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올리가르히들도 이제는 돈들고 영국으로 도피하기는 힘들어질 것 같다. 이중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으로 영 내무부가 자금 출처를 철저히 따져 투자이민 비자를 주겠다고 공언하고 나섰기 때문. 지금까지 영국은 그렇게 흘러온 자금으로 '외국 투자' 규모를 키웠는데..
러시아인들이 부정 축재한 돈으로 영국으로 도피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영국 정부가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투자 비자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그동안 최소 5만 파운드(약 7천600만원)의 투자 준비금을 가지고 영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외국인들에게는 소위 투자 비자인 '티어(Tier) 1' 비자를 내줬다. 이 규정에 따라 2008∼2015년 러시아인 700명이 티어 1비자를 받았다고 한다. 대부분이 러시아에서 부정하게 축재한 재산을 외국으로 빼돌렸다고 보면 된다. 최근 푸틴 정권은 러시아로의 재 투자를 명분으로 이들을 사면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앰버 루드 영국 내무장관은 28일 외국인투자 비자를 받아 영국으로 들어온 러시아인들에 대한 질의에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며 "티어 1' 비자는 2015, 16년에 이미 개선됐고, 이후 84% 가량 발급이 줄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추가 개선 가능성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특히 기존에 비자를 발급받은 700여명에 대한 소급적용 여부도 검토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벤 월리스 영국 내무부 부장관은 부유한 러시아인들이 부정하게 축적한 돈의 안전한 피난처로 영국을 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이미 올리가르히의 의심스러운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를 취했다"면서 "여기에는 2천200만 파운드(약 332억원) 짜리 자산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말 시행에 들어간 '범죄자금법(Criminal Finance Act)'에 따른 것이다. 이 법안은 개인이 특정 재산의 출처나 형성 과정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내놓지 못할 경우, 영국 정부가 이를 동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