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출신으로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의 아내인 고현정씨가 최근 포르쉐를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지난 10월24일 10시30분 강남구 압구정동 한강 시민공원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1억7000만원 짜리 포르쉐와 차 안에 있던 수표와 외제 명품 가방 등 850만원 정도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미국인 유학생 J(19)씨를 구속 기소하고, 공범인 공익근무요원 고모(21)씨를 불구속 기소했다는 것이 그 내용인데요.
이 차가 왜 한강 시민공원에 있었는지 도난시각이 밤 10시30분인지, 새벽 3시인지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이 차가 포르쉐라는 점이 눈에 띄더군요. 차는 고현정씨 개인소유가 아니라, 신세계 소유로 돼 있다는데요. 신세계 쪽에서는 의전용 차량으로 사용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합니다.
각종 보도에 ‘포르쉐’라고만 씌어 있어서, 대부분 사람들이 문제의 차를 911 같은 전통적인 포르쉐로 생각한 것 같은데요. 실제로는 911이 아니라, 포르쉐에서 최근에 내놓은 고급 SUV '카이엔'입니다.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 사에서 만들다보니, 일반 사람들에게는 이 역시 스포츠카처럼 인식됐나봅니다. 고현정씨가 몰았다는 차는 카이엔 모델 중에서도 상급 기종인 카이엔 터보로 국내 판매가가 1억7000만원대입니다.
앞모양은 왕눈이 모양을 한 헤드램프 등 특유의 포르쉐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고성능 SUV의 위용을 자랑합니다. 포르쉐의 혈통을 갖고 있는지라, SUV이면서도 스포츠카 못지 않은 강력한 달리기 성능이 특징인데요. 4.5리터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450마력을 뽑아냅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5.6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공차중량이 2.4톤이나 되는 엄청난 무게에다 2미터에 가까운 키를 생각한다면, 거의 괴물이나 다름없는 성능입니다. 포르쉐 엔진의 강력한 동력성능과 양산차 최고수준의 스포츠 서스펜션 기술력이 그대로 적용된 셈이죠. 카이엔은 전문가들로부터도 SUV의 편의성과 911의 스포츠성을 조화시킨 명작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애초에 포르쉐가 SUV를 개발한다고 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습니다. 전통의 스포츠카 회사인 포르쉐에서 왜 SUV를 개발하냐는 것이었지요. 제발 포르쉐만큼은 정통 스포츠카 업체로 남아달라는 매니아들의 어떤 소망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포르쉐도 양산차 업체이다 보니, 스포츠카만으로는 원하는 수익성을 내기가 어려웠나 봅니다. 포르쉐 버전의 SUV가 기어이 나오고 말았고, 그 작품이 바로 카이엔인 것이죠. 사실 SUV의 드라이빙 성능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워낙 무거운데다 차고가 높다보니, 물리학의 법칙을 넘어서 스포츠카 같은 고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카이엔도 SUV라는 태생적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SUV에서도 역시 포르쉐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서스펜션 튜닝 계통의 전문가들이 카이엔을 몰아보고는 서스펜션과 동력성능의 기막힌 밸런스에 다들 놀라워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포르쉐 911의 코너링 느낌이 카이엔에 그대로 이식된듯 했다고 하더군요.
실제 주행에서 카이엔이 가진 실력을 어느정도나 사용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최근의 SUV 유행 분위기에서도 고급 SUV의 한 정점에 올라 있는 모델임에는 분명합니다.
고현정씨가 어떤 차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전에 접촉사고를 냈을때 고현정씨가 몰았다는 차 역시 BMW X5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공교롭게도 이번 건도 고급 SUV가 등장하는군요. 아마도 외제차 중에서도 차 높이가 좀 있는 SUV를 선호하는가 봅니다. 차고가 높기 때문에 직접 몰더라도 상대의 눈에 덜 띈다는 잇점도 있을테고요.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부분이 아니라 생각되지만, 어쨌든 회사 소유의 의전차량을 사용했다는 것에 관해서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첫댓글 450마력에 0~100km까지가 5.6초??? 참나 말이 안나오네....suv를 빙자한 스포츠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