려운 짐 군신의 의리
濟世難爲羽化仙(제세난위우화선) 세상 건짐 어려워 신선됨보다
江舍偶吟1-1(강사우음1-1) 강가 집에서 뜻밖에 읊다-廓再祐
巖間犬吠知聲應(암간견폐지성응) 바위사이 개 짖어 알아서 짖어
水裏鷗飛見影孤(수리구비견영고) 물에 나는 갈매기 보며 외로워
江湖閑適無塵事(강호한적무진사) 강 호수 느긋함에 티끌 일 없어
月夜磯邊酒一壺(월야기변주일호) 달밤에 물가 터에 술이 한 병이 물가기
江舍偶吟1-2(강사우음1-2) 강가 집에서 뜻밖에 읊다-廓再祐
下有長江上有山(하유장강상유산) 아래 있어 긴 강물 위엔 산 있어
忘憂一舍在其間(망우일사재기간) 걱정 잊자 집 하나 그 사이 있어 堂號
忘憂仙子忘憂臥(망우선자망우와) 망우 불려 신선이 일 잊고 누워
明月淸風相對閑(명월청풍상대한) 밝은 달 맑은 바람 서로들 느긋
江舍偶吟2-1(강사우음2-1) 강가 집에서 뜻밖에 읊다-廓再祐
朋友憐吾絶火煙(붕우련오절화연) 벗들은 내 가여워 불 연기 끊어
共成衡宇洛江邊(공성형우락강변) 함께 지은 오두막 낙동강 가에
無飢只在啗松葉(무기지재담송엽) 주림 없이 있느니 솔잎을 먹어 먹일담
不渇惟憑飮玉泉(불갈유빙음옥천) 안 말라 오직 기대 옥 샘물 마셔
守靜彈琴心澹澹(수정탄금심담담) 고요히 거문고 타 마음은 맑아
杜窓調息意淵淵(두창조식의연연) 창 닫고 숨을 골라 뜻함 깊어져
百年過盡亡羊後(백년과진망양후) 백년이 다지나가 양을 잃은 뒤
笑我還應稱我仙(소아환응칭아선) 날 비웃어 되레 참 날 일러 신선
태촌 고상안 農家月令歌의 작자일 것으로 추측
1553 思勿 泰村 高尙顔(1553∼1623) 開城 泰村集
草洞山居(초동산거) 풀 난 골 산에 살며-高尙顔
草洞幽而深(초동유이심) 풀이 난 골짝 그윽이 깊어
端宜遯世客(단의둔세객) 바르고 마땅 세상 벗은 이 달아날둔
居然托晩趣(거연탁만취) 머물러 살아 저녁 멋 열어 밀탁
今日我泉石(금일아천석) 오늘날 나는 자연에 매여 ※泉石膏肓
秋夜(추야) 가을밤-高尙顔
老去病相侵(로거병상침) 늙어가느라 병 서로 들어
中宵恨益深(중소한익심) 밤을 지나며 한 더욱 깊어
夢回眠不得(몽회면부득) 꿈에 맴돌아 잠을 못 들어
亂耳草蟲吟(란이초충음) 귀에 시끄러 풀벌레 울어
牧童(목동) 목동-高尙顔
天地雖云廣(천지수운광) 하늘땅 비록 넓다고 해도
尙憂藏處難(상우장처난) 오히려 걱정 어디라 감춰
何如牛背上(하여우배상) 어떠하든지 소 등에 올라
閒適此心寬(한적차심관) 느긋이 가지 이 마음 넓어
野興(야흥) 들에 살아 흥겨움-高尙顔
門前稻熟堪爲飯(문전도숙감위반) 문 앞에는 벼 익어 밥이 될 만해
舍後綿開可作衣(사후면개가작의) 집 뒤에 목화 피니 옷 지을 만큼
午睡正甘風榻上(오수정감풍탑상) 낮에 잠 정말 달아 바람 평상 위
兒童忽報打魚歸(아동홀보타어귀) 아이가 문득 알려 고기 잡아 와
