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약을 먹으면 이야기가 끝이 나며 미망의 세계로 이끌고, 빨간약을 먹으면 토끼굴이 얼마나 깊은지 즉, 자각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빨간약과 파란약을 고르라는 모피어스의 말이 나오자마자 네오가 빨간약을 고르리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엄청난 열정과 끈기로 ‘그’를 찾고 있던 네오는 당연히 토끼굴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후 네오는 모든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빨간약과 파란약이 가지는 의미가 인지와 불인지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가상에 살고 있지만 가상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 매트릭스 영화를 보면서 나도 이 세계를 인지하지 못한 채 가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모피어스가 그저 뇌에서 해석해 받아들인 전기신호에 불과하다며 말했을 때는 내가 느낀 모든 것들이 가짜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심오한 영화였다. 살아가고 있는 세계가 가상이라 인식하는 순간 매트릭스는 가상이 되지만 인식하기 전까지는 매트릭스세계는 실재로 남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실재와 가상은 ‘내가 인식하느냐 하지 못하느냐’로 나뉘는 것 같다.
빨간약은 실재, 파란약은 마냥 가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는 파란약은 그저 가상이라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그 사람에게는 실재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