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의 마지막강의(11월27일)시간
현대시와 역설법과 반어법에 대한 강의
박명자선생님이 준비한 기안으로 시의 짜임에서 선경후정, 수미상관,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의 이동에 따라 시를 전개하는형식등을 예시를 통해서 감상하며 다 같이 연구하는 시간이 회원들이 읽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우재정시인의 자작시, 심영식시인의 자작시와 임영희시인의 이름난 시인의 시로 낭송을 하며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 돋보였다.
▶먼저 '역설법'과 관련하여 유치환 님의 시 '깃발'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 이 시에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은 '역설법(逆說法)'을 사용한 것입니다.
여기서 '이것'은 '깃발'을 가리키며 '아우성'은 '떠들썩하게 기세를 올려 지르는 소리'입니다.
그렇다면 '아우성'은 소리가 커야 할 텐데 소리가 크다고 하기는커녕 아예 소리가 없다고 했을까요?
시인은 이 시에서 '깃발'의 형상적 묵언(默言)을 '말 없는(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역설적으로 승화하면서 '깃발'이란 존재의 숙명적인 비가(悲歌)를 담담하면서도 장렬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즉, '표면적으로는 모순되거나 부조리한 것 같지만 그 표면적인 진술 너머에서 진실을 드러내고 있는 수사법(修辭法)'인 '역설법'으로 '깃발'을 드러냄으로써 '깃발'의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독자들에게 더 강렬하게 전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은 '반어법'과 관련하여 김소월 님의 시 '진달래꽃'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이 시에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는 '반어법(反語法)'을 사용한 것입니다.
'반어법'은 '겉으로 표현한 내용과 속마음에 있는 내용을 서로 반대로 말하는 수사법'입니다.
주)
'진달래꽃'에 나오는 '즈려밟고(즈려밟다)'는 '지르밟고(지르밟다/위에서 내리눌러 밟다)'가 표준어이지만 시의 '원말'을 존중하여 그대로 적었습니다.
참고)
역설법은 한마디로 '모순'된 표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순은 '말이나 행동의 앞뒤가 서로 일치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다는 것이다.(김수영,<파밭 가에서>)"라고 하면 모순된 표현의 역설법으로 시인이 자신의 감정을 더 강조하기 위해 많이들 사용합니다. 또 "님은 갔지만 나는 보내지 않았다"(한용운, <님의 침묵>), "찬란한 슬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고와서 서러워라"(조지훈, <승무>)'처럼 표면적으로는 논리적 모순을 지녔지만, 그 안에 진리를 담고 있는 경우에 '역설법'이라고 부릅니다.
2. 그에 반해 반어법은 '진술되고 있는 표면적 의미와 대립되는 의미를 의도하는 표현법'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속마음과 다르게 말을 하는 것'입니다.
가령,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는 표현은 앞의 역설법처럼 문장이 논리적으로 모순되진 않습니다. 죽어도 울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너무 슬퍼 눈물을 흘리고 싶은 마음을 반대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신석정, <들길에 서서>)에서도 말은 모순되지 않습니다.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굴하지 않고 굳세게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반어적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댓글 오늘은 반어법, 역설법, 감정이입과 객관적 샹관물의 차이,
시의 짜임에서 선경후정, 수미상관,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의 이동에 따라 시를 전개하는형식등을 예시를 통해
서 감상하며 다 같이 연구하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또한 우회장님 심영식선생님등 자작시를 낭독 모두가 감상하고 임영희 선생님의 좋은 시 감상등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