七月見梨花(칠월견리화) 칠월에 배꽃을 보고-高尙顔
秋日開花兩三枝(추일개화량삼지) 가을날 꽃이 피니 두어 가지에
雖花無子亦堪悲(수화무자역감비) 비록 꽃 열매 없어 슬픔은 견뎌
殘粧不及靑春色(잔장불급청춘색) 남은 꾸밈 못 미쳐 푸른 봄 빛깔
恰似孀婆再嫁時(흡사상파재가시) 마치 꼭 과부 할미 또 시집 갈 때
題從政圖(제종정도) 종정도에-高尙顔
人世功名紙上爭(인세공명지상쟁) 사람세상 공 이름 종이 위 다퉈
宦道翻覆亦分明(환도번복역분명) 벼슬길 엎어 뒤쳐 또한 뚜렷해
黃粱未熟呼聲絶(황량미숙호성절) 메조곡식 안 익어 부름소리 뚝
恰似邯鄲一夢驚(흡사한단일몽경) 마치 꼭 한단 땅에 놀란 꿈 한번
臥病(와병) 앓아누워-高尙顔
誰敎鬼蜮起西南(수교귀역기서남) 누가 시켜 귀신을 서남에 불쑥 물여우역
再慍楓宸乙夜心(재온풍신을야심) 다시 성내 단풍 집 한밤 마음이 집신
沐浴孤臣徒彳亍(목욕고신도척촉) 감고 씻은 외론 신 걸어 절뚝여 자축거릴촉
不堪衰病苦相侵(불감쇠병고상침) 못 견디게 여윈 병 괴롬 서로 쳐 쇠할쇠
泊舟驪江(박주려강) 여강에 배를 대고-高尙顔
萬頃蒼波萬斛船(만경창파만곡선) 더 넓은 푸른 물결 만 곡의 큰 배 휘곡
微瀾細起月娟娟(미란세기월연연) 잔물결 곱게 일어 달빛이 예뻐 물결란 예쁠연
不知煙寺藏何處(불지연사장하처) 알지 못해 연기 절 어디다 감춰
風送鍾聲到枕邊(풍송종성도침변) 바람 불어 종소리 베개 곁 닿아 베개침
觀物吟(관물음) 사물을 보며-高尙顔
牛無上齒虎無角(우무상치호무각) 소엔 없어 송곳니 범은 뿔 없어
天道均齊付與宜(천도균제부여의) 하늘 도 고루나란 주어짐 마땅
因觀宦路升沈事(인관환로승침사) 해서 보니 벼슬길 오르내린 일
陟未皆歡黜未悲(척미개환출미비) 올라 다 아니 기뻐 쫓겨 안 슬퍼 오를척 물리칠출
安貧(안빈) 가난해도-高尙顔
曾作邯鄲病裏身(증작한단병리신) 일찍 지어 한단 꿈 병든 몸으로
歸來着力學安貧(귀래착력학안빈) 돌아와서 힘 쏟아 안빈을 배워 ※安貧樂道
此心無復求溫飽(차심무복구온포) 이 마음 돌림 없어 따뜻 배부름
糲飯鶉衣送一春(려반순의송일춘) 현미밥 누더기 옷 봄날 다 보내 메추라기순
家居二首2(가거이수2) 집에 살면서-高尙顔
作吏雖云汚(작리수운오) 관리 되어서 비록 더러워
居家不救飢(거가불구기) 집에 머물러 주림 못 도와
囊空田早穡(낭공전조색) 주머니 비어 밭 일찍 거둬
屋漏席頻移(옥루석빈이) 집은 비가 새 자리 자주 봐
爲祿殊前日(위록수전일) 녹이 되어도 앞날과 달라
安貧政此時(안빈정차시) 느긋한 가난 이 때 다스려
除農更何事(제농갱하사) 농사 제치고 다시 뭘 하랴
學稼效樊遲(학가효번지) 농사 배워서 번지 본받아
백사 이항복 李齊賢의 후손 죽마고우 李德馨 權慄의 사위
1556 子常 弼雲 白沙 李恒福(1556∼1618)文忠 慶州 四禮訓蒙
山水圖1(산수도1) 산수그림-李恒福
