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기행
2004. 8. 24
언제나 그러하듯이 약간의 설레임과 기대를 갖으며 오전 8시 인천공항에 도착. 강광언부부를 제외한 9카플이 모두 정시이전에 도착. 똑똑해 보이는 가이도상 한정미양을 보니 우선 여행이 스무스 할 것이라는 예감. 10시 10분발 사뽀로행 KAL기에 탑승. 이외로 멀어 3시간이 조금 덜걸려 치토세 공항 도착. 언제나 약간 긴장되는 입국수속을 비교적 간단히 통과하니 날씨는 맑고 기온은 상큼. 25인승의 아담한 관광버스에 오르니 가이도상의 안내말씀이 이번 여행은 ‘달려라 하니’ 여행이라나. 북해도는 남한의 2/3나 되어 도의 동부를 보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은 도의 중앙부를 일주하는 긴 여정. 뭔가가 물러터지겠네.
첫 번째 도착한 곳이 목장들이 즐비한 히타카라는 지역의 켄터키목장. 목장의 풍광은 일본이라기보다는 완만한 경사지의 고원지대로 서양의 느낌이 강한 곳. 하긴 북해도는 본격적인 개발이 150년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인구도 650만에 불과해 모든 것이 협소해 보이는 일본 본토와 반대로 넉넉한 느낌이고 건물도 일본 전통적인 것은 일부러 찾아 보아야 하고 서양-일본절충식 건물이 태반. 일본 사람들도 북해도는 우리가 제주도에서 느끼는 것과 같은 색다른 맛을 주고 있다고 한다.
젓소들과 말들이 보이고 제주도 조랑말같은 왜소한 말들도 사육. 이러한 목장들마다 자기네 목장에서 짜낸 젖으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맛을 자랑. 북해도의 특산물로 어디가나 풍부. 이 목장의 아이스크림이 끝내준대서 한 콘씩(250옌) 시식. 맛은 있으나 그렇게 특별한 것 같지 않음.
목장사이를 빠져 니부따니에 도착. 이곳은 강물에 댐(댐이 집모양으로 아주 독특)을 만들어서 이곳의 토착민인 아이누족이 퇴거한 것을 기념하여 아이누 박물관이 있는데 아이누는 에스키모나 우리민족과 같이 몽고족으로 털이 많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편이라 한다. 무언가 우리와 동질성이 있는 것같아 따뜻한 관심이 가는데 특히 이들의 전통문양인 모레우(morew)가 매듭같은 모양으로 독특하고 아름답다.
땅거미가 질 무렵 드디어 첫 번째 기숙지 토카치가와 칸게츠엔온천 호텔에 도착. 이 곳 온천은 전세계에 두군데 밖에 없는 특수물질(몰이라 카는데)을 함유해 3번이상 몸을 담그라는 가이드상의 권고에 따라 짐을 풀자마자 바로 온천으로. 특히 옥외탕이 일품. 3번 입욕하면 이튿날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정도로 피부가 좋아진다하여 모두 열심히. 입욕후 유카타 차림으로 일본 전통식의 저녁식사. 특히 이곳의 특산물이라는 적포도주를 겯 들여. 그래도 나는 회장이 가져온 종이팩소주가 좋더라. 다시 온천욕후 긴 하루일정 마감.
8. 25
뷔페로 조식을 마치고 호텔 인근의 나이타이 관광목장에 들려 꽃시계를 잠시보고 다시 ‘달려라 하니’. 재미있기는 하나 가이도상의 말이 지루할 때쯤 되면 우리의 호프 강‘에로’가 스스로 등장하여 경상도 버전 Y담으로 박장대소. 밖은 경관이 매우 뛰어난 아칸 국립공원지역에 들어서서 고원이지만 잘 육성된 수림대와 호수들로 우리의 부러움을 자극. 북해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화산분출호수인 마슈호에 도착.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경관이 그야말로 그림. 이곳에 오니 많은 일본, 중국관광객을 볼 수 있었다. 근처의 아직도 연기가 솟는 가와유 유황산에 들려 예의 유황달걀 하나씩 시식했는데 맛이 그만.
또 하나의 분화호수인 쿠사로호를 보고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아칸에 도착.
뉴아칸이라는 분위기가 조금 있는 호텔에 투숙. 이곳은 인상이 마치 스위스의 몽블랑을 위한 관광도시인 샤모니의 마을 분위기를 그대로 닮아서 역시 일본맛은 아닌듯. 뷔페로 고픈 배를 채우고 거리 구경에 나서서 아이누전통 공예품등을 쇼핑. 주사파는 조그마한 카페에서 생맥주 파티, 역시 온천욕 후 취침.
8. 26
아침 8시 아칸호 유람선을 타기위하여 서둘러 체크아웃. 이 유람의 절정은 공모양의 녹색 조류인 마리모의 서식 및 보호바물관이 있는 섬의 방문. 마리모는 최대 30cm 직경의 완전 공모양으로 전 세계에서 단 두곳에 서식. 이것은 일년에 단지 수mm씩 성장한다.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관광시간은 15분으로 제한되어 있고 섬내에서는 금연. 조그만 마리모들을 유리병에 넣어 팔고 있지만 키울 자신이 없어 포기.
