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관부터 시계반대방향 탐방
- 대대~사지포~주매제방 이어져
- 우만~목포제방 2㎞구간은 흙길
- 12㎞ 남짓 거리, 4시간 반 소요
- 마름·자라풀 등 수생 식물 가득
- 물 표면 절반은 짙푸른색 띠어
- 동·식물 곳곳서 여름나기 분주
- 사초군락지·1전망대 찍고 귀가
'근교산&그너머' 취재진이 이번에는 산이 아닌 늪으로 갔다. 물론 늪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고 늪 주변을 찾았다. 백과사전에서 늪이란 물도 아니고 뭍도 아닌 일종의 '물웅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호수나 저수지와는 무엇이 다를까. 습지 관련 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따르면 늪은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간조(물이 완전히 빠진 상태)시 물의 깊이가 6m 이하여야 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논이나 사막의 오아시스도 늪에 속한다. 또 사전에는 늪은 수심이 얕아서 바람에 의해 물이 교란되기 때문에 여름에도 정체되는 일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취재진이 찾은 늪은 경남 창녕의 우포늪이다. 우포늪은 가보지는 못했더라도 웬만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우포늪은 창녕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 등 4개 행정구역에 걸쳐 있으며,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4개의 늪을 총칭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국내 최고(最古) 자연내륙습지로 물을 담고 있는 습지 면적은 2.313㎢ 정도이며 습지보호구역의 면적은 8.547㎢이다. 천연보호구역은 3.438㎢ 규모다. 1998년 3월 람사르 협약에 등록됐고, 2008년 10월 제10차 람사르총회 공식 탐방 습지로서 전국적 이목을 받은 바 있다. 람사르 협약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 보호에 관한 협약이다. 이란의 람사르에서 개최된 국제회의에서 채택돼 그 도시의 이름을 땄다.
우포늪 주변을 빙 둘러 '우포늪 생명길'과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생명길과 탐방로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으며, 우포늪 외곽을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모두 둘레길이라고 보면 된다. 취재진은 생명길을 걷기도 하고 탐방로를 따라가기도 했다. 전체 거리는 12㎞ 남짓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파른 경사가 없어 평지나 다름없다. 휴식시간을 포함해 4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
■건강한 느낌의 푸르스름한 물 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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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매제방 근처에서 바라본 우포늪의 전경이다. 단순히 물로만 채워진 것이 아니고 다양한 수생 식물이 어우러져 늪을 이루고 있다. 주변의 야트막한 산에 둘러싸인 듯한 우포늪이 편안하고 넉넉해 보인다. |
출발장소는 유어면 세진마을의 생태관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우포늪의 경우 생명길이든 탐방로든 대부분 구간이 외부와 연결돼 있다. 어디로 접근해도 관계없지만 생태관이 있는 곳이 공식적인 시·종착점이다. 이곳에는 주차장을 비롯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생태관에서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자 거대한 물웅덩이 같기도 하고, 얕은 저수지 같기도 한 우포늪이 펼쳐졌다. 늪 건너편에 우항산이라는 소를 닮은 산이 있는데, 산의 모양이 마치 소가 늪의 물을 마시고 있는 것처럼 보여 '우포'가 됐다고 한다. 우포늪의 물 표면 절반 이상은 푸르스름한 색을 띠고 있었다. 여름철에 일부 도심 하천 등에서 발생하는 녹조 현상인가. 당연히 아니다. 우포에서 목격되는 녹색은 건강성을 증명하는 지표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마름(마름모꼴의 비교적 큰 잎) 생이가래(아카시아 잎처럼 자잘한 것) 자라풀(잎의 뒷면이 자라 등껍질처럼 생김) 등의 수생 식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 위에 뜬 잎들이 가만히 있는 듯 보여도 물밑에서는 생명을 회복하려는 갖은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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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포늪 주변의 커다란 왕버드나무가 눈길을 끈다. |
우포늪 둘레길은 어느 방향으로 돌아도 상관없지만 취재진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잠시 후 대대제방으로 올라섰다. 1㎞ 이상 곧게 뻗은 길에는 자전거가 다닐 수 있다. 왼쪽은 우포늪, 오른쪽은 대대마을의 들녘이다. 논 한가운데 파라솔 밑에서 새참을 먹는 농부들의 모습이 보인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여름 꽃 주변에서 나비들이 춤을 춘다. 우포 근처 숲에서는 예상 못한 손님에 놀란 노루 한 마리가 황급히 달아나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이 한여름 같은 6월 햇볕의 따가움을 잊게 해줬다.
■한가로이 노니는 새들의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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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포늪 입구의 생태관 전경. |
대대제방이 끝나자 조그만 하천(토평천)을 가로지른다. 비가 많이 오면 통행이 제한되는 곳이다. 다시 제방으로 올라서니 사지포제방이다. 오른쪽은 사지포늪. 우포늪을 형성하고 있는 4개의 늪 모두 모래나 펄이 있지만 사지포늪은 특히 모래가 많다고 한다. 한가로이 물가를 날아다니는 새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본격적인 여름나기를 준비하는 듯했다. 오른쪽의 사지마을을 지나면 숲속으로 들어선다. 숲탐방로2길이란 이름이 붙여진 길이다. 나무 그늘이 꽤 반가웠다. 중간에 아담한 정자도 서 있다. 쉬어가도 좋을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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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매제방을 지나 소목마을 주차장 입구의 이정표. |
주매제방을 지나 소목마을 주차장에 이르렀다. 소를 닮은 우항산의 목 부분에 자리 잡았다고 해서 소목마을이라고 부른다. 소목마을을 가로지르는 숲탐방로3길이 있으나 취재진은 (사)푸른우포사람들 건물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목포(늪)를 돌아오는 길이다. 늪을 둘러싼 주변 마을에 소나무가 유난히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만제방 쪽으로 향하다 물가에 커다란 버드나무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왕버들 군락지다. 우만제방을 돌아서 목포가 끝나는 목포제방까지 2㎞ 남짓한 구간은 차량이 다니는 흙길이다. 인근 마을을 드나드는 차량이 지날 때 일으키는 흙먼지가 '옥에 티'다. 조그만 개울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 이번에는 사초 군락지다. 물억새가 어른 키만큼 자란 사초 군락지를 지나면 편안한 자전거길을 만난다. 야트막한 산 위의 제1 전망대는 출발 장소와 얼마 떨어져 있지 않다.
흔히들 일이 잘 안 풀릴 때 '늪에 빠진 거 같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한데 우포늪의 청아한 전경을 보고 있으면 왠지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생각이다.
# 교통편
- 서부터미널서 창녕행 버스 탑승
- 인근 영신터미널서 우포늪 하차
창녕 우포늪 둘레길은 대중교통과 자가운전 모두 가능하다. 우선 서부터미널에서 창녕행 버스는 오전 7시(첫차), 7시50분, 8시40분, 9시20분 10시10분에 있다. 1시간10분 정도 걸리고, 요금은 6700원. 유어면 우포늪 행 버스는 창녕터미널을 나와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영신터미널에서 군내버스를 타면 된다. 우포늪 행 버스는 오전 6시50분, 8시, 오후 1시30분 등 5회이며 우포늪 정류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오후 1시50분, 5시20분, 6시20분(막차)에 있다. 창녕터미널에서 부산 서부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5시20분, 6시10분, 6시50분, 7시40분, 8시30분(막차)에 있다. 원점회귀 코스라 자가운전도 편리하다. 내비게이션 '우포늪 생태관' 입력.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근교산 & 그너머' 기사에서 GPX와 고도표가 당분간 실리지 않습니다.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GPX와 고도표를 다시 싣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