江虛月露明(강허월로명) 강이 비어서 달 뚜렷 밝아
夜久松杉寂(야구송삼적) 밤은 오래돼 솔 삼 숲 고요
漁人未歸來(어인미귀래) 고기 잡는 이 아니 돌아와
浪擊溪頭石(랑격계두석) 물결이 때려 시내머리 돌
山水圖2(산수도2) 산수그림-李恒福
驢後小兒隨(려후소아수) 당나귀 뒤에 어린애 따라
驢前風日好(려전풍일호) 당나귀 앞엔 바람 볕 좋아
無人語所思(무인어소사) 생각을 말할 사람이 없어
獨自行長道(독자행장도) 혼자 저만이 먼 길을 가네
山水圖3(산수도3) 산수그림-李恒福
落雁帶斜景(락안대사경) 내린 기러기 비낀 볕 띠고
雲濤浮遠空(운도부원공) 구름의 물결 먼 하늘에 떠
無心坐篷底(무심좌봉저) 맘 없이 앉아 봉창 아래에
何處是江東(하처시강동) 어디가 바로 강동 땅인가
咸原驛(함원역) 함원역에서-李恒福
玄石山頭雪(현석산두설) 검은 돌산에 산마루 눈에
吹來驛路霜(취래역로상) 불어와 역에 길에 서리가
隨風迷大陸(수풍미대륙) 바람 따라서 온 땅을 헤매
寒日淡無光(한일담무광) 차가운 해는 묽어 빛 없이
坐夜(좌야) 밤에 앉아서-李恒福
外物日千變(외물일천변) 밖에 것들은 날로 바뀌어
此心長寂寥(차심장적료) 이 마음 오래 고요 쓸쓸해
床頭燈烱烱(상두등경경) 책상머리에 등불은 빛나 빛날경 炯
窓下雨蕭蕭(창하우소소) 창 아래 비는 내려 쓸쓸히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李恒福
終宵默坐算歸程(종소묵좌산귀정) 밤 다해 가만 앉아 오는 길 헤어
曉月窺人入戶明(효월규인입호명) 새벽달 사람 엿봐 문 들어 밝아
忽有孤鴻天外過(홀유고홍천외과) 갑자기 외기러기 하늘 밖 지나
來時應自漢陽城(래시응자한양성) 오는 때 으레 나서 한양성에서
江閣觀雨(강각관우) 강가 누각에서 비를 보며-李恒福
雲間日脚漏靑蕪(운간일각루청무) 구름사이 햇발이 새어 푸른 풀
雲外靈珠一點孤(운외령주일점고) 구름 밖 신령구슬 한 점 외로이
風自遠峯來有響(풍자원봉래유향) 바람은 먼 봉우리 와서 울리어
朦朦吹雨過平湖(몽몽취우과평호) 하도 흠뻑 비 날려 너른 호수에 풍부할몽
棄婦(기부) 버림받은 아낙-李恒福
天寒落日細煙生(천한락일세연생) 날은 춥고 해는 져 가는 연기나
白屋蕭蕭機杼鳴(백옥소소기저명) 하얀 집 쓸쓸한데 베틀 북 울려 북저
枕上鴛鴦若解語(침상원앙약해어) 베개머리 원앙은 말을 알아서
爲教傅道妾分明(위교부도첩분명) 시켜하니 스승 도 첩의 일 밝혀
病後曉起(병후효기) 앓은 뒤 새벽에 일어나-李恒福
蘺落蕭蕭一犬鳴(리락소소일견명) 천궁 떨쳐 쓸쓸히 개 하나 짖어 천궁리
天河寥闊曙霜淸(천하요활서상청) 은하수 휑한 트임 새벽 흰서리 새벽서
貧家晝短夜多事(빈가주단야다사) 가난한 집 낮 짧아 밤에 많은 일
曉井月明聞語聲(효정월명문어성) 새벽우물 달 밝아 말소리 들려
寄申敬叔(기신경숙) 신경숙에게-李恒福
