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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스크랩 여수 화양면 서촌 떡방앗간 사람들
신윤철선교사 추천 0 조회 604 17.11.16 10:2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털털거리는 고물 트럭타고 맨몸으로...

                           서촌 떡방앗간에서 희망을 일구다




여수 화양면 서촌 떡방앗간 사람들


변변치 않은 살림은 다 거덜 났다. 하는 일마다 실패를 거듭했다. 서울 살이 8년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났다. 맨몸으로 가족과 함께 남편의 고향인 여수 화양면 이목으로 내려왔다.


서촌 떡방앗간의 방앗간지기 조은희(47)씨는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20년 전에 서울 양천구 신정동 시장 옆에서 8년을 살았거든요. 과일장사도 하고, 오토바이 퀵 택배도 하고... 이것저것 장사를 하다가 돈을 다 까먹었어요.”


방앗간지기는 어려웠던 서울 살이를 생각하며 한숨짓는다. “서울에서는 돈 있어야 살지 돈 없으면 못 살아요”라며 곁에 있던 남편이 내뱉듯이 한마디 툭 던진다. 편찮은 시아버지 병문안 차 시골에 내려왔다 눌러앉았다. 1998년 약 20년 전의 일이다.


“시어머니가 맨날 시골로 내려오라고 했어요. 시아버지가 편찮으시니까 한번 왔다가거라 했거든요. 그래서 일단 내려왔는데 그냥 주저 않았어요.”




서울 살이 8년에 전 재산 다 까먹고 시골로 내려오다





이사를 하려고 서울에 다시 올라갔다. 이삿짐을 정리하는데 울컥 슬픔이 밀려왔다. 애써 참아내려 하면 할수록 미어지는 가슴에는 통증 같은 게 느껴졌다. 세상에 이런 가난뱅이가 어디 있을까. 말이 살림살이지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살림살이는 쓸모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짐 정리하고 버릴 것 다 버리고 아픔을 참고 내려왔어요. 다 정리 하고나니까 살림이 별로 없어요. 과일장사 하면서 100만원에 구입했던 털털거리는 중고 트럭을 타고 식구들과 함께 내려왔어요.”


부부는 시골에 내려와 시어머니가 하던 방앗간에서 일을 했다. 세월이 흐른 뒤 방앗간은 자연스레 자신들의 차지가 되었다. 이는 시숙님(남편의 큰 형님)의 배려덕택이다.


“얘들이 다 연년생이어요. 딸 둘에 아들 둘입니다. 시어머니가 이목에서 30년 방앗간을 했어요. 나이 드시고 힘들어하셔서 방앗간은 자연적으로 내 차지가 됐어요. 남편은 농사지으면서 농한기에는 이일 저일 하러다녔어요. 시어머니가 시숙님한테 쟤들 ‘어떻게 살게 해 줘야지’ 말하니까 시숙님이 ‘방앗간 줘 부씨요~’ 그래서 자연스레 우리차지가 되었어요. 시숙님이 참 좋으신 분이에요.”







당시 방앗간의 살림도 넉넉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보일러 한 대와 고춧가루 빻는 기계 한 대, 시루가 2개, 떡 빼는 기계가 전부였다. 이후 방앗간을 늘리느라 빚만 잔뜩 늘었다.


“보일러 한 대, 고춧가루 빻는 기계 한 대, 시루가 2개, 떡 빼는 기계만 있었어요. 우리가 하면서 기계를 바꿨는데 그게 다 빚이었어요. 기계 값은 3년 만에 다 갚았어요. 이후 방앗간 살림살이가 하나 둘 늘었어요.”


하지만 방앗간 운영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시골이라 손님들을 차로 실러 다녀야만 했다. 

 

“처음에는 손님이 없어서 다 실러 다녔어요. 일하다 말고 차로 실어다 주고 그랬어요. 이목에서 10년, 이곳 서촌으로 온지 10년 되었어요. 봄과 여름철이 비수기라 몇 번을 그만두려고 했어요. 방앗간에 일이 없는 날에는 돈이 없어가지고 쩔쩔맸어요.”


방앗간은 여수 화양면 이목에서 현재 위치인 서촌으로 이사를 했다. 이후 교통이 좋아 예전보다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방앗간을 찾는 손님들도 나날이 늘어만 갔다.


“이곳은 찻길이 좋아 많이들 찾아와요. 경매로 넘어간 집을 누가 샀는데 터가 쌔다고 다시 내놨어요. 그래서 우리가 이곳으로 들어온 거예요. 우리는 장사를 한집이라 터가 쌔도 괜찮아요.”


집을 사려고 보니 지갑에는 돈이 달랑 20만원뿐이었다. 7천만 원의 집값은 농협에 근무하는 삼촌의 도움과 농협 대출금으로 다 메웠다. 방앗간지기는 지금 발등의 불은 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계약을 하려고 할 때 지갑에 20만원 있더라고요. 당시 집터만 7천만 원 했어요. 농협 다니는 삼촌한테 얘기하니까 100만원을 빌려줘 그걸로 계약을 했어요. 계약은 했지만 이후 잔금도 없고 아득했어요. 이걸 사놓고 마음은 좋은 거예요. 대출 받아서 7천만 원 빚은 다 갚았어요. 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떡방앗간의 하루는 새벽 4시께부터 시작된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녘이다. 떡방아간의 하루는 새벽 4시께부터 시작된다. 어둠을 밀쳐내고 대낮처럼 환히 불을 밝혔다.


