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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밝고 햇빛이 따스한 날이다.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다.
자동차 정기검사를 하고 롯데프리미엄아울렛타임빌라스라는 긴
이름의 복합매장에 다녀왔다.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근처인데 규모보다 넓이가 상당한 곳이
었다. 단순한 아울렛 매장이라기 보다 주변의 수려한 산수환경을
이용하여 쇼핑과 휴식을 아우르는 복합공간으로 지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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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행간을 들여다보다가 입맛을 다시게 되는 경우가 한두변
이 아니지만 특히 의아스러운 것은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경복
궁을 2백년이 되도록 방치한 이유다.
사가로 말하면 본채가 불타 없어졌는데 2백년이라는 긴 세월을
별채에서 살았다는 것 아닌가. 아무리 전후 사정이 안좋았다고
해도 납득이 안 된다.
더욱 흥선대원군이 중건하다가 한번 태워 버리고 다시 지었다는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가슴이 답답하고 기가 차서 마음을 가다듬
을 수가 없다.
경복궁은 허물어져 느티나무가 자라고 능수버들이 늘어지고 살구
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는데 정조라는 왕은 수원성을 지어 아버지
원혼을 달래고 어머니 원한을 풀려 했단 말인가.
수원성과 행궁을 지을 수 있던 나라에서 어찌 경복궁을 중건할 생
각은 안했단 말인가. 그리고 나라 망하기 직전에 정치건달 흥선이
가 대원군이 되어 중건하게 만들어 결국 나라가 망하지 않았던가.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조선처럼 정당성이 없는 나라도 없다. 쿠
데타로 개국하여 싸움 한번 못하고 망국할 때까지 사대주의에 빠
져 중국의 제후 노릇만 했지 언제 한번 제나라 제백성을 챙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