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0% 이상이 이슬람을 믿는 터키에는 두 개의 큰 명절이 있다.
한달 동안의 금식기간인 라마단이 지난 후 3일간의 의식을 치르고 난 후 축제가 펼쳐지는 쉐케르 바이람과 그 두 달 후의 쿠르반 바이람(희생절)이다.
두 명절 모두 이슬람력을 따르기에 해마다 보름 정도 앞당겨지는데,
올해 2016년 쿠르반 바이람의 공식적인 휴일은 9월 12일(월)부터 15일(목)까지 4일간이다.
앞뒤로 연휴가 있어 길게는 10일 정도의 긴 연휴가 된다.
민족 대이동 교통난과 대폭 할인 쇼핑 찬스!
터키에서의 바이람은 우리나라의 설날이나 추석 같은 민속 명절 분위기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가족과 친지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귀향을 서두르고, 선물 준비를 위해 쇼핑 센터와 재래 시장은 쇼핑객들과 붐빈다. 전자제품이나 의류 등에 대폭 할인률이 적용되는 바이람 전의 세일기간은 현지인들도 기다리는쇼핑 찬스다.
그러니 이 기간에 터키 여행을 계획했다면 우선 국내 이동을 위한 버스표와 비행기표를 구입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 달 전에는 예매해둬야 원하는 날짜에 표를 구할 수 있다. 바이람 기간에는 귀향객들이 지방으로 빠져 대도시는 한적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민족 대이동이 이루어지는 전국이 교통난에 시달리고 교통 사고 소식도 뉴스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바이람 기간에는 전통시장-그랜드 바자르와 이집션 바자르-은 명절 기간 4일 동안 문을 닫고, 대형 쇼핑몰도 바이람 첫날에만 오후 1시까지 문을 닫는다.
친지와 이웃과 나누어 먹는 '나눔'의 명절
쿠르반 바이람은 코란에 나오는 아브라함이 어렵게 얻은 아들 이스마일-기독에서는 이삭-을 알라에 명에 의해 제물로 바치려할 때, 알라가 아브라힘의 순종과 복종을 기특히 여겨, 아들 대신 양을 잡아 제물로 바치도록 한데서 기인한 명절이다. 자신의 아들까지 알라에게 바치려했던 아브라함의 깊은 신앙심을 통해 자신을 뒤돌아보는 종교적인 명절이 그래서 지금도 소, 양, 염소를 잡아 가족과 친지들과 나누는 풍습이 계속된다. 잡은 고기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기부도 이 기간에 특히 많아진다.
10년 전만해도 동네 길가에서 소나 양을 잡아 빨간 피가 흐르는 풍경을 볼 수 있으나 위생 및 미관상의 문제로 금지되고 최근엔 정해진 곳에서만 도축할 수 있다. 도축장에서 도망친 소들이 고속도로나 산이나 강에서 발견되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은 쿠르반 바이람 기간의 진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