兩地俱爲放逐臣(양지구위방축신) 둘 다 처지 함께해 내쳐 쫓긴 이
中間消息各沾巾(중간소식각첨건) 그사이 들린 소식 따로 적시어
淸平山下昭陽水(청평산하소양수) 청평산 산 아래로 소양강 물에
日夜西流到漢津(일야서류도한진) 낮밤을 서쪽 흘러 한강 나루로
※申欽(1566∼1628) 본관 平山 자 敬叔 호 玄軒 象村 玄翁 放翁 시호 文貞
伽倻山中作(가야산중작) 가야산 가운데서 짓다-李恒福
蒼然暮色來霜藤(창연모색래상등) 푸릇한 저묾의 빛 서리 등나무 등나무등
新月出林西日下(신월출림서일하) 새론 달 숲을 나와 서산 해는 져
問爾山中老樹精(문이산중로수정) 네게 물어 산속에 늙은 나무 넋
今宵應見孤雲過(금소응견고운과) 오늘 밤 으레 보여 고운 지나쳐 ※孤雲 崔致遠
大丘道中(대구도중) 큰 언덕길에서-李恒福
芳郊日煖新陽靜(방교일난신양정) 꽃다운 들 날 따뜻 새 볕에 고요
無數鶬鶊恣意鳴(무수창경자의명) 셀 수없이 꾀꼬리 마음껏 울어
滿眼午慵和夢過(만안오용화몽과) 눈 가득 한낮 나른 꿈처럼 지나 게으를용
一林官路不分明(일림관로불분명) 숲 하나 벼슬길과 안 달라 보여
春日春遊(춘일춘유) 봄날 봄놀이-李恒福
芳郊氣煖惠風徐(방교기난혜풍서) 꽃다운 들 날 따뜻 산들바람이
天朗衣輕體自舒(천랑의경체자서) 하늘 맑아 옷 가뿐 몸 절로 나른
縱蹇平原隨所往(종건평원수소왕) 놓아 절어 너른 들 가는바 따라 절건
杜鵑多處少蹰躇(두견다처소주저) 진달래 많은 곳에 조금 머뭇대
三物吟1(삼물음1) 올빼미-李恒福
側頭伺隙掠人飛(측두사극략인비) 머리 돌려 엿본 틈 날아 잡아채 엿볼사
飽滿盤天誰識汝(포만반천수식여) 배 채워 하늘 돌아 누가 널 알아
時同鸞鵠恣遊嬉(시동란곡자유희) 때함께 난새 고니 내켜 즐기기 고니곡
只是中心在腐鼠(지시중심재부서) 다만 옳기 마음 속 썩은 쥐에다
三物吟2(삼물음2) 쥐-李恒福
廁鼠數驚社鼠疑(측서삭경사서의) 뒷간 쥐 자주 놀라 사당 쥐 몰라 자주삭
安身未若官倉嬉(안신미약관창희) 몸을 둠 같지 않아 관 곳집 즐김
志須滿腹更無事(지수만복갱무사) 뜻이야 배 채우기 달리 일없어
地塌天傾身始危(지탑천경신시위) 땅 꺼져 하늘 기웃 몸 처음 아슬 떨어질탑
三物吟3(삼물음3) 매미-李恒福
只向涼霄飮秋露(지향량소음추로) 쏠리니 서늘 하늘 가을이슬에 하늘소
不同群鳥競高枝(부동군조경고지) 같지 않은 뭇 새와 높은 델 다퉈
傳語螳蜋莫追捕(전어당랑막추포) 말 듣게 버마재비 쫓아 잡지 마 사마귀당랑
人間何物不眞癡(인간하물부진치) 세상에 무엇인들 참 바보 아냐
雨中(우중) 비 내리는 가운데-李恒福
終日簷床露脚垂(종일첨상로각수) 날다해 처마 평상 다리 걷고 서
薄雲籠樹雨如絲(박운롱수우여사) 얇은 구름 숲 감싸 비는 실처럼 대그릇롱
閒中未是都無事(한중미시도무사) 느긋함 아니 옳아 괜한 일 없이