다시 버스에 올라 북해도 동북쪽 끝에 있는 아바시리로 이동. 처음으로 오호츠크해를 보다. 아바시리는 꽤 큰 도시로 북방 방위에 요충지라 한다. 이곳에서 제일 높은 천도산에 올라 아바시리시와 오호해를 조망후 유빙관이라는 매년 겨울 얼음이 떠다니는 오호해의 메카니즘을 화상을 통해 배우다. 적도의 온수보일러와 오호해의 냉방기의 절묘한 작용으로 지구 기상의 천만 변화가 만들어 진다고 한다. 근처의 옛 형무소를 그대로 보전하여 관광시설로 활용하는 아바시리형무소도 일본의 옛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죄수들을 이용하여 철도를 건설했다고 함. 죄수들이 나무를 깎아 만들었다는 조상이 이상하게 가우디가 만든 조상과 느낌이 같아 찰칵. 나베요리를 하는 관광객을 위한 대형식당에서 맛없는 점심을 하고 소운교로이동. 중간에 여우농장에 잠시 들러 휴식하고. 높은 산 꼭대기에서 난데없이 떨어지는 은하, 유성이라는 쌍폭에 도착. 가이도상의 꼬임에 빠져 폭포를 잘 보려고 200M 이상을 등반. 사진 찰칵하고 다시 하산. 소운교 조요호텔에 투숙.
뷔페에서 숨겨온 종이소주로 기분 낸 주사파들 만족치 않은지 호텔 로비에 나오니 웬일이다냐 커피가 셀프 서비스로 공짜. 게다가 그랜드피아노가 놀고 있길래 사양하는 이안보님을 강제로 앉혀 몇곡 두드리니 김덕초님 예의 카타리에 진주잡이에 그리운 금강산에 반주가 따라오든가 말든가 미니 리싸이틀이 되어 지나가든 일본아줌씨도 합세하여 엄청 즐거운 시간. 보배같은 친구들을 둔 것이 행운이제.
8. 27
오늘은 북해도 한복판에 있는 최대의 국립공원이자 2000M급 연봉이 즐비한 대설산으로 이동. 흑악쪽에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다시 로프웨이로 전망대에 오름. 다시 용기 많은 오빠들이 거의 정상 밑에 까지 등반. 연봉들을 둘러보니 북해도의 아름다움과 웅대함을 만끽. 이제는 다시 삿뽀로로 돌아가는 길. 잠시 후라노라는 곳에 들려 보라색의 라벤다꽃 농원에 들려 맥주공장을 포기하고 삿뽀로의 텔레비탑 밑에서 각기 분산. 거리 풍광, 백화점, 서점등에서 쇼핑. 저녁은 宮의森이라는 대형식당에서 게다리 포식. 한상철님과 정양이 시장에서 털게까지 추가로 사와 북해도 와인과 한국 소주를 곁들인 푸짐한 성찬. 민병승님이 애끼던 발렌타인도 요게서 작살이 나버렸제. 지치지도 안는 개벼 낫살이나 든 양반들이 잘들도 잡숴. 내친김에 가라오케도없이 마이크만 가지고 노래방. 가사없으니께니 엉망이지만 모두 한곡조씩. 특히 유공일님이 대학시절 그폼 그대로 your cheating heart를 열창 느끼남의 진수를 맛뵈기로 보여 모두 열광. 처음으로 온센이없는 그린 호텔 삿뽀로에 들자마자 가뻐리두만.
8. 28
그 잘난 이현호님이 아직부터 얼굴이 누렇게 되어 로비를 우왕자왕. 알고보니 디카, 전자수첩등 개인보물이 든 손가방을 어제 로비에 두고 갔다잔아. 어제밤에 자그방으로 로비에서 사람이 올라 왔었는데 일본말좀 한다는 양반이 우리 로비에 전화안했다고 쫓차냈대지.
삿뽀로의 교외항정도인 소도시 오타루로 이동, 이곳은 항만 물류도시로 옛날 창고가 즐비한데 이곳을 재개발하여 운치있고 낭만적인 거리로 바꾸어 조성모-이영애 뮤비, 영화 러브레타의 촬영지래. 이곳은 기타이치 유리공방, 오르골, 과자공방들이 오밀조밀, 오랜만에 북해도에는 잘 없는 노천 카페에서 라떼 한잔. 기분좋은마무리 12시에 치토세 공항으로. 드디어 끝나갈 시간. 지난번에 왔을때는 없었는 것 같았는데 국내공항쪽에 엄청난 규모의 시장,백화점등이 위치하여 북해도내에 있는건 없는 것이 없다나.
2004, 9. 3 낭산 기.
첫댓글 북해도 여행기를 계기로 카페에 첫 선을 보인 낭산을 환영합니다... 동행 못한 동문들의 궁금증도 풀어주어 감사합니다...역시 여행은 많은 것을 변하게 하는것 같습니다..어제 일금회 분위기도 더 화기애애 했고...앞으로 계속 좋은 글 부탁합니다...사진은 한번 자료실에 올렸다가 복사해 붙여야 확실히 뜹니다...
글을 읽다보니 나도 같이 있었던 것같이 느껴지네...수고하는 김에 안나온 사진도 채워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사진볼려구 기본 앨범에 왔다갔다 했거던요....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찾긴 찾은 모양? 재밌어요
낭산이 기록담당으론 제격인걸 회장은 어떻게 알았지? 낭산 수고많으셨어! 헌대~ 4각상자안의x표는 뭐관대? 혼자만 보려나?
내가 듣기로는 낭산이 여행 중에 들렸던 데를 자세히 기억하지 못 하여 당시의 가이드를 다시 불러서 이 기록을 작성했다고 하는데 ... 어때요, 그 순수한(?) 성의가. 기록하느라고 수고가 대단히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