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의 17가지 모순-이 시대 자본주의 위기와 대안
첫 일곱 가지의 모순은 자본이 제대로 기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점에서 기본모순이다. 게다가 이 기본 모순들은 서로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기 때문에 이 모두를 심각하게 변형하거나 철폐하지 않고서ᅟᅳᆫ 그 어느 하나도 철폐는 고사하고 실질적인 변형조차 하지 못한다. 가령 주택의 사용가치를 제공할 때 교환가치의 지배와 횡포에 도전한다는 것은 화폐의 형태 및 역할의 변화와 우리 모두가 지나칠 정도로 익숙한 사유재산권 체제를(철폐까지는 아니더라도) 변형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반자본주의적 대안을 탐색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요구처럼 보이게 된다.
동시 다발적인 변혁이 수많은 전선에서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한 전선에서 겪는 난관이 다른 곳에서 일어난 강한 저항에 의해 억제되어 총체적인 위기를 피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모순들 사이의 이와 같은 연결관계는 문제를 키울 수도 있다. 한 가지 모순이 심화되면 전염성을 띠고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2007~2009년에 분명하게 일어났더 것처럼-2007년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에서 출발하여 전 세계로 확산된 세계경제위기를 말함) 전염이 증폭.확대되면 총체적이 위기가 발생한다.
ㄴ총체적인 위기를 양산하는 모순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여기에 있다. 이런 총체적인 위기를 양산하는 모순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여기에 있다. 모순이 전개되는 과정을 개괄적으로 알고 있으면 저항운동, 특히 반자본주의운동은 위기형성과 해소 과정에서 모순이(지리적으로, 부문별로)움직이고 심화되는 방식에 놀라고 좌절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이용해 더 좋은 위치를 선점하게 될 것이다. 위기가 자본이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고자 하는 사회운동들이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국면도 될 수 있다.
자본의 기본 모순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의 기본모순은 다양한 방ㅇ식으로 맞물려 자본축적의 기본구조를 제공한다.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사이의 모순은 화폐의 존재에 좌우되고 1,화폐는 사회적 노동으로서의 가치와 모순적인 관계에 있다.
2,교환가치와 그 척도인 화폐는 교환에 간여하는 것들 간의 일정한 사법적인 관계를 전제한다. 이 때문에 개인에게 부여된 사유재산권과 이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관습적 구조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개별화된 사유재산과 자본주의 국가의 집합성간의 모순에 기초를 제공한다.
3.국가는 교환의 주요 수단인 명목화폐뿐만 아니라 폭력의 정당한 사용에 대한 독점권을 가진다. 화폐형태의 영속성과 사유재산권의 영속성 간에는 깊은 연관성이 존재한다.(양자는 서로를 은연중에 암시한다.) 사적인 개인은 교환을 통해 사회적 노동의 결실(공동의 부)을 자신을 위해 합법적으로 자유롭게 전유할 수 있다.
4.이는 자본가계급권력의 형성을 위한 금전적 기초를 구성한다. 하지만 자본은 노동력의 상품화를 통해서만 스스로를 체계적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평등에 기초한 시장교환 시스템이 어떻게 이윤의 불평등을 양산하는가의 문제에 답을 준다. 이 답은 사회적 노동(우리가 타인을 위해서 하는 노동)이 소외된 사회적 노동(자본의 생산과 재생산에만 전념하는 노동 ) 으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 결과 자본과 노동 간의 기본 모순이 나타나게 된다.
5.위 모순들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다양한 물질적 형태를 거치는 자본순환의 꾸준한 흐름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이는 다시 자본의 경관에ㄴ서 고정성과 이동성 간의 심각한 긴장을 암시한다.