養得新蕉過短籬(양득신초과단리) 길러내니 새 파초 짧은 울 높이
福泉寺東臺題僧軸(복천사동대제승축) 복천사 동대에서 승축에 짓다-李恒福
林僧問我何爲者(림승문아하위자) 숲 스님 내게 물어 무얼 하냐고
我笑不膺僧改容(아소불응승개용) 나는 웃고 안 받아 스님 낯 고쳐
坐久中心忽有得(좌구중심홀유득) 오래 앉아 마음속 문득 얻음이
掀眉熟視天王峯(흔미숙시천왕봉) 눈썹 치켜 익히 봐 천왕봉우리 치켜들흔
端午思先墓(단오사선묘) 단옷날 선조 무덤을 생각하며-李恒福
忠孝傳家及此身(충효전가급차신) 충효를 물린 집안 이 몸 이르러
爺孃常戒汝爲人(야양상계여위인) 어버이 늘 살펴라 너 사람 되라
龍荒是日天連海(룡황시일천련해) 용 거칠어 이 날에 하늘에 바다
每聽林烏哭令辰(매청림오곡령신) 늘 들어 숲 까마귀 울어 좋은 날
往心里瞻望都城有感(왕심리첨망도성유감) 왕심리에서 서울을 바라보며-李恒福
一出都門萬事灰(일출도문만사회) 한 번 나온 도성 문 모든 일 흐릿
舊遊陳迹首重廻(구유진적수중회) 옛 놀이 묵은 자취 고개 또 돌려
浮天好在終南色(부천호재종남색) 하늘에 떠 좋기도 종남산 빛깔
佳氣葱蘢紫翠堆(가기총롱자취퇴) 고운 기운 푸름에 비취빛 쌓여 개여뀌롱
德山驛(덕산역) 덕산역에서-李恒福
古驛荒涼雪壓籬(고역황량설압리) 오랜 역 거칢 썰렁 눈에 눌린 울
僕夫相伴夜啼飢(복부상반야제기) 일꾼들 서로 함께 굶어 밤 울음
騷家情景嘗應盡(소가정경상응진) 시인은 딱한 모습 일찍 다 맞아
天遣詩豪發妙思(천견시호발묘사) 하늘 보낸 시인도 야릇 생각나
二月初六日到北靑(이월초륙일도북청) 이월 육일 북청에 이르러-李恒福
古堠松牌記北靑(고후송패기북청) 옛 봉화대 솔 팻말 적혀 북청이 봉화대후
板橋西畔少人迎(판교서반소인영) 널다리 서쪽 둔덕 적은 이 마중
群山定欲囚豪傑(군산정욕수호걸) 뭇 산에 놓아두려 호걸을 가둬
回望千峯鎖去程(회망천봉쇄거정) 돌아보니 일천 봉 갈 길을 막아 쇠사슬쇄
四月初二日霜降(사월초이일상강) 사월 초이튿날 서리가 내려-李恒福
人事天時孰主張(인사천시숙주장) 사람 일 하늘의 때 누굴 내세워
征途搔盡鬢滄浪(정도소진빈창랑) 가는 길에 다 긁어 찬 물결 머리 긁을소
君王欲識蒼生事(군왕욕식창생사) 임금님 알고 싶은 만 백성의 일
四月光州有殞霜(사월광주유운상) 사월 달 광주고을 서리 내림이 죽을운
雨後巡邊(우후순변) 비 내린 뒤 변방을 돌아보며-李恒福
雨後旌旗媚夕陽(우후정기미석양) 비 온 뒤에 깃발은 저녁볕 펄럭 아첨할미
萬條楊柳拂陂塘(만조양류불피당) 일만 가지 버들은 비탈 못 살랑 떨불
慙吾宦迹偏榮達(참오환적편영달) 부끄런 벼슬 밟음 치우친 피움
四十元戎鬢未蒼(사십원융빈미창) 마흔 살에 원수로 머리 안 늙어
述懷(술회) 회포를 적다-李恒福
臣願封留足(신원봉류족) 신은 바랬지 봉해져 남길
人言坐事輕(인언좌사경) 남들 말하길 일 얽힘 적어
