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 액티비티즈], 미국, 범죄 스릴러(갱스터), 2015.

영화에 있어서 반전이란 무엇일까? 내 나름대로의 정의라면 '연출자(감독일 수도 있고, 영화의 기획단계에서 아이디어를 내놓은 시나리오 작가일 수도 있고, 편집과정에서 방향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가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 종반까지 예상되는 결말을 뒤집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유주얼 서스펙트](1995)나 [식스 센스](1999)에서와 같은 반전이라면 소름이 끼치겠지만 대부분 관객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 [크리미널 액티비티즈] 역시 마지막 반전을 위해 끌고가려는 노력은 엿보였으나 영화 초반부터 많은 복선 때문에 오히려 쉽게 반전이 예상된 부작용이 있었던 영화다.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 속에서 한 청년이 도로로 뛰어들어 죽는다. 이 청년의 장례식에 모인 4명의 고등학교 동창생들이 아직 상장하지 않은 제약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모의하는 것으로부터 영화는 시작한다.
여기에 첫번째 복선이 자꾸만 반복되는데 버스에 치여 죽은 청년이 죽을 이유가 없었다는 대사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고교시절 찌질이 였던 노아는 잭, 워렌, 브라이스와 함께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마리화나를 함께 피운다. 그런데 브라이스가 자신이 갖고 있던 정보라면서 신약을 개발 중인 제약회사의 비상장 주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 20만 달러 정도의 비용이면 수 개월 내에 돈방석에 앉을 거라는 정보를 제공한다.
다들 그만한 돈이 없다고 한탄하는데 찌질이 노아가 자신이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머지 동창들은 노아의 아버지가 상당한 재력가 였다는 것과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그 재산을 물려받았을 거라고 추측하며 20만 달러에 대해 공동책임과 공동분배 계약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이들이 투자한 제약회사가 재무부로부터 수사를 받아 네 명이 투자한 20만 달러는 휴지조각이 되는데 노아가 빌린 거금은 아버지의 상속재산이 아니라 갱단의 검은 돈이었음이 밝혀진다.
갱단의 두목 에디(존 트라블타 분)는 이들에게 그동안의 이자를 포함해서 40만 달러를 갚으라고 요구한다. 만약 수 일 내에 갚지 못할 경우 조직원들을 통해 어떠한 보복이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에디의 솔깃한 제안이 이들을 움직이게 한다.
그건 바로 상대 갱단 두목의 조카 마커스를 납치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이들의 채무 모두를 변제해주겠다는 제안에 노아, 잭, 워렌, 브라이스는 마커스를 납치해 외곽의 빈 창고에 감금하는데.......
영화는 고교동창 네 명이 두 조직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 같은데 의외로 순조롭게 풀린다. 그 와중에 일종의 심리극과 같은 상황도 펼쳐진다.
(훗날의 기억을 위해 마지막 결말까지 기록해놓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될 듯 하여 여기까지만 하자)
내가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을 지닌 것도 아니어서 영화를 분석해가면서 보는 것은 아니지만 어째 [크리미널 액티비티즈]는 초반부터 찌질이 노아의 복수극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감독한 잭키 얼 헤일리는 영화 속에서 에디의 부하 게리로 나와 또다른 빡빡이와 함께 무지막지한 청부살인을 저지르며 다니지만 무리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관객들에게 영화 초반에 설정된 고교동창 4명의 곤궁한 상황에 집중하세요 라고 몰고 가려는 어색한 장치 같아서 오히려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감독 잭키 얼 헤일리가 낯설지 않다 생각해서 찾아보니 저 유명한 공포영화 [나이트 메어]의 크루거 였다니. 또한 지루한 3시간을 인내하며 보았던 [왓치맨]에서 영화 내내 복면을 쓰고 나왔던 로어 셰크 역할이었다니.
다른 네티즌은 7백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들었으면 꽤나 훌륭하다고 평 하기도 하고, 어디 감히 [유주얼 서스펙트]의 반전을 모방하려 하는가 질타하기도 한다.
뻔히 보이는 반전이었기는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연기는 크게 흠잡을 데 없이 좋았다는 평으로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