6.자본순환 내에는 자본의 생산과 실현간의 모순적인 통합이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위 모순들은 자본이 만든 대안을 마련할 정치적 지형을 밝혀준다. 정치적 대안은 교환가치보다 사용가칠을 지향해야 하고, 부와 권력의 사적 축적을 억제하는 화폐형태를 추구하며,국가-사유재산을 결합을 해체하여 집합적으로 관리되는 중층적인 공유재산 체제로 전환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공동의 부를 전유하는 사적 개인의 능력은 억제되어야 하고 계급 권력을 위한 금전적 기초는 허물어져야 한다. 자본과 노동 간의 모순은 조합노동자들이 소외되지 않은 노동에 참여할 권리 즉 타인에게 필요한 사용가치를 생산하면서도 자신의 노동과정을 직접 결정할 권한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고정성과 이동성 간의 관계(이는 보편적인 인간의 존재조건이기 / 때문에 결코 없애지 못한ㄷㅏ)는 블로소득계급의 권력을 억제하고 만인의 기본적인 필요를 꾸준하고 확실하게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생산을 위한 생산이라는 쳇바퀴를 돌려 조증에 걸린 듯 들뜨고 소외된 소비주의라는 강압의 세계를 유지하는 대신, 만인ㅇ 적절한 물질적 생활수준에 이르는 데 필요한 사용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생산을 합리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실현은 필요 중심의 수요로 전환되고 생산은 여기에 대응하는 형ㅎ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본모순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존재하는 자본특성이다. 기본모순과 관련하여 변함없는 유일한 사실은 이 모순들이 불안정하고 꾸준히 변화한다는 점이다. 정치경제학의 이해방식은 밝혀진 원리를 모든 시공간에서 참이라고 가정하는 자연과학 모델과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기본법칙(기본모순)을 드러내는 수단은 시간이 갈수록 변하고, 이것이 만들어 내는 패턴도 시간이 갈수록 변하고 재형성된다. 그러고 난 뒤 각각의 새 패턴, 각각의 새로운 배열의 집합들은 경제를 위한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내고 옛것은 흘러가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요소(기본법칙)들은 항상 그대로 남아 있다.
움직이는 모순들의 경우, 이 모순들이 기본적인 속성을 먼저 설명해 둘 필요가 있다. 그 진화적 경로를 어느 정도 이해할 경우 우리는 미래의 전망과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발언할 수 있다. 이 진화는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다. 무작위적이지도 우연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진화적 변화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기 때문에 현재의 딜레마뿐만 아니라 미래전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불안성과 움직임은 중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정치적 기회를 제공한다. 때문에 움직임을 정확히 감지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한 장소에서 의미있는 정치적 사고와 전략이 반드시 다른 장소에도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움직이는 모순들이 각각 차별적으로 진화하면서 자본의 역사적.지리적 진화의 이면에는 많은 역동적인 힘을 제공한다.경우에 /따라 이런 모순들의 움직임은 진보적이다.(여기저기서 반전과 차질이 항ㅅ상 뒤따르긴 하지만) 공간의 지리적 생산이 그렇듯이 기술변화는 대체로 누적적이었다. 물론 두 경우 모두강력한 역풍 과 반전을 경험한다. 쓸만한 기술들이 뒤쳐져 사장되 고, 한ㄸㅐ 자본주의 활동의 강력한 중심지였던 공간과 장소가 유령 마을이 되거나 바람 빠진 풍선처럼 볼품없어진다. 독점과 경쟁 간의,혹은 빈부 간의 움직임처럼 이런 움직임이 진자운동에 가/까울 때도 있다. 그리고 자유와 지배의 경우에서처럼 그 움직임이 서로 간의 투쟁에서 정치적 힘의 부침에 따라 좌우되다 보니 혼란과 임의성에 더 가까울 때도 있다.