寧無樹爲屋(녕무수위옥) 어찌 없을까 집 지을 나무
不敢遠逃生(불감원도생) 아니 함부로 달아나 살아
守固窮猶泰(수고궁유태) 지킴 굳건해 막혀도 느긋
神安險亦平(신안험역평) 마음 놓이니 아슬 또 반듯
瑤琴絃久絶(요금현구절) 옥의 거문고 줄 오래 끊겨
亦恐有繁聲(역공유번성) 또한 두려움 많은 소리 내
辰日聚族小酌(신일취족소작) 생일에 모인 가족과 조촐한 술을-李恒福
賤降茲辰吉(천강자신길) 나지막 내려 이 날은 좋아
荒郊竝二難(황교병이난) 거친 들에서 두 난리 겪어
徵歌如訪士(징가여방사) 불러서 노래 선비 찾듯이
度曲若循環(도곡약순환) 가락을 재니 돌고 도는 듯
群玉盈庭喜(군옥영정희) 무리 진 옥에 뜰 가득 기뻐
淸詩入座寒(청시입좌한) 말쑥한 시는 자리 들어 차
敍天倫樂事(서천륜락사) 하늘에 매겨 지켜 즐길 일 차례서
忘却在衡關(망각재형관) 잊어버리니 달려 매여서
不寐(불매) 잠을 못 이뤄-李恒福
世亂疎儒術(세란소유술) 세상 어지러 선비 꾀 드문
時危忌太言(시위기태언) 때는 아슬 해 넘은 말 꺼려
不眠憂社稷(불면우사직) 잠을 아니 자 나라를 걱정 기장직
無力濟黎元(무력제려원) 힘이 없으니 백성 건져낼 검을려
草草新年夢(초초신년몽) 풀은 푸릇해 새해의 꿈이
蕭蕭古驛軒(소소고역헌) 쓸쓸하기도 오랜 역 수레
家鄕已千里(가향이천리) 고향집 마을 벌써 천리 길
誰肯問寒暄(수긍문한훤) 누가 옳다며 안부를 물어 따뜻할훤
對雨偶吟(대우우음) 비를 마주해 뜻밖에 읊어-李恒福
衙罷仍憑几(아파잉빙궤) 관아 일 마쳐 안석에 기대 마을아 기댈빙
淸談到夕曛(청담도석훈) 말간 이야기 저녁 빛 닿아 석양빛훈
庭花受微雨(정화수미우) 뜰에는 꽃이 가랑비 맞아
岸樹入重雲(안수입중운) 언덕에 나무 겹구름 속에
過眼年遲暮(과안년지모) 눈을 스쳐가 더디 해 저묾
當前事糾紛(당전사규분) 맞닥뜨린 앞 일 얽혀 시끌 꼴규
征西多佐吏(정서다좌리) 서쪽 치는데 도운 이 많아 도울좌
深愧庾將軍(심괴유장군) 몹시 부끄러 유 장군에게 곳집유
苦雨(고우) 궂은비-李恒福
苦雨連旬夜徹明(고우련순야철명) 궂은비 이은 열흘 밤새워 밝혀 통할철
曉庭雲物太縱橫(효정운물태종횡) 새벽 뜰 구름 안개 너무 끼어서
牀牀避漏人何限(상상피루인하한) 자리자리 새 옮겨 사람 어찌 끝
種種緣愁髮幾莖(종종연수발기경) 갖가지 드는 시름 머리 몇 줄기 줄기경
沙捲洑流穿竈入(사권보류천조입) 모래 틈 스며 흘러 부엌 쳐들어
蛙隨驚犬上墻鳴(와수경견상장명) 개구리에 놀란 개 담 올라 짖어
鍾城戰血今如海(종성전혈금여해) 종성에서 싸움 피 오늘 이 바다
天厭頑胡爲洗兵(천염완호위세병) 하늘 싫어 오랑캐 무기 젖게 해 완고할완
無題(무제) 무제-李恒福
簾外遊塵映隙曛(렴외유진영극훈) 발 바깥 떠돈 먼지 햇살 틈 비춰 틈극
春情無賴對黃昏(춘정무뢰대황혼) 봄날 마음 못 달래 어스름 마주
