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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리아뉴스=이태호기자] 서울 수서경찰서는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아버지(51세, 前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5회에 걸쳐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했다”라고 발표했다.

<경찰이 공개한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의 증거들이다. 왼쪽은 쌍둥이 자택에서 발견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시험 문제 정답이 빼곡히 적힌 암기장에, 객관식과 주관식 시험 문제 정답이 적혀있다, 수서경찰서 제공>
수서경찰서는 “쌍둥이 자매의 암기장에서 발견된 시험문제 정답과 시험지 한 켠에 흐릿한 필체로 작고 빼곡하게 적힌 정답 등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수사를 마무리 짓고 A씨와 쌍둥이 자매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라고 밝혔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53)씨와 쌍둥이 자매는 경찰 수사 내내 의혹을 부인했지만 쌍둥이가 작성한 메모들이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시험지·정답 보관 및 관리가 허술했고 평소 유출 가능성이 있었으며, 일부 과목 출제교사가 유출을 의심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오후 숙명여자고등학교는 입장문을 통해 “수사기관의 판단을 존중하며 교육청과 협의하여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쌍둥이 자매의 성적을 0점 처리하고,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A씨에 대한 파면도 징계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학생과 학부모님, 졸업생 여러분께 상처를 드리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환영한다. 하지만 숙명여고에 교사 학부모를 둔 졸업생의 내신 비리 가능성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서경찰서는 덧붙여서 “쌍둥이는 A씨가 유출한 문제와 정답을 암기장에 적어두고, 가로 10cm·세로 3cm 크기의 접착식 메모지에 옮긴 ‘커닝페이퍼’를 시험 당일 가져갔다.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정답 숫자를 재빨리 외워 바로 시험지에 옮겨 적는 방식으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봤다. 쌍둥이는 지난해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올해 전교 1등을 석권한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까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이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문제 및 답안지 유출사건의 증거물들로 제시한 접착식 메모지이다.
집에서 발견된 메모지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의 정답이 적혀 있다/수서경찰서 제공>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시험 문제를 유출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나 쌍둥이에게 시험 문제를 알려준 휴대전화 메시지 등 ‘유출 경로’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지난 9월 A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과 쌍둥이의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18개의 유력한 정황 증거를 찾았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는 ▶쌍둥이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영어 시험문제 정답▶A씨 자택에서 발견된 미적분 과목 시험지와 시험문제 정답이 적힌 쌍둥이의 암기장▶쌍둥이 자매가 시험지에 나열해 적은 정답▶풀이과정과 다르거나 아예 풀이과정이 없는 쌍둥이 자매의 정답 등이다.
또한 경찰은 시험지 금고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A씨가 1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보관 일에 근무 대장에 기재하지 않고 초과근무를 한 사실도 유력한 유출 증거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 유출 논란이 시작된 것은 7월 말이었고 수사 의뢰는 8월 31일에 들어왔고, A씨는 8월에 자택 컴퓨터를 교체하며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쌍둥이 딸이 치른 시험지에도 해당 시험문제의 정답(빨간 원)이
깨알같이 작은 숫자로 옮겨 적혀 있다/수서경찰서 제공>
경찰은 허술한 숙명여고의 시험지 관리실태도 조사했다. A씨가 올해 4월20일과 6월22일에 시험지 금고가 보관된 교무실에서 초과근무를 하면서, 초과근무 대장에 기록하지 않은 점, 고사총괄교사만 시험지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도 교무부장이 알고 있는 점 등이다.
A씨 부녀는 여전히 문제유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제시한 증거가 모두 정황 증거이며, 실제로 문제를 유출한 장면을 포착한 직접적 증거가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고,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재판에 대비할 가능성이 있어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으나, 휴대전화 등에서 확인된 증거들이 더 있다”고 말했다. 사건의 최종 결론은 법정 공방을 거친 뒤 법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앞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숙명여고 교장, 교사의 성적조작 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와 정답 유출 사건의 파장이 전국적으로 거세게 퍼지고 있다. 고교 내신의 신뢰성 논란은 물론이고, 수시모집 위주의 대학입시 제도에 대한 공정성 논란에 기름도 끼얹으며, 국민을 우롱하고 신뢰도를 무너뜨린 학교와 학부모를 엄벌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입 제도의 근본적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를 중심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의 정시모집 확대 주장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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