아니면 사회적 재생산이라는 복잡한 영역에서처럼 자본주의이 역사적 진화와 자본의 특수한 요구사항의 교차지점이 너무나도 비결정적이고 뒤섞여 있어서 움직임의 방향과 강도가 일회적이고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결혼,가족,육아 등) 사회적 재생산의 다양한 측면에 엄격한 규범을 보유한 종교집단의 목소리가 커지고 여성,장애인, 성적소수자(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렌스젠더 사회집단)의 권리가 신장하면서 기본모순의 관점에서 자본과 자본주의가 서로 얼마나 협력적이거나 적대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어려워졌다. 사회적 재생산의 모순이 이 정도면 지배와 자유의 복잡한 관계는 훨씬 더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정형ㅎ화된 움직이느 모순들은 자본과 자본주의 양자의 공진화에 많은 에너지와 혁신의 열정을 제공하고 새로운 계획을 위한 풍부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여기에는 더 나은 사회에대한 희망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바로 여기서부터 대안적인 건축과 구조들이 나타날 수 잇다.
기본모순의 사례처럼 움직이는 모순들은 전체 자본내에서 흥미로운 방식으로 서로 교차하고 상호작용하며 개입한다. 공간의 생산과 불균등한 지리적 발전의 동학은 수송의 기술과 조직형태(가령, 국가기구ㅇ와 영토적인 조직형태),그리고 공간의 생산에서 일어난 기술변화에 강하게 영향을 받아 왔다. 불균등한 지리적 발전의 영역안에서는 사회적 재생산에서 나타나는 차이와 자유와 지배사이의 균형의차이가 만개하여 그 자체로 공간의 생산과 불균등한 발전의 생산을 구성한다.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의생산, 사호ㅣ조직, 정치권력이 일시적으로 만개할 수도 잇는 ㅇ이질적인 공간의 창조는 반자본주의의 가능성이 부단히 열리고 닫히는 영역이 형성됨을의미한다.
여기서도 권력의 집중과 독점 대ㅇ 분산과 경쟁의 문제가 작동하여 기술적.조직적 역동성에영향을 미치고 경제적 이익을 위한 지정학적 경쟁에 불을 붙힌다. 그리고 빈부의 균형이 영역 간의 경쟁, 이주의흐름, 노동의 생산성 및 새 제품군의 개발과 관련된 경쟁적인 혁신에 의해 끊임없이 변형되고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상호작용관계 속에 놓인 역동적인 모순이라는 틀 안에서 우리는 다양한 대안적인 정치 프로젝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프로젝트 중 많은 것들은 자신의 모순에 대한ㅠ자본의 고유의 대응으로 구성된다. 때문에 자본재생산의 조건을 전면적인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영구적인 위험과 불확실성으로 몰고 간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반자본주의적인대안이 어떤 모습일지 전망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자본의 기능을 변경하는 계획이 끼어 들 가능성은 무수히 많다.
마르크스도 그랬지만 나는 미래는 우리 주위의 세상에 이미 대체로 존재하고 있으며(기술혁신과 마찬가지로) 정치혁신은 지금까지고립되고 분산되어있던 기존의 정치적 가능성들을 다른 방식으로 엮는 일이라고 믿는다. 불균등한 지리적 발전은 자본의 지배적인 실천에 다시 흡수되기 전에 최소한 잠시 동안 새로운 협력의 양식이 번성할 수 있은 희망의 공간과 헤테로토피아(헤게모니가 작동하지 않은 장소와 공간)적 상황을 생성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같은)새로운 기술은 민주적인 거버넌스의 대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지배로부터 잠재적으로 자유로운 새 공간을 열어 준다. 사회적 재생산 영역의 계획들은 사회적 관계를 좀 더 보편적으로 혁신하고인간화하기를 갈구하는, 자연과 인간의 신진대사 관계에 대해 미학적으로 더욱 만족스럽고 세심한 접근법을 육성하기를 갈구하는 새 정치적 주체를 만들어 낼 수 잇다,. 물론 모든 것들이 그렇게 쉽게 결실을 맺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모든 반자본주의의 정치는 자본의 모순을 샅샅이 뒤지고 이미 손에 있는 자원과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대안적인 우주를 구축할 수 있는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느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점만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제 우리는 위험한 모순들을 살펴볼 것이다. 맑스는 ㅇ자본이 그 내부모순의 무게에눌려 결국 붕괴하리하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기계에 모래를 뿌리거나 기계의 진행을 공격적으로 멈춰 이를 대체하는 인간행위없어도 자본주의 경제적 엔진이 기계적으로 붕괴할 수 있음을 전제한다. 하지만 맑스는 자본이 점진적인 토양오염과 대량빈곤을 유발하여 인유 대다수의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한편 사회게급 불평등을 극적으로 확대하념서도 영원토록 스러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입장이다. 이 상황을 지탱하기 위해 개별 인간 번영의 잠재력을 점점 더 억압적이고 독재적인 방식으로 부정(즉 오늘날 우리가 대체로 경험하고 있은 전체주의적인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적인 경찰국가의 감시, 군사화된 통제 시스템의 강화)하긴 하겠지마 말이다.
