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 강원도 춘천시의 한 리조트에 중학교 1~3학년 학생 153명이 모였습니다.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진행하는 ‘통일리더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입니다. 가평중․가평북중․가평청평중․남춘천여중 학생들과 개인 참가자들입니다. 학생들은 울긋불긋해진 산과 호젓한 강이 보이는
이곳에서 1박 2일 캠프에 들어갔습니다.
학년도 다르고
학교도 다른 학생들이 뒤섞여 13개 조로 나뉘었습니다. 입소식과 안전교육 후 첫 순서는 ‘통일빗장 열기’. 아직은 서먹한 조원들끼리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입니다. 세계 각국 인사법으로 인사하기, 자기소개하기, 롤링페이퍼로 다른 친구 칭찬하기 등을 통해 서로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북한’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박재원 강사의 질문에 아이들은 자유롭게 답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전쟁, 백두산, 핵, 평양냉면, 빨간색, 아오지 탄광,
군인, 금강산, 가난,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 박 강사는 “북한과 통일에 대해 혹시 잘못된 생각이 있었다면 이번 캠프에서 바로잡아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즐거운 점심시간
후 김경민 통일교육문화원 원장이 아이들을 맞았습니다. ‘통일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통일 이후의 진로․직업 탐색에 대해 강연했습니다. 김 원장은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여러분은 좁은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북한에서도, 나아가 전 세계에서도 진로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가용으로, 유라시아 철도로 해외여행을 가게 되는 미래를 그려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원장은 ‘통일 후 유망직종’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동아시아 관광 중심 국가를 이끄는 관광 사업가, 남북한의 다른 언어․문화를 매개하는 문화 통합 전문가, 육상․해상 물류 활성화에 힘입은 물류
사업가, 북한의 풍부한 자원을 이용한 광물 자원 전문가 등입니다.
“어항에서는
8~10cm밖에 크지 못하는 물고기도 넓은 강물에서는 120cm까지 자란다고 해요. 통일이 되면 여러분의 능력도 더 크게 발휘될 수 있을
겁니다. 한반도의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여러분 모두가 리더에요.”
뒤이은 순서는
많은 학생들의 기대를 모았던 ‘탈북 친구와의 만남’입니다. 이충혁(28) 씨와 박유정(37) 씨가 학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들은 탈북 후 한국에 정착한 지 각각 10년․4년째로, 학생들이 미리 제출한 질문들 가운데 몇 가지에 대해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북한의 학교생활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씨는 “남한 학교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북한에는 학원이 없었고 남한 학생들보다 공부를 덜 했다”고
답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에서도 소학교부터 영어를 배우고 과외 같은 사교육도 있다는 설명이 덧붙여졌습니다.
“북한의
화장품은 어떤가요?”라는 호기심 담긴 질문에는 박씨가 대답했습니다. 그는 “북한 학생들은 남한처럼 화장을 하고 다니지 못한다. 나도 25살까지
화장품을 한 번도 못 써봤다”면서 “화장품 이름도 ‘살결물(스킨)’, ‘살결크림(로션)’ 등 남한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의 질문은
‘북한에도 라면이 있나요?’, ‘북한에서도 통일을 생각하나요?’, ‘북한 사람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나요?’, ‘북한 남자가 멋진가요?, 남한
남자가 멋진가요?’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씨와 박 씨는 무척 힘들고 어려웠던 탈북 과정에 대해서도 들려줬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문진(가평중 1) 군은 “탈북자 분들이 정말 힘들게 남한으로 오셨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고 분단 후 짧은 시간 동안 양쪽이 무척 많이 바뀐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날 캠프는
조별 팀워크 게임인 ‘통일 미션 릴레이’와 통일문제를 인문학에 접목해 살펴보는 ‘인문학으로 바라보는 통일’,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자유롭게 영상을 창작해보는 ‘통일송 뮤직비디오 만들기’ 등으로 진행됐습니다. 이튿날에는 통일교육원 강사가 들려주는 우리나라의 대북정책과
통일한국에 대한 이야기 ‘통일, 아는 만큼 보인다’와 ‘통일 희망팔찌 만들기’로 일정이 마무리됐다.
통일교육원은
초․중․고교생 및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1박 2일 통일리더캠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각 지역별로 캠프 참가자를 모집하며 통일교육원
홈페이지(www.uniedu.go.kr)나 전화(학교통일교육과, 02-901-7073)로 단체 또는 개별 신청이
가능합니다. 참가비는 전액 무료이고 캠프 수료증도 발급해준다. 매회 100~130여 명의 학생들이 캠프에 참가해 연간 4300여 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통일교육원은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발맞춰 통일 체험교육의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각 시도교육청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학교들이 자율적으로 맞춤식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총 104개 초․중․고교를 선정해 지원하는데 자유학기제
실시에 따라 중학교의 비중을 강화했다는 게 통일교육원 측의 설명입니다. 또한, 자유학기제 통일교육의 예시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사용 ‘학교통일교육
길라잡이’를 발간함으로써 각 학교가 현장 여건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