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컴퓨터 브라우저에 뜨는 유튜브 메인 화면에 올라 온 영상의 썸네일을 보다가 문득 생각난건데요.
유튜브나 TV에 카약으로 폭포를 뛰는 장면을 볼 때 여러분도 카약을 타고 폭포를 뛰어 내리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을지 궁금한데 저는 전혀 그런 욕구를 느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몇 미터를 뛰든지 카약을 타고 폭포 위에서 바닥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완전 눈깜짝할 사이이고, 그것을 뛰고 난 직후의 순간에는 감동과 희열이 북받쳐오를지 몰라도 이내 밀려오는 후회와 고통은 이루말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뛰어내리기 직전에 느끼는 드라마틱한 스릴과 공포를 뒤로하고 폭포를 뛰어 내림으로써 남에게 자신의 용감함과 위대함을 과시하고 싶은 감정이 더 크지 않나 생각하는데, 그 뒤를 따라 오는 후회와 고통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지 않나 생각되거든요.
폭포 점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은 얼굴같은 노출된 부위에 타박상을 입거나 열상을 입게 되는 것보다 정말 심각한 것은 갈비뼈나 척추, 골반뼈 같은 부위에 골절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런 부위에 골절이 일어나는 경우, 역시 찰나의 순간에 일어나는 것이라 착지 직후에는 느끼지 못했다가 몇 초쯤 지난 후에 극심한 고통이 뒤따르게 되며 몸을 움직이지 못하면서 '자신의 몸에 뭔가 심각한 일이 생겼음'을 느끼게 되는데요.
그 대표적인 예로, 적절한 각도로 수면에 떨어지지 못하고 카약이 평평하게 눕혀져 착지하게 되었을 때 체중의 압착으로 척추가 내려 앉거나 부러지는 것이죠.
外國의 한창 잘나가던 카약커들이 겨우 몇 미터짜리(3m짜리도 있었다!) 폭포를 뛰어내리다가 아차하는 순간에 카약은 커녕 장애인이 되거나 몇 년씩 병상 신세를 지는(직업도 잃게 되는 건 당연지사!) 뉴스를 너무나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카약을 탄 지 2년 째 쯤인가 20대 중반에 모래밭에 얹혀진 카약에 올라탄 채로 허리 반동으로 밀고 나가려다 허리를 다쳤는데 지금처럼 곧장 병원으로 간 것이 아니라 거의 몇 주를 집에서 엎드린 채 어머니의 간호를 받았고, 어머니가 경동시장 한약방에서 지어와서 손수 만드신 명약 환(丸)을 먹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었고 그 후로 또 다시 비슷한 허리 부상을 입어 같은 방법으로 살아난 적이 있습니다.
세월이 꽤 많이 흐른 지금, 몸이 너무 불편하고 아파서 병원을 찾으면 웬만하면 죄다 '퇴행성'이 앞에 붙습니다.
참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제가 다니는 동네 병원의 원장님이 실력 좋은 정형외과 전문의이라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2년 전부터 지병이 된 '요추협착증'에 대해 원장님으로부터 간단하면서도 명쾌한 강의(?)를 듣고서는 집에 와서 척추에 대해 좀 찾아봤죠.
이걸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봤습니다.
한번 보시죠.
이 그림을 보면서 척추에 대한 생각이 사뭇 달라지더군요.
이걸 보면서 깨달은 점은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 때부터 전에 없던 몇 가지 증상들이 결국은 다 척추에 문제가 생겨 신경을 압박하면서 생긴 것들이라는 겁니다.
척추 문제는 병원에서 X-Ray만 찍어봐도 거의 다 나오고 CT도 찍으면 뼈의 상태(골다공증 같은)도 다 나옵니다.
작년 봄에는 저 역시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면 곱추마냥 허리를 다 펴지도 못했습니다만 처방약을 꼬박꼬박 제때 복용하니 여름 무렵부터는 멀쩡한 사람처럼 일도 다 하고 카약도 잘 탈 수 있을만큼 버틸만 하고 지금껏 그럭저럭 약으로 버티고 삽니다.
때때로 힘든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고 나면 엄청 아프지만 그럴때면 병원에 가서 강력한 주사제를 맞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순식간에 고통이 사라집니다. ^^
또다른 그림 하나 더 보겠습니다.
'디스크'라고 부르기도 하는 추간판(하늘색)은 단단한 척추 뼈들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물렁뼈 조직인데, 이게 우리가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카약을 어깨에 멜 때 힘이 집중이 되는 곳입니다.
수분이 많이 포함된 조직이라 말랑말랑하지만 생각보다 엄청 견고하다고 합니다.
(비유가 좀 거시기하지만 뼈해장국 먹을 때 뼈에 붙은 물렁뼈, 이빨로 아무리 뜯으려 해도 어지간해선 뜯어지지 않거든요. ㅋㅋ)
그런데 이 조직이 엄청난 충격에 의해 순간적으로 파열되거나, 노화로 인해 수분이 빠지면서 탄력이 약화되면 힘을 흡수하지 못하고 섬유륜에 서서히 균열이 발생하는데 이때 힘이 가해지면 섬유륜이 파열되면서 뒤로 삐져 나가 척추신경(노랑색)을 압박하게 되면 통증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늙어가면서 척추뼈 주변에 돌기들이 버섯처럼 솟아나기 시작하는데 이것들도 역시 척추신경을 건드릴 수 있다고 합니다. (X-Ray로도 보이더군요)
보통 디스크 수술은 '두 발이 아닌 네 발로 기어다닐 수 밖에 없는' 정도가 되면 어쩔 수 없이 한다는데요.
외국에서는 허리 디스크 환자 중 5% 정도만 수술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수술을 권하는 의사들이 너무 많다고 하네요.
일단 수술을 하면 척추와 주변 조직에 칼을 대는 것이라 정작 본래의 통증은 차치하고 수술로 인해 손상을 입은 근육과 인체 조직은 회복도 힘들고(늙을수록 더 힘든게 당연) 정상으로 돌아가긴 커녕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거나 도리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웬만큼 통증을 참을 수 있거나 진통제 등으로 버틸 수 있다면 수술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허리 디스크는 늙어가면서 어쩌면 필연적일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예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봅니다.
발병 원인이 노화 外에는 허리 근육의 약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잘못된 자세, 심한 운동이나 과도한 충격, 과다 체중 등에 의해 생길 수 다고 하니 지금부터라도 몸을 써야 할 때나 쓸 때마다 '척추!'를 먼저 떠올리면서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겠고, 평소에 올바른 자세, 체중 관리, 기립근 단련까지 잘 해보시자구요. ^^
(이미지출처: 구글이미지,TeamDa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