맑스의 관점에 따르면 자본이 인간의 창의적인 역량과 권력의 자유로운 발전을 너무 심하게 부정한 결과 인간이 자본의 발달과정에서 축적한 가능성의 보고가 거덜 난다. 또한 화폐자산 의 영구적인 증대와 협소한 경제계급의 이익 충족을 위해 인류의 가능성을 담고ㅇ있는 진정한 재산을 탕진하기에 이른다. 이런 전망을 마주햇을 때 분별력있는 유일ᄒᆞᆫ 정치적 행동은 자본을 넘어설 방법, 갈수록 독재적이고 과두적인 구조를 갖추어 가는 자본가 계급권력의 제약을 뛰어넘은 방법을 모색하고, 자본주의 경제의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훨씬 평등ㅇ하고 민주적인 새 배열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국가개입을 통해 생산과 실현의 모순적 통합을 재조정하는 한편, 지정학적 경쟁을 안정시키고 불균등한 지리적 발전과정을 합리화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문제였던 1945년에는 환경문제와 복률 성장을 유지하는 과제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햇을 것이다. 세 모순은 자본주의 경제적 엔진의지속적인 작동능력이라는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합리적인 조건에서ㅈ 인간의 삶을 재생산한다는 관점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위험하다. 이 중 하는 치명적인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본의 무한축적이라는 명령에 따라 움l직이는 진화의 경로를 바꾸려는 혁명운동d이 일어나야만 그 치명적 잠재력이 증명될 것이다. 이런 혁명의 정신이 결실을 맺어 우리의 생활방식을 급진적으로 바꿔놓을지 그 여부는 알 수 없다. 이는 전적으로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이런 의지를 행사하는 첫 단계는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지고 우리가 직면한 현재의 위험과 선택의 본질을 속속들이 궤뚫는 것이다.
우리는 아래의 항목들이 실현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1.만인에게 적절한 사용가치(주택,교육,식량안보 등)를 직접 제공해야 한다. 소수의 사적 개인의 손에 교환가치를 몰아주고 지불능력에 ㄸk라 상품을 할당하는 이윤극대화에 눈이 먼 시장시스템을 통해 이런 사용가치를 제공해서는 안된다.
2.상품과서비스의 순환을 활성화하되, 사적 개인들이 사회적 권력으 형태로 화폐를 축적하는 능력을 제한 혹은 배제하는 교환수단이 만들어져야 한다.
3.사유재사과 국가권력 간의 적대ᅟᅳᆫ 최대한 공유권 체제로 대체되어야 하며, 특히 인류의 지식과 토지는 인류가 가진 가장 중요한 공유재로 관리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공유권체제의 탄생.관리.보호는 대중의회와 결사의 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4.사적 개인이사회적 권력을 전유하지 못하도록 경제적.사회적 장벽을 세워 차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는 병리적인 일탈행위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멸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ㄴ
5.자본과 노동간의 계급적대는 생산자연합으로 해소되어야 한다. 이 생산자연합은 공동의 사회적 필요충족을 고려하여 다른 연합과 힘을 합쳐 무엇을,어떻게, 언제 생산할지 자유롭게 결 ㅇ정할 수 있어야 한다.