“서이산 기슭에서 자연산 모시를 채취해요. 쌀도 농사지어서 빻아 사용해요. 모시송편 만드는데 열 번 넘게 손이 들어가요. 쑥은 손질하기가 더 힘들어요, 손이 진짜 많이 가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찜기에서 한 시간여를 쪄낸 송편이 쏟아져 나온다. 모시 잎과 쑥을 함유한 모시 송편이다. 방앗간지기 조은희씨가 모시 송편은 멥쌀에 모시 잎과 쑥을 삶아 함께 반죽해서 빚었다고 한다. 또한 송편은 식어야 참맛이 난다고 했다.


“송편은 식어야 맛있어요, 식어야 식감과 향이 살아나요. 뜨거울 땐 송편이 입에 엉겨 맛도 안 나고 잘 몰라요.”


방앗간지기의 말대로 송편이 식은 후에 다시 맛을 봤다. 신기하게도 쫀득함에 모시 특유의 향이 되살아난다. 뜨거울 때 밍밍하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맛이다. 일반적으로 떡은 갓 쪄내야 맛있는데. 갓 쪄낸 송편은 서로 엉겨 붙지 않게 하나하나씩 분리한 다음 식은 후에 포장을 한다.








떡방앗간의 떡 만들기는 송편부터 시작된다. 송편은 미리 쪄내 식혀야하기 때문이다. 이어 가래떡과 절편, 떡볶이 떡, 꿀떡, 쑥인절미, 인절미, 찹쌀경단 등 12가지의 떡이 순차적으로 만들어진다. 떡 재료는 물론 직접 농사지은 쌀과 곡식이다. 모시와 쑥 등은 자연에서 온 그대로다. 색소 또한 천연색소다.


떡 만들기는 실로 다양하다. 반죽해서 쪄서 치대어 떡을 만드는가 하면 단호박을 삶아 쌀가루에 섞어 빻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쑥을 삶아 쌀과 함께 빻기도 한다. 단호박에 강낭콩 완두콩 건포도가 들어간 단호박설기떡은 아이들 이유식으로 인기다.


새벽부터 분주했던 떡 만들기는 오전 9시쯤 되어서야 대충 마감된다. 그 이후로는 다음날 만들 떡 재료를 준비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곡식을 빻는 방앗간 일도 짬짬이 거든다. 일반 방앗간에서는 고추를 빻고 참기름도 짠다. 오후 서너 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떡방앗간의 하루 일과가 끝난다.

떡을 찌는 시간은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르다. 송편은 1시간여, 찹쌀떡은 1시간 30분, 시루떡은 50분이면 다 익는다. 떡방앗간의 풍경은 풍요롭다. 떡 만드는 과정을 그냥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다.








이렇게 정성으로 만든 다양한 종류의 떡들은 여수지역 농협 로컬 푸드와 시내 마트에 납품된다. 농협과 마트 거래는 올해로 2년째다. 이곳 서촌떡방앗간의 인기 제품은 모시송편이다. 모시 잎과 쑥의 비율이 8:2다. 향긋한 쑥을 넣어 모시만 사용하는 영광 모시송편과 차별화했다.


떡볶이 떡은 성형기를 통해 쏟아져 나온다. 이 성형기에서 만들 수 있는 떡은 떡볶이 떡 외에도 절편과 떡국 떡이 있다. 떡볶이 떡은 가지런하게 정리한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잘라 곧바로 포장한다. 절편은 떡에 참기름을 발라 마무리한다. 절편은 따뜻할 때 먹어야 진짜 맛있다.







현미찹쌀을 이용해 2시간여 쪄낸 쑥인절미다. 이렇게 쪄낸 다음 삶은 쑥을 섞는다. 일부는 콩고물을 묻히고, 고물 없이 곧바로 포장을 하기도 한다. 쑥인절미는 아침식사 대용으로 많이 찾는다. 쫄깃쫄깃한 쑥 인절미를 한입 배어 물면 어느새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장수떡인 쑥인절미는 모시송편과 더불어 고객들이 1년 365일 가장 많이 찾는다.


“떡은 재료가 제일 중요하지요. 최고 품질의 재료를 사용해 간도 잘 맞추고 물 조절을 잘하면 떡이 정말 맛있어요.”


떡 만들기는 지극정성이다. 어느 것 하나 그냥 허투루 하는 게 없다. 떡을 만드는 재료는 직접 농사지은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이다. 바쁜 와중에도 서촌 떡방앗간의 분위기는 아주 자연스럽다. 한사람이 일을 하듯 7명의 손발이 척척 잘도 맞는다. 방앗간지기는 오늘도 초심을 잃지 않고 더 좋은 재료로 최선을 다해 떡을 만들겠노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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