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자린고비
민간어원에 보면, 옛날 충주 지방에 이씨 부자가 있었는데, 어찌나 구두쇠였던지 제사 때마다 지방에 `고비(考 妣)` 즉 `죽은 아비 考`, `죽은 어미 妣`를 써서 매년 기름에 전 똑 같은 지방을 썼다고 한다. 지방은 제사를 지내고 태워 없애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인데, 그만큼 인색한 부자였던 것이다. 그래서 ‘절은고비’란 말이 생기고, ‘절은고비>저린고비>자린고비’로 바뀌게 되었다.
이 말은, 종이(지방)를 태우지 않고 계속 사용했다는 인색함을 책망하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하찮은 것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절약하는 정신을 높이 사 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자웅을 겨루다
본래 역(曆)에서 나오는 자웅(雌雄)은, 자(雌)는 밤을, 웅(雄)은 낮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훗날 자웅은 수컷과 암컷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낮과 밤이 서로 번갈아 가면서 세상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에 비유해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양상을 나타낸 말로 ‘자웅을 겨루다’는 말이 쓰이게 된 것이다.
오늘날은 막상막하의 서로 비등한 힘을 가진 상대끼리 승부를 겨루는 것을 가리킨다.
자치동갑
‘나이가 한 살 틀리는 동갑`을 이르는 말이다.
자칫하면 동갑이 될 뻔했다는 데서 나온 말로, 아래로 혹은 위로 한 살 차이가 나는 경우에 쓰인다. 같은 뜻으로 어깨동갑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나이 차가 적기 때문에 서로 키가 비슷하여 어깨를 나란히 겨눈다는 뜻이다. 자치동갑끼리는 서로 친구로 하기로 하고 말을 트고 지내는 것이 상례이다.
잔나비
왜 원숭이를 `잔나비`라고 했을까?
우리말에 옛날에는(17세기까지도) `원숭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18세기에 와서 한자어인 `원성이`(원숭이 猿, 원숭이 猩)가 생겨났고 `성`의 음이 `승`으로 변하여 `원승이`가 되고 이것이 또 변하여서 오늘날 `원숭이`가 된 것이다.
원숭이의 고유어는 `납`이었다. 그래서 원숭이를 뜻하는 한자 `猿`의 새김도 `납 원`이라고 했다. 여기에 `재다`(동작이 날쌔고 재빠르다)의 형용사형 `잰`이 어두에 붙고, 명사화 접미사 ‘이’가 붙어서 `잰나비`가 되고 , 이것이 음운변화를 겪어서 `잔나비`가 된 것이다.
잡동사니
안정복은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인데, 이것저것 잡다한 것에 관심이 많았다.
마침내 안정복은 이것저것 잡다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만을 모아 책을 한 권 엮었는데, 그 책 이름을 <잡동산이>라고 했다.
바로 이 <잡동산이>에서 여러 가지가 한데 뒤섞였다는 뜻의 `잡동사니`라는 말이 나왔다.
장가가다
`남자가 혼인을 하다`의 뜻으로, 말 그대로 남자가 장가(丈家 : 장인, 장모의 집)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도 고구려 시대에는 모계중심 사회의 유습을 받아 결혼을 하게 되면 남자가 신부 집에서 일을 해주고 첫 아이를 낳으면 비로소 독립해 나가도록 했었다. 지금은 이러한 풍습이 없어졌지만 말에는 아직도 그 유습의 흔적이 남아 있고, 또 구식 결혼 후에 신랑이 사흘 동안 신부 집에 묵는 것도 그 유습의 잔재로 볼 수 있다.
장로(長老)
기독교의 '장로(長老)'는 불교에서 전래한 말로, 본디 이 말은 '지혜와 덕이 높은 스님'이란 뜻이었다. 현재 기독교에서는 '선교 및 교회의 운영에 참여하는 성직의 한 계급'을 뜻한다.
재미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흥취`를 뜻하는 말이다.
재미는 원래 자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란 뜻을 지난 한자어 `자미(滋味)`에서 나온 말이다. 자미가 우리말의 `ㅣ` 모음역행동화 현상에 의해 `재미`로 변하면서 말뜻도 함께 바뀌게 된 것이다.
점심
점심은 선종(禪宗)에서 선승들이 수도를 하다가 시장기가 돌 때 마음에 점을 찍듯 아주 조금 먹는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래서 마음 심(心), 점 점(點)을 쓴 것이다. 이처럼 점심은 간단하게 먹는 중간 식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흔히들 중식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일본식 한자어이므로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
점을 찍다
`어느 것, 또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나타내거나 마음속으로 정하다`라는 뜻이다.