6.일상생활의속도를 늦춰야 한다. 대신 창조적 파괴라는 극적인 사건에 휘말리지 않고, 안정되고 잘 관리된 환경에서 자유로운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을 극대화해야 한다.
7.인구의 결사체는 서로 상호적인 방식으로 사회적 필요를 평가하고 소통하여 생산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단기적으로 실현에 대한 고민이 생산에 대한 결정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
8.모든 형태의 사회적 노동에서 발생하는 부하를 덜고, 기술적인 분업 내에 존재하는 불필요한 차이을 없애며, 개인과 집단이 자유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ㄹ 풀어 주고, 인간활동의 생태발자국을 줄이는 새 기술과 조직형태가 만들어져야 한다.
9.자동화,로봇화,인공지능을사용하여 기술적 분업을 축소해야 한다. 없애기 힘든 중요한 기술적 분업을 최대한 사회적 분업과분리되어야 한다. 행정.대표.치안기능은 개인이 돌아가면서 맡아야 한다. 전문가의 통치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10.생산수단의 사용에 대한 독점과 중앙화된 권력은 대중들의 결사로 귀속되어야 한다. 이ㅣ 결사를 통해 개인과 사회집단이 보유한 분산된 경쟁의 힘을 동원하여 다양한 기술적.사회적,문화적, 생활양식상의 혁신을 마련해야 한다.
11.생활양식과 존재양식, 사회적 관계와 자연과의관계, 영역적인 결사와 코뮌, 집단 내에 존재하는 습관과 신념은 최대한 다양해야 한다. 그리고 영역 내에서, 또한 코뮌 사이에서 개인의 지리적 이동은 자유롭고 거리낌이 없으면서도 정연해야 한다. 결사대표들은 규칙적으로 모여서공동의ㅣ과업을 평가.계획.수립하고, 모두에게 닥친 문제를 다양한 규모에서(생물지역적 규모, 대륙의 규모.전 지구적 규모)처리해야 한다.
12.모든 물질적 불평등은 능력에 따라 분배가 아닌 필요에 따른 분배원칙을 통해 해소되어야 한다.
13.타인을 위한 필요노동과 자신.가정.코뮌을 위한 재생산 노동은 점진적으로 없애야 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노동이 가사노동과공동체를 위한 노동속에 녹아들고, 가사노동과 공동체를 위한 노동은 화폐화되지 않고 소외를 일으키지 않는 최초의 사회적 노동이 되어야 한다.
14.만인은 교육.의료.주ㄴ택.식량안보.기본생필품. 교통수단에 대한 개방ㅂ된 접근을 동등하게 누릴 권리를 보장받음으ㄹ로써 필요에서 자유롭고,실천과 운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물질적 기초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15.(불균등한 지리적 발전의 여지는 남아 있지만)경제는 제로성장으로 수렴하겠지만 개인과 집단이 보유한 인간의 역량과권한을 최대한 신장하고, 새로운 것을 부단히 추구하는 것이 사회규범으로 보편화되고, 영구적인 복률성장에 목숨을 거는 광풍은 잦아들 것이다.
16.인간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자연의 힘을 전유하고 생산하는 일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야 한다. 다만 생태계 보존을 최대한 고려하고, 영양소.에너지.물질을 발원지로 되돌려 놓는데 최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자연계의 아름다움에 다시 매혹될 수 있는 강렬한 감성을 놓쳐서ᅟᅳᆫ 안된다. 우리 역시 자연계의 일부이며, 우리의 노동을 통해 자연에 기여할 수 있고 실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자아와 집합ㄷ적인 존재에대해 신선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감각으로 무장한 소외되지 않은 인간, 소외되지 않은 창의적인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 자유로운 계약으로 맺어진 친밀한 사회적 관계와 다양한 생활양식.생산양식에 대한 공감의 경험은, 좋은 삶에 대한 정의를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되느 그 순간에도 만인을 동등한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여기는 그런 세상을 탄생시킬 것이다. 이런 사회적 세계는 인간의 역량과 권한을 영구적으로 꾸준히 쇄신시킴으로써 부단히 진보할 것이다. 새로움을 좇는 탐색은 무한히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지향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로서의 자본주의내에 존재하ㅡ 모든 형태의 차별과 ㅇ압제, 폭력적인 억압에 맞서 전투를 치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위의 모든 투쟁보다 중요한 것은 자본과 그 모순에 맞서 투쟁이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이해관계들 간의 동맹이 분명히 필요하다.
