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마을 운동회
10월 17일 신선암공원, 푸른 나무가 우거진 신선암 공원.
공원에 들어서니 눈이 큰 당나귀 주위에 몰려든 아이들이 보인다. 사진도 찍고, 등에 올라타기도 하고, 당근 먹이도 준다. 구봉산 너머 매노동 당나귀 마을(흑석리) 당나귀다.
그 앞에는 청소년 아이들이 왔다 갔다 하며 손수건과 추첨권을 나눠준다. 자원봉사하러 온 중학생이다.
친구들과 함께라서 아이들 얼굴에 생기가 돈다. 누군가는 의자에 앉고, 누군가는 돗자리를 펴며 자리를 잡는다.
10시 30분, 화려한 옷을 입은 여러 사람이 큰 북을 들고 나타났다. 관저복지관 난타 팀의 힘찬 손놀림에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이어 검은 도복을 입은 배원균 태권도 시범단 아이들이 나왔다. 맨발로 태권도를 하는 아이들의 까만 발바닥이 웃기면서도 편안해 보인다. 힘찬 기합소리에 신선암공원이 들썩인다.
마을 운동회에 찾아온 내빈들. 제기차기로 마을 주민들이 응원하는 청, 백팀에 점수를 준다. 운동화를 미처 준비하지 못해서일까? 백팀 장종태 서구청장이 3개, 청팀의 류명현 구의원이 2개를 차는 등 내빈의 제기 실력이 드러났다. 제기 실력은 없어도, 마을 주민과 어울려 함께 하는 모습에 주민들의 웃음소리와 박수 소리로 운동회는 열기를 더했다.
빠라바라밤 빠라바라밤~~ 70년대 운동회 때 울려 퍼졌던 국민체조, 그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아이들도 어른들도 나와서 기억을 더듬으며 몸을 움직여본다.
운동회 시작이다.
신발 던지기, 발목 풍선 터트리기, 판 뒤집기 등 단체 놀이가 진행된다. 무겁고 긴 줄다리기가 등장했다. 4, 5살 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줄다리기하러 앞으로 나왔다. 태어나서 처음 줄다리기를 해본다는 꼬맹이들의 줄다리기 도전에 어른들은 사랑스러운 눈빛이다. 손수레도 등장한다. 5명의 아줌마를 태우고 열심히 달리는 아저씨. 아이가 응원하고 있으니 열심히 달릴 수밖에 없으리라.
돗자리에 자리 잡고 편안히 앉은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도 하고, 싸온 간식도 나눠 먹고, 게임에도 참여한다.
관저품앗이공동체의 천연제품으로 구성된 상품이 있기에 더 열심히 놀이에 참여한다.
우리밀 발효빵, 컵국수 등 간단한 먹거리와 사방치기, 투호, 고무줄놀이 등의 소소한 놀거리가 작은 재미도 준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실력을 보여준 용인대건양태권도와 엄마와 아이가 함께했던 오카리나 공연, 나무음악스튜디오의 기타공연으로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운동회였다.
내년에도 만나자는, 내년엔 더 멋지게 준비하겠다는 사회자의 말이 반갑다.
글 마을기자 김충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