관원을 선임할 때에 삼망(三望 : 벼슬아치를 발탁할 때 셋을 추천하는 일)의 후보 가운데서 한사람의 이름 위에 임금이 친히 점을 찍어서 뽑는 것을 `낙점(落點)`이라고 했다. 이로부터 임금이 낙점을 하듯이 자기마음에 드는 대상을 고르는 것을 `점을 찍는다`고 하게 되었다.
점잔
`무겁고 야하지 않은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형용사 `점잖다`에서 온 말(명사)이다. 점잖다는 `젊지 아니하다`가 줄어서 된 말인데, 15세기 국어의 `졈다`는 `어리다`의 뜻이었다. 따라서 `점잖다`는 `어리지 않다`, 즉 어른스럽게 행동거지가 의젓하다는 뜻이다. (현대어 ‘젊다’가 ‘졈다’에서 온 말이다.) 흔히 `점잔을 빼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말은 나이는 젊은데 ‘짐짓 점잖은 척 해 보인다’는 뜻으로 쓴다.
정곡을 찌르다
과녁의 한가운데를 일컫는 정곡(正鵠)이란 말은 활쏘기에서 나온 말이다.
과녁 전체를 적(的)이라 하고 정사각형의 과녁 바탕을 후(候)라고 한다. 그 과녁 바탕을 천으로 만들었으면 포후(布候), 가죽으로 만들었으면 피후(皮候)라 했다. 동그라미가 여러 개 그려진 과녁의 한가운데 그려진 검은 점을 포후에서는 정(正)이라 하고, 피후에서는 곡(鵠)이라 했다. 정(正)은 본래 민첩한 솔개의 이름이고, 곡(鵠)은 고니를 가리키는 말인데, 둘 다 높이 날고 민첩하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맞히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과녁 중에서도 가장 맞히기 힘든 부분인 정 가운데를 맞혔을 때 `정곡을 맞혔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정곡은 과녁의 한가운데를 뜻한다.
같은 뜻을 가진 말로는 `적중(的中: 과녁의 가운데)이 있다.
활쏘기가 사라진 오늘날에는 ‘정곡을 찌르다’는 `어떤 문제의 핵심을 지적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제비초리
‘뒤통수의 골에 뾰족하게 내민 털`이 마치 제비꼬리 같다고 하여 `제비초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의 안심에 붙은 고기는 `제비추리`라고 한다.
젠장할
`젠장할`은 `제기 난장을 맞을` 이 줄어서 된 말이다.
`난장`이란 정해진 형량 없이 신체의 부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매로 치던 조선시대 고문을 말한다.
일이 뜻대로 안 풀려서 투덜거리거나 다른 사람을 욕할 때 쓴다.
젬병
`해놓은 일이나 물건이 형편없거나 잘못 되었을 때` 이르는 말이다.
‘전병’이 변해서 된 말이다. 전병은 찹쌀가루 밀가루 수수가루 따위를 반죽하여 번철에다 둥글고 넓게 지진 떡을 말하며 우리말로는 `부꾸미`라고 한다. 전병을 납작하게 지져 놓아 볼품없이 된 모양을 빗대어 나타낸 말이다.
조바심
`바심`은 `타작한다`라는 뜻의 말로서 `조바심`은 `조를 타작하다`라는 뜻이다. 조는 귀가 질기므로 어지간한 정도로는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굉장히 노력을 기울어서 해야 만이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조를 타작하는 마음처럼 무척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것을 `조바심`이라 한다.
좀이 쑤신다
좀벌레가 몸을 쑤셔대면 가려워서 참을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가만히 참고 기다리지 못하는 것을 ‘좀이 쑤신다’라고 하게 되었다.
종간나 새끼
`(함경도 지방에서) 상대방을 얕잡아 이르는 욕설`이다.
`종갓나`는 함경도 사투리로 `종살이를 하는 가시내`라는 말이다. 즉 종년의 자식이라는 뜻으로 상대방을 경멸하여 욕설로 쓰는 말이다.
주걱
‘주걱’은 ‘죽(粥) + 억’으로 분석된다. ‘-억’은 다 아는 바와 같이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사이다. ‘터럭’이 ‘털 + -억’으로 되어 있고, ‘주먹’은 ‘줌 + -억’으로 되어 있는데, ‘주걱’에서 분석되는 ‘-억’도 이와 같은 것이다. 죽 같은 것을 푸는 데 쓰는 도구가 ‘주걱’이다. 밥을 푸는 것은 ‘밥주걱’이라 한다.