2015.2.25. 00:35 두암동미라보아파트에서
경제모임이 끝나고 마무리하다 보니 자정이 지났다. 이 책에 있는 요약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이지만 본문 내용ㅇ을 꼼꼼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서평>
거시적 차원에서부터 우리의 일상이라는 미시적 차원까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전 지구적 영역에 걸쳐 자본주의 시스템은 인류 대부분의 삶 전체를 관장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1퍼센트와 99퍼센트라는 말로 대표되는 최악의 불평등, 한 번 쓰이고 버림당하는 ‘일회용 인간’의 증가, 무더기 해고와 대량실업, 무차별한 자연생태계 파괴 등등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의 팍팍함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 30여 년간 지속되어 온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발발로 그 스스로의 위기와 한계를 극적으로 드러냈다. 그리고 그 이후 지금 이 시대의 위기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이야기가 그야말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바로 우리의 삶을 이토록이나 힘겹게 만든, 우리의 삶 이면에 있는 근본적 원인, 바로 이 자본주의라는 구조의 핵심적인 동력인 자본을 직시하는 흐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소위 진보/좌파 진영에서마저 ‘자본 중심적’ 연구는 구닥다리 취급을 받거나 자본의 핵심적 모순을 건드리지 않고 우회하는 경향이 대세이고, 보수적 진영에서는 이 시대의 위기에서 ‘나 만큼은’ 살아남는 방법을 설파하며 직시해야 할 대상에 장막을 친다.
세계적 마르크스주의 지리학자이자 사회이론가인 데이비드 하비는 이런 흐름들에 정확히 선을 그으며, 이 시대의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고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여전히 자본을 잘 알아야 한다고 설파한다. 적을 알아야 적을 이길 수 있는 방법도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책은 자본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고,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하비의 명쾌한 자본 분석서이면서,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어떤 전망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정치적 실천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책이기도 하다.
“자본축적의 경제적 엔진이 현재의 위기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해석과 이론들을 ‘자본 중심적’이라고 일축하는 것은 (위험하고 우스꽝스러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근시안적이다. 이런 연구들이 없다면 우리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오독하고 오역하게 될 것이다. 잘못된 해석은 잘못된 정치로 이어져 축적의 위기와 거기에서 비롯된 사회적 고통을 경감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심화하는 결과를 몰고 올 것이 거의 확실하다. … 반자본주의 운동의 경우 자신이 정확히 무엇에 맞서고 있는지를 더 잘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어째서 반자본주의운동이 이 시대에 타당성을 갖는지, 다가올 고난의 시대에 인류가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려면 어째서 이런 운동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지 분명한 주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41~42쪽)
자본의 모순으로 읽는 이 시대의 위기와 반자본주의의 희망
하비는 이 책을 통해 자본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자본의 작동이 우리 삶의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많은 사례를 통해 명쾌하게 분석한다. 문화평론가 문강형준의 평을 빌리자면 “이 책은 신자유주의의 전면화로 인한 생활세계의 황폐화와 반복되는 경제위기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자본의 동학’이라는 거대한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하비는 이 책에서 자본이 갖고 있는 모순 열일곱 가지를 추출하고 이를 기본 모순, 움직이는 모순, 위험한 모순이라는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기본 모순’에서는 가치(사용가치, 교환가치), 화폐, 사유재산, 자본주의 국가, 노동, 분업, 독점과 경쟁 등 마르크스의 《자본》의 주요 토픽이자 자본이 기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적인 내용들을 지금의 사례들과 함께 명쾌하게 설명된다.
