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가 유치원 입학 원서 넣고 오던 날
자기가 다닐 유치원이라며 참 좋아했지요.
명절에 친정과 시집에 가니 민아 유치원 들어간다며
어른들이 축하해주고, 선물을 주십니다.
가방 필요하냐는 할아버지 말씀에
"유치원에서 준데요~~" 하며 거절합니다.
유치원 들어갈 때 필요한 거 사라며 고모가 준 용돈은
"지금은 필요없으니 나중에 학교 다닐때 쓸게. 저금해야지" 아낍니다.
민아 유치원 들어가는 것이 초등학교 들어가는 분위기지요.
민아가 처음으로 자기 삶에 큰 결정,
유치원 다닐 지 말지를 선택해서 들어갔으니깐요.
민아 유치원 설레임이 입학 날짜가 다가오니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느 날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민아가 물어요.
"엄마, 나 유치원 취소 할 수 있어?"
"왜?"
"언니 들이 그러는데 유치원 선생님 무섭대. 자 들고 다니며 말 안들으면 혼낸데~~"
"혼날 때는 도망치래. 그러면 안 혼난데~~"
"네 생각은 어때?"
"혼날 일을 했으면 잘못 했다 말해야 하잖아.."
민아는 잘 알고 있습니다. 혼날 일을 하면 혼나야 하고,
잘못을 했으면 빌어야 합니다.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언니들이 민아에게 겁을 줬습니다.
유치원 가는 것이 두렵냐 물으니 그렇답니다.
당연히 두렵지요.
처음이니깐요.
처음으로 엄마 아빠 떨어져서 유치원에서 생활하고
친구들하고 어울려 놀아야 하니깐요.
민아에게
"취소는 지금은 안 돼. 우리 같이 입학원서 넣고 왔잖아.
다녀본 다음에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언니들은 혼날 일을 해서 혼나는 거잖아.
민아는 혼날 일을 안 하면 되지. 아직 안 다녀봤으니 모르잖아."
"그건 그렇긴 해."
며칠 뒤 민아가 다시 유치원 이야기를 꺼냅니다.
두려움 마음이 크니깐요.
민아랑 같이 읽은 유치원 가기 싫어(스테파니 블레이크 지음 김영신 옮김) 이야기를 꺼냈지요.
"민아야 슈퍼 토끼가 유치원 가기 싫다했지.
근데 유치원 가니깐 어떻게 되었지~~"
"유치원 가니깐 재미있어서 나중에 집에 가기 싫다했어."
슈퍼토끼 이야기를 하니 민아 마음이 괜찮아집니다.
민아에게 민아 잘하는 것을 이야기 했어요.
"민아 밥 잘 먹고, 먹고 난 그릇 스스로 갖다 놓잖아.
밖에 나갔다 들어와서 손 씻잖아. 친구들한테 물건 잘 나눠 쓰잖아.
자기보다 어린 동생 잘 데리고 놀잖아. 선생님이 이야기 끝까지 잘 듣잖아."
"응 다 하는 거야."
"그러면 민아 유치원에서도 그렇게 하면 돼. 모르면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되고.."
민아 얼굴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유치원 두렵지만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아가 동찬씨한테 들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빠는 일곱 살 때 학교 다녔데. 할머니가 업고 갔데.
글자도 학교 가서 알았데. 아빠도 무서웠데~~"
며칠 전, 온 가족이 민아와 같이 유치원에서 신을 실내화를 사러 나갔습니다.
일년동안 신을 실내화 동찬씨, 민아, 현아와 같이 골랐지요.
어느새 발이 쑥 자랐습니다.
점심 먹고 닦을 칫솔과 치약도 민아가 골랐습니다.
민아는 집에 돌아와서 자기 실내화에 김민아 써 놓고,
신발장에 잘 넣어둡니다.
스스로 잘 하는 민아,
유치원 생활 잘 하겠지요.
제가 더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