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狐精子의 禮 이야기-
우리의 관혼상제(冠婚喪祭)
전통관례(傳統冠禮)계례와 혼례婚禮
-지난호에 이어서
3) 관을 쓰는 사람의 위치와 방향이 다름
주례에서는 관을 쓰는 사람이 서고 앉을 자리를 모두 남향(南向)으로 설치하여 임금이 남쪽의 밝은 빛을 향하여 다스리는 원칙에 따른 것인데 주자가례에서는 관을 쓰는 사람이 모두 서쪽을 향하여 앉고 서게 해서 그 위상을 낮추었으니 제사에서도 주벽을 남향으로 하는 것이 종향은 서향이나 동향으로 하는 것이다.
4) 관을 쓰는 사람이 제사 지내는 술의 종류가 다름
주례에서는 예(醴:단술)로 제사 지내게 하였으나 주자가례에서는 주(酒:술)로 제사 지내게 하였으니 단술은 술보다 더욱 고귀한 것인즉 그 신성성을 한 단계 낮추었다고 할 것이다. 자고로 큰 제사에는 예제(醴齊)를 가장 먼저 올리는 것이다.
5) 관을 쓰는 사람이 나아가서 인사하는 대상이 다름
주례에서는 관례의식이 끝나면 관을 쓴 사람이 지방관청의 장관에게 가장 먼저 성인이 되었음을 신고하였는데 주자가례에서는 지방의 선생이나 아버지의 친구들에게 인사하게 하였으니 정치참여의 이정하는 행사를 사회참여의 자격을 인정하는 행사로 바꾼 것이다.
주자가례의 이러한 변화는 주자의 자의적 의도는 아니고 당시 사회의 왕권 신성화작업의 여파와 계급사회 풍조 속에서 민간 사회에 유행 한 것을 수용했을 뿐이니 주자도 심정적으로는 고례(古禮)를 회복해야 된다는 말을 여러 번 설파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주권(主權)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 평등사회에서의 관례(冠禮)는 당연히 주공(周公)이 제정한 주례(周禮)의 숭고한 이년을 재건하고 관을 쓰는 사람이 최고의 정치적 이상을 추구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될 것이니 현대 예절가의 분발이 요구되는 것이다.
2. 우리나라 전통 혼례(婚禮)
무릇 혼인은 남자와 여자가 천생연분의 배필을 만나서 일심동체(一心同體)가 되어 서로 공경하고 친밀한 가운데 안락한 가정을 이룩하여 어버이를 공경(恭敬)하고 자녀를 양육하며 나라에 충성하고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해서 하늘의 사명을 완수하고 인생의 만복을 누리는 길이므로 예로부터 혼인은 이성지합(二姓之合)이요 만복지원(萬福之源)이라고 하였고 또 군자의 길은 부부(夫婦)에서 실마리를 만든다고 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이 혼인이 중요하므로 자고로 혼인례가 있었으니 곡 혼례(婚禮)라 하는 바 해가 서산에 기우는 황혼녁에 예식을 거행하기 때문이고 황혼은 해가 지고 달이 뜨는 교대 시간이므로 남자를 상징하는 태양이 몸을 낮추고 찾아가서 여자를 상징하는 태음이 달을 비추어 밝게 높이 솟아오르게 하는 일이 혼인의 본의(本義)하는 의미를 취한 것이다.
그러므로 [시경(詩經)]의 규목(0木)편에서 노래하기를 “남산에 가지가 늘어진 나무 있어 칡덩쿨이 매달렸네. 즐거워라 군자여 복록을 받아 편안 하소서”라고 노래하였고 [주역(周易)]의 가인(家人)편에서는 “여자가 집안에서 자리를 바르게 하고 남자가 밖에서 자리를 바르게 함이 하는 땅의 큰 뜻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혼례는 신랑이 신부를 공경하고 친군하게 맞아들이도록 의례절차를 만들려고 노력하여 그 시일을 가습적 길게 해서 몇 달 도는 몇 해가 걸리던지 기한을 정하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단계적 절차를 밟도록 해서 함부로 건너뛰지 못하게 하였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혼인의 정신과 그 절차의 변천사를 살피고 오늘날 혼례 절차와 예법을 살피고자 한다,
강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