그런데 이 ‘밥주걱’의 생김새 때문에 여러 단어가 생겨났다. 턱이 유달리 길고 앞으로 굽은 턱을 ‘주걱턱’이라고 하고, ‘구두’를 신을 때 쓰는 도구도 주걱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구둣주걱’이라고 한다.
주마등
`사물이 몹시 빨리 변하여 돌아감`을 이르는 말이다.
등(燈)의 외피(外皮) 중심을 철사 끝에 머물게 하고 속에서 타는 촛불의 열기가 한쪽 방면으로만 빠져나가게 하여 그 힘으로 빙빙 돌게 한 것을 주마등이라고 한다. 등에다 말을 그려 놓았기 때문에 돌아가면 등에 그려진 말이 저절로 달리는 것처럼 보인다. 주마등이 돌아가는 것처럼 빠르게 변한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흔히 `어린 시절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와 같이 쓴다.
쥐뿔도 모른다
` 아무것도 모른다`의 뜻이다.
옛날에 한 노인이 짚으로 자리를 매고 있는데 작은 쥐 한 마리가 왔다 갔다 하였다. 이에 노인이 짚에 붙어있는 벼를 훑어주었다. 이런 일을 되풀이하면서 노인과 쥐가 친해지고 쥐는 점점 자라서 강아지만 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쥐가 노인으로 변해서 가족들을 속이고 진짜 노인을 집에서 내쫓았다. 집에서 쫓겨난 뒤 이리저리 걸식하면서 떠돌아다니던 노인은 어느 절에서 스님을 만나 사연을 이야기하고 고양이 한 마리를 얻었다. 몇 해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 노인은 고양이를 풀어서 마침내 요망한 쥐를 잡았다. 그리고 집안 식구들은 불러 한바탕 야단을 친 다음에 아내를 따로 불러서 `지금까지 쥐좆도 모르고 살았느냐?`라고 힐난을 했다고 한다.
비슷한 이야기 중에 여자가 같은 이유로 쫓겨났다가 천신만고 끝에 다시 본래 위치를 찾은 다음 남편에게 `쥐씹도 모르고 살았느냐?`고 따졌다는 것도 있다.
이런 우스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앞 뒤 분간을 못하는 사람을 일러 `쥐좆(또는 쥐씹)도 모른다`고 하는 말이 생겨났으며, 표현상 성기(性器)를 나타내는 부분을 은유적으로 둘러서 `쥐뿔도 모른다`고 하게 된 것이다.
지랄한다
`마구 법석을 떨거나 분별없는 행동을 하다`의 뜻이다.
지랄은 원래 간질병을 뜻하는 말이다. 간질병의 증세는 대체로 눈을 허옇게 뒤집으며 입에 거품을 물고 온몸에 경련을 일으킨다. 정확한 사리분별 없이 날뛰는 사람의 행동을 간질병의 발작 증세에 빗대어 나타낸 말이다.
지사(知事)
'도지사(道知事)'를 줄인 말로 쓰는 '지사(知事)'는, 원래 불교용어로 '일(事)을 알다(知)', '업무를 관장하다'의 뜻인 범어(梵語) 'karma dana'의 한역(漢譯)이다.
중국에서는 절의 집사나 사무를 관장하는 사람을 '지사(知事)'라고 했으며, 고려시대에는 5품에서 6품까지의 지방관직과 2품에서 5품까지의 중앙관직에, 조선시대에는 정2품과 종2품 중앙관직에 '지사'라는 명칭을 썼다. 오늘날 ‘도지사’가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지아비 지어미
원래 `집`의 관형격(소유격) 형은 훈민정음 창제 당시(15세기)의 문헌에 보면 `짓아비, 짓어미`였는데 19세기말에 와서 `짓`이 `지아비, 지어미`가 되었다. ‘ㅅ’이 유성음 사이에서 반치음의 과정을 거쳐 탈락한 것이다. ‘짓’은 ‘집’의 뜻으로 사이시옷이 들어가면서 본래 받침은 약화되어 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아비, 지어미`의 본디 뜻은 `집아비, 집어미`인 셈이다.
지치다
`피곤하다`는 뜻으로 곧잘 `지치다`란 말을 쓴다.
