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전서 이번엔 상가돌며 유권자 직접접촉
사찰 주지 "이번엔 꼭 여성대통령돼라 기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4·25보궐선거 지원유세를 하러 또 대전을 방문했다. 공식선거일인 지난 12일 첫 유세지로 대전을 찾은 뒤 세번째다. 선거 전날인 24일에도 대전을 찾아 지원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박 전 대표의 '대전 올인'이 성공할 경우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중원경쟁에서 앞서는 것은 물론 '선거에 강하다'는 인식을 재확인시키면서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도 플러스가 될 수 있지만 패할 경우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게 정가의 평이다.
|
23일 4.25 대전 서구을 보궐선거 이재선 한나라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우려고 대전을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서구 탄방동의 한 사찰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
그럼에도 박 전 대표는 대전에 올인했다.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일단 박 전 대표가 충청권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지역민들에게 인식시켜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지역민들도 박 전 대표의 계속되는 방문에 "그래도 박 전 대표가 행정도시도 찬성해 주고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며 그의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대전 서구의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과 주변 상가들을 돌며 지원유세를 이어갔다. 박 전 대표는 당초 계획했던 거리유세 대신 아파트 단지 내 20곳 이상의 상가를 방문하는 등 유권자를 직접 접촉하는 것으로 유세방식을 바꿨다. 유권자를 만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단지 내 경로당 3곳을 방문하며 노년층의 표심도 공략했다. 보궐선거 특성상 투표율이 낮은 가운데서도 노년층의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감안해서다.
박 전 대표는 가장 먼저 서구 월평3동 누리아파트 경로당을 찾았다. 이 곳에서는 한 70대 남성은 "박 대표와서 여론이 좋아졌죠?"라고 묻자 박 전 대표는 환하게 웃으며 "정말 입니까"라고 되물었고 한 60대 여성은 "어머니요, 따님이요?"라고 물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 전 대표는 이곳에서도 "대전에 한나라당 의원이 한 명도 없다"며 "이재선 후보를 꼭 국회로 보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경로당 위층에서는 단지 탁구회원들을 만나 주민회원들과 탁구도 쳤다. 박 전 대표는 탁구를 치던 도중 공이 잘 안맞자 "몸이 풀리면 꽤 잘하는데…"라고 아쉬워 했지만 정작 주변에서는 처음치는 실력치고는 상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아파트 단지 유세를 마친 뒤 박 전 대표는 탄방동에 위치한 사찰 세등선원을 방문해 불심도 공략했다. 주지인 정우스님은 박 전 대표에게 "우리 절은 대전시민들에게는 육영수 여사가 지은 절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고 박 전 대표가 이유를 묻자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대전시민들은 아직도 그렇게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우스님은 "내 마음은 이번에는 꼭 여성 대통령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라며 "이번에는 꼭 여성대통령을 원하고 모두가 소원한다면 이번에는 여성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한 뒤 "부처님께 열심히 기도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동행한 서상기 의원은 "여성대통령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고 이진구 의원은 "박근혜 대표의 DNA가 얼마나 좋으냐. 육영수 여사에 박정희 대통령이면 확실한 DNA아니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계속된 방문으로 이전보다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게 이 후보 측 설명이다. 박 전 대표와 동행한 한 의원도 "박 전 대표가 내일까지 유세를 하면 뒤집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주변 시민들도 연일 박 전 대표의 방문에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평3동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30대 한 주부는 "이재선씨가 확실히 열세라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 전날인 24일에도 대전 지원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표의 대전 지원유세에는 김재원 서상기 이진구 한선교 의원이 동행했다.[=대전에서] [최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