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구르기-미끄럼(Joint Roll-Gliding)과 볼록-오목 규칙(Convex-Concave Rule)
손상을 입지 않은 정상적인 관절에서 일어나는 기능운동(뼈 회선)은 관절 구르기-미끄럼을 일으킨다. 여기서 구르기-미끄럼이란 두 관절면 사이에서 구르기(rolling)와 미끄럼(gliding)이 연합되어 일어나는 것을 말하는데, 척추로 예를 들면 하나의 운동분절을 이루는 두 개의 인접한 척추뼈 사이에서 일어나는 운동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구르기와 미끄럼 운동은 관절면의 형태에 따라 어느 한쪽이 상대적으로 우세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원칙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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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관절면이 평편하거나 만곡된 정도가 잘 일치된 경우에는 미끄럼이 더 우세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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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관절면이 서로 일치되지 못한 경우에는 구르기가 더 우세하게 나타난다.
구르기는 아래 그림과 같이 한 관절면에 있는 새로운 등거리의 지점(new equidistant points)이 또다른 관절면의 새로운 등거리의 지점과 접촉되면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말한다. 즉, 구르기는 관절 접촉면의 위치가 둘다 변하면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구르기는 두 개의 일치되지 않는 관절면 즉, 만곡의 반경이 같지 않은 관절면 사이에서 일어난다.
위 그림은 구르기를 설명하는 내용으로, 볼록면(convex surface)이 오목면(concave surface) 위에서 구르는 것과 또는 오목면이 볼록면 위에서 구르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관절면의 구르기-미끄럼 운동에서 구르기는 항상 뼈 운동의 방향과 같다.
미끄럼(gliding)은 한 관절면의 동일 지점(same point)이 다른 관절면의 새로운 지점(new points)에 접촉하면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말한다. 즉, 미끄럼은 관절 접촉면의 위치가 한 쪽은 변하지 않고 다른 쪽 관절면의 위치만 변하면서 일어나는 운동이다. 따라서 순수한 미끄럼(pure gliding)은 오직 완전평면이나 정확히 일치하는 관절면 사이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운동이다. 인체의 모든 관절은 만곡되어 있는 정도가 완전히 일치하거나 또는 완전 평면을 이루는 관절면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체에서 순수한 미끄럼만은 일어나지 않는다.
척추에 있는 정상적인 관절면은 그 운동범위가 매우 작기 때문에 관절면에서 일어나는 미끄럼은 구르기 요소(rolling component)를 무시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관절면을 벗어나 보다 큰 운동범위로 움직이고자할 경우에는 구르기와 미끄럼이 하나의 면관절에서 함께 일어나야 한다.
뼈 회선운동과 관계 있는 관절의 구르기-미끄럼에서 미끄럼 요소의 방향은 오목이나 볼록관절면 중에서 어느 관절면이 움직이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과 같이 오목면이 움직일 경우, 관절 미끄럼과 뼈 운동은 같은 방향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움직이는 뼈와 그 뼈의 오목관절면은 둘다 운동축에 대해서 같은 방향에 있게 된다.
반대로 위 그림과 같이 볼록관절면이 움직일 경우, 관절 미끄럼과 뼈운동은 반대방향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 움직이는 뼈와 그 뼈의 볼록관절면은 운동축에 대해 서로 반대쪽에 있게 된다.
관절이 운동 제한(저운동성)을 나타내는 경우, 정상적인 관절 구르기-미끄럼은 방해를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운동이 제한된 관절면에서는 미끄럼이 없는 상태에서 관절 구르기만 일어나 미끄럼 요소 결손으로 인한 부자연스런 운동이 나타난다. 관절면이 평편하거나 만곡된 상태에서 두 관저련이 서로 잘 일치된 관절은 그렇지 않은 관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끄럼 장애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따라서 정형도수치료의 일반적인 목표는 구르기-미끄럼에서 미끄럼 요소를 회복시켜 관절의 운동역학을 정상화하는 데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절 운동 시 미끄럼은 일어나지 않고 관절 구르기 운동만 단독으로 일어날 경우, 관절 한쪽에 압력이 집중되어 관절면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왜냐하면 뼈가 움직이는 방향에 위치한 관절면은 관절 아래 구조(intraarticular structures)를 압박하거나 조직을 찝는 경향이 있고, 동시에 뼈 운동이 일어나는 반대쪽 관절면은 쉽게 과신장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Kaltenborn 정형도수치료체계에서는 회선기술(rotational techniques)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부득이 회선기술을 사용해야 할 경우에도 회선뿐만 아니라 동시에 미끄럼 요소가 함께 일어나도록 적절히 조합해서 사용하고 있다. 만약 치료사가 회선기술을 실시하는 동안 미끄럼 요소가 제한되거나 방해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경우, 치료사는 즉시 운동을 멈추고 미끄럼 요소 회복을 위한 치료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볼록-오목 규칙 (Conve-Concave Rule)
Kaltenborn 정형도수치료법으로 환자를 치료할 경우, 제일 효과적인 가동운동치료는 미끄럼 요소가 가장 제한된 관절을 그 관절의 제한된 미끄럼 방향으로 신장시키는 것이다.
위 그림은 이러한 원리를 두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굵은 화살표로 나타낸 것은 가동운동의 방향이며, 관절면에 표시한 작은 화살표는 감소된 미끄럼 방향을 표현한 것으로 관절을 신장시키는 치료방향과 같다. 동시에 이 그림에서는 원위축에 위치한 관절면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고정(fix)으로 표시하고 있으며, 근위부에 위치한 관절면은 운동(movement)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운동으로 표시하여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골간(diaphysis)에 표시한 가늘고 긴 화살표는 관절 운동 시 나타나는 뼈 운동의 방향을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치료의 목적으로 환자에게 실시하는 신장이나 등급 Ⅲ 동작, 미끄럼 운동의 방향은 제한된 미끄럼 요소의 방향과 일치한다.
척추에서는 후두(occiput)에 연결되어 있는 환추와 천골(sacrum)에 연결된 관골(hip bone)이 볼록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제 2번 경추에서 제 5번 요추까지의 모든 추골들은 각 추골의 꼬리쪽 관절짝(caudal partner)과 연결되어 오목 규칙을 따라 움직인다.
※ 참고 문헌 : Freddy M. Kaltenborn. 《정형도수치료 (척추편)》 영문출판사. 2001. 18~21쪽, 25~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