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의 박물관](2) 강릉시립박물관
( 강원일보 문화면 2006-1-20 기사 )
-율곡의 숨결, 사임당의 손길
강릉오죽헌·시립박물관은 강릉의 대표 관광지인 경포대와 주문진으로 가는 길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에 오죽헌의 상징인 오죽을 이미지화 한 입간판을 따라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과 함께 오죽헌으로 들어가는 대로(大路)가 반긴다.
지난해 새롭게 정비해 눈길 닿는 곳곳이 보물같은 오죽헌은 보물 165호로 겨레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의 친정이자 율곡 이이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 우리나라 대표 사적지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오죽헌 한켠에 위치한 강릉시립박물관은 지난 1998년부터 오죽헌과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
강릉시립박물관은 1992년 개관한 향토민속관과 97년 문을 연 역사문화관, 야외전시장, 율곡기념관으로 나눠 유물 5,000여점을 소장·전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3년부터 대관령박물관까지 관리하게 돼 강릉시립박물관을 명실공히 강릉의 역사·문화 산실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율곡기념관
대표적인 유물로 보물 602호인 율곡 선생의 수필 격몽요결 원본과 지방문화재 제9호 이씨분재기, 10호 벼루 등 율곡유품, 제11호 신사임당 초충도 병풍 등을 꼽을 수 있다. 율곡유품은 1년에 한번 율곡제를 맞아 일반에 공개된다.
격몽요결은 율곡(1536~1584)선생이 42세때인 선조 10년(1577) 관직을 떠나 해주에 있을 때 글을 배우는 아동의 입문교재로 쓰기 위해 저술한 것이다. 이씨분재기는 조선 중기 여성의 지위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손꼽히며, 신사임당 초충도는 올해부터 5,000권 신폐화폐 도안에 포함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문화재이다.
-역사문화관
역사문화관에는 강릉과 인근 지역에서 출토된 선사유물, 불교유물, 자기·전적, 서화류가 전시돼 있다. 선사유물로는 구석기 동해시 발한동 유적과 신석기 양양 지경리유적, 청동기 강릉시 연곡면 방내리및 포남동 유적, 철기시대 강문동 유적 등이 있다. 또 원삼국시대 강릉시 강동면 안인리 유적과 신라시대 고분군인 초당동 유적과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물론 다수가 모형과 복원된 것이지만 옛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고려 유물로는 보물 81호인 한송사지 석불좌상을 비롯해 양양 둔전리 유적으로 통일신라시대 금동여래입상, 당대의 궁중 생활사를 알아 볼 수 있는 숙종의 누이동생 명안공주 관련 유물(보물 1220호)인 친필간찰, 현종어필, 완초 화문석, 난설헌 시집 목판 출간본, 임영지, 계첩, 홍길동전 등이 전시돼 있다.
-향토민속관
향토민속관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각종 생활용품과 생업도구, 한약방 용구, 직조기기, 도량기구, 어업용구, 사냥용구, 강릉단오제 전경이 전시된 곳이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가 “어, 우리 할아버지 요기 지나가시네”하며 유지태를 놀렸던 문제의 1919년대 강릉시 전경을 찍은 대형 사진이 향토민속관 입구에 걸려 있다. 향토민속관은 동해안 사람들의 생활상과 지리적, 문화적 특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야외전시장
야외전시장에는 강원도문화재자료 48호인 강릉비석군과 신라시대의 석탑기단면석, 옥개석, 강원문화재자료 3호인 강릉석불입상 등 강릉지방에서 수집된 불교관련 석조물이 전시돼 있다.
또 청동기시대 고인돌 하부구조 및 신라고분도 복원·전시돼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은다.
-기획 전시
강릉시립박물관은 이러한 상설 전시외에도 1년에 한두차례 기획전시를 통해 강릉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재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04년 `한국의 무신도'와 `신사임당 탄생 50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를 열었으며 지난해에는 연세대 안영갑교수가 소장하고 있는 `자수특별전'을 개최해 호평을 받았다.
-문화학교
이와함께 시민들을 대상으로 박물관 문화학교를 개설하고 도내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사직무연수 등을 마련해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현재 11기까지 운영된 박물관 문화학교의 경우 700여명이 수료했다. 전통문화교육 전문교사과정도 11차 446명이 수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년 12월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화강좌를 운영하고 5, 9월에는 공무원 대상 문화강좌를 여는 등 지역사회 평생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람시간은 동절기는 오전 9시~오후 5시, 하절기는 오전 9시~오후6시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군인 1,000원, 어린이 500원이며 강릉시민은 50% 할인된다.
<江陵=趙上瑗기자>
-주변 볼거리
강릉시 오죽헌·시립박물관 주변에는 강릉의 대표적인 문화유적과 관광지가 몰려있다.
경포해수욕장 가는 길에 있는 중요민속자료 제5호 선교장은 조선말기의 전형적인 사대부의 저택으로 우리나라 아름다운 집으로 뽑힌 곳이기도 하다.
관동팔경의 한 곳인 경포호는 경포대를 중심으로 호반에 산재한 역사적 누각과 정자들과 경포해수욕장 및 주변에 울창한 송림지대를 일괄하여 일컫는다.
경포해수욕장을 지나 강문, 송정, 안목을 연결하는 해안드라이브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해송 사이사이로 하얀 파도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주변 먹을거리
횟집촌에서 싱싱한 회를 즐겨보자. 바다에서 갓 잡은 펄떡펄떡한 신선한 자연산 회를 4인 기준 10만원대에서 맛 볼 수 있다.
강릉의 자랑 초당 순두부집도 꼭 맛 보고 갈 곳이다. 선교장에서 경포호수를 잇는 드라이브 코스에 순두부집들이 성업중이다. 또 초당 순두부촌에서도 초당두부를 맛볼 수 있다.
꾹저구탕도 맛보고 갈 진미다. 연곡천등 강릉지방에서 나는 꾹저구로 끓여주는 추어탕은 맛은 물론 영양면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경포동사무소 앞 정든가마솥집이 유명하다.
다시마로 만든 칼국수와 막국수도 강릉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강릉시송정동 다시마막국수·칼국수집에서 개발한 녹색국수의 맛을 꼭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