王孫獵罷歸來晩(왕손렵파귀래만) 왕손이 사냥 끝내 돌아온 저녁
活火金壺麝酒溫(활화금호사주온) 타오른 불 금 술병 사향주 따뜻 병호 사향노루사
楚臺春夢未分明(초대춘몽미분명) 초 땅 누대 봄꿈은 아니 뚜렷해
雲雨猶堪惱半生(운우유감뇌반생) 운우 정 외려 견뎌 반 삶에 괴롬 괴로워할뇌
人世此歡應勝夢(인세차환응승몽) 사람세상 이 기쁨 꿈보다 나아
却嫌行樂不多情(각혐행락부다정) 되레 싫어 즐겨함 아니 정 많아
雨中偶吟(우중우음) 비 내리는 가운데-李恒福
急雨鳴山攪客眠(급우명산교객면) 소나기 산을 울려 길손 잠 엉망 어지러울교
檻前屛壁忽蒼然(함전병벽홀창연) 난간 앞 병풍 벽이 문득 푸르러 우리함
雀因鬪粟翻階散(작인투속번계산) 참새는 좁쌀 다퉈 날아 섬돌에
蛛爲遮蜂結網懸(주위차봉결망현) 거미는 벌을 잡아 줄에 매달아
等把勝輸推物理(등파승수추물리) 기다려 낫게 옮겨 이치를 알아 잡을파 나를수
不將癡黠較機權(불장치힐교기권) 말아라 모름 약음 틀 잡힘 견줌 약을힐
年來自斷吾生久(년래자단오생구) 해는 와 절로 여겨 내 삶 오래로
行止非人況問天(행지비인황문천) 옴 멎음 사람 안 해 하늘 물으랴
歸途將訪甓寺天熱不果行(귀도장방벽사천열불과행)
돌아가는 길에 벽사를 찾으려다 날씨 더워 못 가보네-李恒福
寺下長江江上山(사하장강강상산) 절 아래로 긴 강이 강 위로 산이
人間無路水漫漫(인간무로수만만) 사람세상 길 없어 물 넘실넘실
三朝老樹秋陰引(삼조로수추음인) 세 왕조 늙은 나무 가을그늘이
五月天風佛骨寒(오월천풍불골한) 오월 달 하늘 바람 부처 뼈 시려
飛閣捲簾圖畫裏(비각권렴도화리) 날듯 누각 발 걷어 그림 속인 듯
晴窓鳴磬雨花間(청창명경우화간) 갠 창에 풍경 울림 비는 꽃 사이
蒸炎挽斷東歸興(증염만단동귀흥) 찌는 더위 끊어내 동쪽 가는 흥 당길만
悵望雲邊碧數鬟(창망운변벽수환) 슬피 바래 구름 끝 몇몇 푸른 산 쪽찐머리환
重遊僧伽寺(중유승가사) 승가사에 다시 가서-李恒福
重來不覺歲崢嶸(중래불각세쟁영) 거듭 옴 못 깨달아 해는 가팔라 가파를쟁영
吾輩三人昔此行(오배삼인석차행) 우리들 세 사람은 전에 이리 해
塔上古皇餘舊面(탑상고황여구면) 탑 위의 옛날 임금 낡은 낯 남겨
岸頭新燕作春聲(안두신연작춘성) 언덕 앞 새론 제비 봄 소리 지어
長安車馬地中殷(장안거마지중은) 장안에 수레 말은 땅에 우렁차
江漢波濤天外鳴(강한파도천외명) 강수 한수 물결쳐 하늘 밖 울려
白酒三杯拂衣去(백주삼배불의거) 막걸리 석 잔 마셔 옷 떨쳐 떠나
山僧只道老書生(산승지도로서생) 산에 스님 다만 말 늙은 서생이
靈巖途中(영암도중) 영암 가는 길에-李恒福
昏昏走世未安足(혼혼주세미안족) 어두운 세상 달려 발 아니 편해
忽忽對山多厚顔(홀홀대산다후안) 갑자기 산을 마주 하도 낯 두껍
北望殷憂不可攬(북망은우불가람) 북녘 바래 큰 걱정 누를 수 없어 잡을람