‘움직이는 모순’은 일종의 하비식 사회비평 혹은 문화비평으로 읽어도 좋다. 지리적 경관, 스펙터클, 정보, 기술, 비물질 노동, 대중문화, 소셜 미디어 등 우리 시대의 사회·문화적 현상을 자본 모순의 변증법적 비판이라는 관점에서 탁월하게 논평하고 있다.
나아가 ‘위험한 모순’에서는 복률 성장의 한계, 자본과 자연의 관계를 논의하며 자본이 지구라는 생태계 자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진단으로 나아간다.
하비가 자본의 모순이라는 프레임으로 자본의 동학을 설명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본의 모순이 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자본은 하비가 이 책에서 강조하듯 그 스스로의 모순 때문에 위기를 만들지만, 이 위기는 자본에게 혁신의 계기이자 전환의 국면이 되어 왔다.
자본은 위기를 계기로 끝없이 스스로를 변주하고 혁신시키며 그 생명력을 끈질기게 이어왔다. 하지만 이 위기는 또한 자본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위협인 것도 사실이다. 물론 하비는 자본이 스스로의 모순 때문에 자체적으로 붕괴할 것이라는 입장에는 확실히 선을 긋는다.
하지만 하비는 “위기가 자본이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되는 혼란스러운 과도기적 국면이라면, 이는 사회를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재구성하고자 하는 사회운동들이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국면도 될 수 있다”(45쪽)라며 이 책의 목적을 명확히 한다.
이 책은 열일곱 가지 자본의 모순을 통해 자본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정확하고 명쾌하게 분석하면서도, 자본이 갖고 있는 자체적인 모순을 통해 자본의 약점을 발견하고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방향을 짚어내는 것을 매번 잊지 않는다. 총체적 위기의 상황에서 절망적인 무능을 보이는 좌파와 진보진영에게도 정확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총체적 위기를 살아내는 우리 앞에 던져진 책
이 책을 통해 자본의 동학,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다시 보게 된다.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쌍용자동차와 한진중공업의 노동자들이 사측의 대량해고 때문에 장기농성을 벌이고 아주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며, 도심재개발로 인해 용산참사라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공적 영역이라고 믿어왔던 많은 영역이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사유화되고 있으며, 저축은행 사태로 수많은 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질 좋은 일자리는 늘어나고 있지 않고, 비정규직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청년들의 취업은 갈수록 더 힘들어진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대표되는, 도박판에서 벌어질 것 같은 투기보다도 더한, 투입되는 노동 없이 돈을 버는 일은 이제 아주 소수의 사람들의 배만 불리지만 그에서 이득을 얻기 힘든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아주 당연한 상식이 되었다.
한국사회의 어떤 모습을 보아도 많은 사람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고, 심지어는 죽음으로 내몰리는 일이 다반사다. 그야말로 우리는 총체적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위기의 여파는 개인의 책임으로 다가온다. 열심히 노력해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더 영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가 힘든 것이라고 비난당한다.
하지만 요컨대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우리의 삶이 팍팍한 이유가 ‘나’에게 있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보이는’ 세상의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자본이라는 엔진을 정확히 대면하고 분석해, 그 엔진으로 나아가고 있는 털털거리고 있는 고장 난 이 자본주의 사회를 직시하자고 말한다. “희망은 모순 속에 숨어 있다”는 브레히트의 말을 하비가 인용한 까닭이다.
하비는 결국 최종적으로 혁명적 휴머니스트로서의 마르크스와 그람시를 소환한다. 하비는 결코 자본주의가 그 자체의 동력으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그는 자본의 모순을 이해하고 이를 정확히 볼 수 있다면 바로 그 안에서 반자본주의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종말은 바로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호소한다. 자본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우리의 집합적 행동과 실천으로 반자본주의를 향한 장기전에 나서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