그런데 이 `지치다`란 말은 원래의 뜻이 `설사하다`란 뜻의 ‘즈다’에서 온 말이다. 설사하는 행위의 결과로 신체에 나타나는 탈진상태를 `지치다`라 하였는데, `피곤하다`는 의미로 바뀌게 된 것이다. `설사(泄瀉)가 훈몽자회에도 ‘지칠 설’, ‘지칠 사’로 되어 있다.
직성이 풀리다
`소망이나 욕망 따위가 제 뜻대로 성취되어 마음이 흡족하게 되다`의 뜻이다.
사람의 나이에 따라 그의 운명을 맡아 본다는 별을 가리켜 직성이라고 했다. 그 차례는 제웅직성, 토직성, 수직성, 금직성, 일직성, 화직성, 계도직성, 월직성, 목직성의 아홉 직성이 있다. 이 직성에는 흉한 직성이 있고 길한 직성이 있다. ‘직성이 풀리다’는 직성(直星)의 변화 여부에 따라 자신의 운명도 결정된다는 사고방식으로부터 생겨난 말이다.
쪽도 못 쓴다
상대해보지도 못한 채 기가 눌리어 꼼짝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은 본래 씨름판에서 나온 말이다. 씨름판에서 상대한테 배지기로 들렸을 때, 자신의 발등을 상대의 종아리 바깥쪽에 갖다 붙이면, 상대가 더 들지도 못하고 내려놓지도 못하고 힘은 힘대로 빼면서 애를 먹는다. 이런 기술을 `발쪽을 붙인다`라고 하는데 그런 기술도 써보지 못하고 당했을 때 `쪽도 못 쓴다`라고 한다.
또 사람이나 어떤 사물에 혹할 정도로 반하여 꼼짝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차
찬물을 끼얹다
이 말은 본래 흘레붙은 개들을 떼어놓을 때 쓰던 방법이다. 족보 있는 개가 종자도 모를 남의 개와 어울렸을 때 그 새끼를 밸 것을 염려하여 찬물을 한 동이 끼얹어 떼어놓는 데서 나온 말이다.
한참 진행 중인 일을 중단하게끔 하는 말이나 행동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면서, 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어색하게 되거나, 신나게 일하고 있는 중에 그 일을 그만두게 만드는 어떤 요인이나 단서를 제공하는 것을 말할 때 쓴다.
참치
다랑어는 영국에서는 튜나(tuna)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마구로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랑어를 참치라고도 부른다. 이 참치라는 명칭은 해방 후 해무청 어획 담당관이 당시 동해연안에서 ‘참다랭어’라 부르는 것을 잘못 알고 물고기를 뜻하는 ‘치’를 ‘다랭어’ 자리에 붙여 ‘참치’로 보고서에 기록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참치`의 우리나라 표준명은 ‘다랑어’다. 생물학회와 교육부에서도 다랑어라는 어명을 표준 명으로 결정하고 국정교과서에도 다랑어라는 어명을 활용하고 있다. 구미인들은 다랑어의 살색이 백색에 가까운 담홍색인데다가 그 맛이 닭고기 맛과 같다고 해서 다랑어를 바다닭고기(Sea-Chicken)이라고도 부른다. 구미인들은 통조림 원료로도 널리 활용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다랑어 생선회를 <마구로 사시미>라고 부르면서 바다 생선회 중의 일품으로 상미(賞味)하고 있다.
창피하다
체면 깎일 일을 당하여 부끄럽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한자어 창피(猖披)에서 온 말로, 원래 옷을 입고 띠로 매지 않은 채 헝크러진 모습이라는 뜻에서, 이는 남에게 보이기에 체면이 깎이는 일이므로 부끄럽다는 뜻으로 쓰이게 된 말이다. 창(猖)은 기운이 넘쳐 미쳐 날뛰는 것을 가리키는 글자로, 猖狂(창광)이라거나, 전염병이라든지 옳지 못한 세력들이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커지는 것을 뜻하는 창궐(猖獗)과 그 뜻이 일맥상통한다. 피(披)는 풀어헤치다는 뜻으로, 풀어헤치면 속의 것이 드러나게 되므로, 속에 감추어진 무엇을 남들에게 보이는 것을 피(披)라고 한다. 이는 남 보기에 볼썽사나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천둥벌거숭이
`두려운 줄 모르고 철없이 덤벙거리나 날뛰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벌거숭이는 `벌거벗은 사람`이라는 뜻 외에 ‘붉은 잠자리’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벌거숭이가 천둥이 치는데도 두려운 줄 모르고 이리저리 날아다닌 데서 생겨난 말이다.
