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30촉짜리 전구가 춤을춘다
억센 아줌마의 손아귀에 잡힌
꼼장어와 닭똥집 놀란가슴
눈물방울 떨구며
연탄부리 울음을 토해낸다.
나무 걸상에 앉은 몸
생의 한자락을 토막치며
막힌 가슴가슴 세상을 향해
망치질하며 구멍을 뚫며
눈물이 강물되어 흐른다.
마시는 술잔에 별이 떨어지고
인생도 담겨있다
생채기 난 사슬 풀어버리고.
구름걸린 높다란 하늘 꿈꾸며
마지막 술잔을 비운다
쓸어진 술잔에 내가 엎어져운다.
합덕읍 교동에 식당을 차리고 뿌리를 내린 지 2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합덕의 변화를 지켜봐왔던 그녀는 요즘 ‘합덕이 쓸쓸하다’고 말했다.
“예전엔 사람들로 북적였죠. 시장 골목골목마다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게 눈에 선해요. 요즘엔 가게도 예전만 못해요. 저녁 9시만 되면 읍내 가게들이 문을 닫고 사람들의 발길도 끊기는 걸요.”
채금남 씨의 시 ‘포장마차’도 이젠 사라진 추억이다. 몇 해전까지 만해도 저녁시간이 되면 합덕읍 버스터미널 골목에 포장마차가 불을 켜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나다 불쑥 들어가 소주 한잔에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내던 곳이었다.
“서민들이 부담 없이 술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었죠. 아는 사람이 포장마차를 해서 종종 그곳을 지날 때마다 들어가 보곤 했었는데 그때 느꼈던 서민들의 애잔함, 인생 등을 시로 표현한 거예요. 새벽별 보고나와 일하고 다시 별을 보며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잠시 몸을 녹이는 술 한 잔, 서민들에게는 돈 걱정 덜되고 푸짐하고 인심 좋은 포장마차가 제격이죠.”
요즘 그녀의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저마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고. 손님들이 한 끼 식사를 하며 풀어 놓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그녀에겐 시의 소재가 된다.
4년 전 연호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된 채씨는 요즘 딸의 도움을 받아가며 인터넷 문학카페에 글도 종종 올리고 있다.
“생각이 많아지고 머리가 복잡해질 때 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넓어지는 걸 느껴요. 아직 시 쓰는 일이 익숙치 않고 어렵지만 그래도 시가 참 좋아요.”
그녀는 “힘들다 생각하면 한 없이 힘들고 즐겁다 생각하면 또 한 없이 즐겁게 살 수 있는 게 인생”이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살면 덜 힘들게 살 수 있지 않겠냐”고 웃어 보였다.
첫댓글 바쁜중에도 글을 쓰시는 님이 존경 스럽습니다.행복한 마음으로 건필 하세요.
채금남 훌륭합니다 연호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