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최초의 남성복 패션쇼는 1965년 디자이너 박치우가 반도호텔에서 연 것이지만, 이때 무대에 선 건 전문 모델이 아니라 영화배우·탤런트였다.
이들 중 김광수는 성균관대 경제학부 출신, 김사성은 TBC TV 카메라맨 출신이다. 현재 모델센터 회장인 도신우도 이때부터 극단에서 연극을 하다 김광수의 제안을 받고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도신우 회장은 "그 이전에도 패션쇼에 참가한 선배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정확한 기록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없어, 보통 1969년을 남성 패션모델의 원년으로 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패션쇼를 연출하는 이도, 분장사도 따로 없었다. 모델들은 알아서 옷을 입고 머리를 빗어 넘겼다. 패션쇼 장소도 빈약해서 반도호텔 꼭대기, 유네스코회관 경양식집 등에서 책상을 붙여 놓고 그 위에서 쇼를 했다. 이 대가로 받는 돈은 3~5만원 가량으로 대기업 초봉과 비슷했다.
1960년대 중·후반부터 활동했던 도신우·이재연·김석기 등이 1세대 모델이라면, 2세대 모델은 안기성·안도일·양의식·이석·이종원·임주완·정회남·차승원·황인성 등 ‘모델라인’ ‘모델센터’ 같은 모델 양성기관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남자가 무슨 모델을 하느냐”는 편견을 깨고 전문 직업인으로 당당히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 이때부터다. 현재 한국모델협회가 추산하는 우리나라 모델 수는 남자 1500여명 등 남녀를 통틀어 3000여명에 이른다.
[여성패션모델]
국내 최초의 패션쇼는 1956년 10월 디자이너 노라노가 당시 최고 건물이었던 반도 호텔(현재 롯데 호텔) 다이너스티 룸에서 열었던 여성복 패션쇼를 꼽는다.
한국 패션의 대모(代母)로 불렸던 고(故) 최경자씨가 1955년 5월에 열었던 ‘국제패션쇼’가 우리나라 최초 패션쇼라는 주장도 있지만, 남아 있는 팸플릿이나 사진 자료가 없어 입증되지 않고 있다.
당시 패션쇼에 섰던 건 전문 모델이 아니라 일반인 또는 영화배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패션모델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도 분분하다. 일제시대에도 기생이 패션모델로 나섰고, 해방 후에도 이미 몇몇 모델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설(說)도 있다.
1956년 노라노 패션쇼에는 당시 주부였던 20대 후반의 하영애씨가 영화배우 조미령씨, 미스코리아 강귀희씨 등과 함께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하씨는 이후 1964년까지 8년간 패션모델로 활약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당시는 출연료로 옷을 선물받았고, 1970년대 초반에도 3만원의 거마비와 함께 옷 한 벌 받는 게 상례였다고 한다.
직업 모델이 나온 것은 1964년 3월 국제복장학원 원장 최경자씨가 전문 모델을 양성하기 위해 ‘차밍스쿨’을 열면서다. 1회 졸업생이 조혜란, 한성희, 송영심, 김혜란 등으로 이들이 직업모델 1호다. 이들은 워킹 등 모델 트레이닝을 받았다.
특히 이화여고 출신인 조혜란은 특급 모델로 인정받았는데, 이미 1963년 봄 ‘앙드레 김’의상발표회(앙드레 김과 조혜란)에 첫선을 보였고 TV쇼 등에도 출연했었다. 조혜란은 키가 165㎝였다. 당시 활동했던 1세대 모델은 하나같이 키가 160㎝ 안팎의 아담하고 단아한 여성이었다.
이 판도를 바꿔놓은 게 1985년 미국에서 귀국한 모델 김동수다. 김동수 동덕여대 교수는 “내가 귀국한 이후로 키 175㎝가 넘는 훤칠한 모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예쁘고 귀여운 여성보단 개성 있는 모델이 주목을 받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스스로 ‘1.5세대’라고 부르는 김동수의 시대를 거쳐 2세대 모델은 전문 교육기관에서 훈련받은 이들이 주도하게 된다. 진희경·박영선 등이다.
1992년엔 모델 이소라가 ‘슈퍼모델 대회’에서 1위를 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최근엔 장윤주·강승현·한혜진 같은 모델들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컬렉션 무대에 서는 등 외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첫댓글 일부 정리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