천애고아
`천애(天涯)`는 `천애지각(天涯之角)`의 준말로 하늘의 끝이 닿는 곳과 땅의 한구석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하늘과 땅처럼 서로 까마득하게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을 일컫는 말로서, ‘천애고아’란 서로 아무 인연이 없는 곳에 내던져진 고아를 가리킨다. 즉 이 세상에 살아 있는 핏줄이나 부모가 없이 오직 자기 혼자 남겨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철부지
계절의 변화를 가리키는 말인 ‘철’은 사리를 헤아릴 줄 아는 힘, 곧 지혜를 뜻하는 말이다. 그 뒤에 ‘알지 못한다’는 한자말인 ‘부지(不知)’가 붙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지 못하는 어린애 같은 사람을 일컬어 ‘철부지’라고 하게 되었다.
청기와 장수
`저만 알고 남에게는 알리지 않아 어떤 일을 자기 혼자서 차지하려는 사람`을 가리킨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청기와 굽는 법을 알아냈으나 이익을 혼자 차지할 생각으로 아무에게도 그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죽었다. 그 바람에 후세에까지 그 비법이 전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에서 비롯한 말이다.
촌닭
좀 어수룩해 보이는 시골 사람이 큰 도시에 오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그 모습이 마치 시골 닭이 기웃거리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촌스럽고 어수룩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촌닭’이라고 하게 되었다.
총각
혼인할 나이가 된 성인 남녀를 지칭할 때에는 `처녀(處女)` `총각(總角)`이란 한자어를 사용한다. 그 중에서 `처녀`는 그 단어 속에 `여`가 들어 있어서 그 뜻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한자 `總(총)`은 지금은 `다 총` 등으로 `모두`라는 뜻을 나타내고 있지만, 원래는 `꿰맬 총`, `상투 짤 총` 등으로 쓰이던 것이다. `각`은 물론 `뿔 각`이다.
중국에서나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머리를 양쪽으로 갈라 뿔 모양으로 동여맨 머리를 `총각`이라고 했다. 이런 머리를 한 사람은 대개가 장가가기 전의 남자였다. 그래서 그러한 머리를 한 사람을 `총각`이라고 한 것이다. 옛날에는 어린 소년들에게도 `총각!`하고 불렀다.
추파
‘추파(秋波)’란 가을철의 잔잔한 물결이라는 뜻으로 잔잔하고 곱게 뜬 여자의 눈길을 말한다.
오늘날 ‘추파’라는 말은 은근히 남자의 마음을 사려고 알랑거리는 기색이나 태도를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추호(秋毫)도 없다
추호(秋豪)의 한자는 ‘가을 秋, 터럭 毫’로, 본래 가을 짐승의 털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을이 되면 털갈이로 짐승의 털이 매우 가늘어지는데 그 가늘어진 터럭 하나조차도 없을 정도라니 아주 없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흔히 아주 적거나 거의 없는 것을 강조해서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이다.
치가 떨린다
너무 분하거나 억울한 마음이 들 때 흔히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간다. 그런데 이를 너무 악물거나 갈게 되면 이가 흔들린다. 그래서 ‘치(齒)가 떨린다’라는 말이 생겼다.
첫댓글 첫 걸음부터 하나씩 공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우리말 어원을 공부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언어의 방도 커지고... 문법도 중요하지만 우리들이 틀리지 않은 언어를 많이 보유할 수 만 있다면 스스로 부자라는 생각이들어 공부하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서서히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책으로 엮어볼까 하구요.
청기와 장수가 되지 않도록 힘쓰겠습니다
그러니 말이예요 선생님께서 보유하고 계신 정보도 좀 올려주세요 혼자 보유하고 있으면 청기와 장수가 되고 말겠지요 기대합니다.ㅎㅎ
종간나 새끼 라는 말이 재밌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역사적으로 볼때 우리나라에 신분제도가 있었다는 입증자료도 되는 말이지요. 신분제도,고려장,... 부끄러운 제도였습니다. 물론 어원의 변천은 지역민의 성품도 들어있습니다. 전북,충청,경북지방은 신분제도가 있었다고해도 그런 강한 상스런 말은 찾아 볼 수 없는 게 특징입니다. 옛고구려 지방의 강함이 윗지방에서는 강한발음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추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