南來疵政詎能刪(남래자정거능산) 남쪽 와서 정사 흠 어찌 없앨까 어찌거 깎을산
浮榮如酒醉千日(부영여주취천일) 뜬 들뜸 술과 같아 천 일을 취해
好鳥弄人鳴百般(호조롱인명백반) 좋은 새 사람 놀려 갖가지 울어
心與事違十八九(심여사위십팔구) 마음 함께 일 어긋 열에 덟아홉
時危深覺丈夫難(시위심각장부난) 때 아슬 깊이 깨쳐 사내 어려움
題朴淵圖(제박연도) 박연도에-李恒福
靈湫隱隱深成臼(령추은은심성구) 영추는 숨어숨어 깊이 이룬 확 다할추 절구구
其下蒼屛如甕剖(기하창병여옹부) 그 아래 푸름 둘러 독을 쪼갠 듯 병풍병 독옹
飛潢一派殷遠空(비황일파은원공) 날랜 날림 한 가닥 먼 하늘 울려 웅덩이황
乾竇沈沈銀漢逗(건두침침은한두) 서북쪽 빠져 잠겨 은하 머물러 구멍두 머무를두
昔我尋眞三弟兄(석아심진삼제형) 옛날 우리 참 찾아 형제 셋이서 찾을심
與客一人爲四友(여객일인위사우) 나그네 한 사람과 넷이 벗이 돼
風騷話本落人間(풍소화본락인간) 바람 읊어 얘기 책 세상에 떨궈 떠들소
晴晝空堂雷雨吼(청주공당뢰우후) 갠 낮에 빈 집에서 우레 비 울어 울우
耦立松前巾屨同(우립송전건구동) 솔 앞에 나란히 서 두건 신 함께 짝우 신구
試問何者當時吾(시문하자당시오) 물어보니 어떤 이 그때에 나는
巢崖水鶴今無見(소애수학금무견) 벼랑둥지 물에 학 이제 안 보여 집소 벼랑애
來往靑田長幾雛(래왕청전장기추) 오가며 푸른 밭에 새끼 몇 길러 병아리추
從軍行(종군행) 군대를 따라-李恒福
西湖轉粟當嚴冬(서호전속당엄동) 서호서 곡식 옮겨 한겨울 만나
萬民難給千夫膳(만민난급천부선) 만 백성이 못 대줘 천사람 식량 반찬선
師到南原拍馬廻(사도남원박마회) 군사 닿은 남원에 말을 쳐 돌려
賊衆猶屯求禮縣(적중유둔구례현) 적 무리 여태 진 쳐 구례현에서
萬竈貔貅霜滿野(만조비휴상만야) 모든 부엌 비휴라 서리 가득 들 부엌조 비휴비휴
天兵搜粟疲人泣(천병수속피인읍) 천자군 곡식 찾아 지친 이 울어 찾을수 지칠피
懸知本爲活我來(현지본위활아래) 걸려 알아 본디 옴 우리 살리려
不耐妻兒眼前急(불내처아안전급) 못 견뎌 아내아이 눈앞 다그침
沙塵捲地野微明(사진권지야미명) 모래먼지 땅 말아 들 밝음 숨겨
鐵騎千群曉撇挨(철기천군효별애) 철 기병 천의 무리 새벽 밀어 쳐 닦을별 칠애
師行千里日兼程(사행천리일겸정) 군대 행군 천리 길 날 함께 가니
石上斑斑馬蹄血(석상반반마제혈) 돌 위에 얼룩덜룩 말발굽 피가
曠野無煙風怒號(광야무연풍노호) 휑한 들 연기 안나 바람만 세차
將軍曉發哀笳咽(장군효발애가열) 장군은 새벽 나서 호가 목이 메
腥雲和雨撲人顔(성운화우박인안) 비늘구름 비 섞여 사람 낯 때려 비릴성 칠박
凍作征夫萬鬢雪(동작정부만빈설) 얼어붙어 군사들 머리털 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