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강림 대축일
교회는 부활 시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에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낸다. 성령 강림으로 인류 구원의 사명이 완성되었고, 이 구원의 신비는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교회와 함께 계속된다는 의미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도들에게 성령께서 강림하심으로써 그리스도께서 하시던 일이 완성되었음을 경축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령으로 충만한 가운데 용감하게 복음을 선포하면서 여러 민족들에게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이날을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탄생한 날로 본다.
본기도
하느님,
오늘 이 축제의 신비로
모든 민족들과 나라에 세우신 하느님의 온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니
성령의 선물을 온 세상에 내려 주시고
복음이 처음 선포될 때 베푸신 그 큰 은혜를
이제 믿는 이들의 마음속에 가득 채워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2,1-11
오순절이 되었을 때 사도들은 1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2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3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4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5 그때에 예루살렘에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온 독실한 유다인들이 살고 있었는데,
6 그 말소리가 나자 무리를 지어 몰려왔다.
그리고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지방 말로 듣고 어리둥절해하였다.
7 그들은 놀라워하고 신기하게 여기며 말하였다.
“지금 말하고 있는 저들은 모두 갈릴래아 사람들이 아닌가?
8 그런데 우리가 저마다 자기가 태어난 지방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인가?
9 파르티아 사람, 메디아 사람, 엘람 사람,
또 메소포타미아와 유다와 카파도키아와 폰토스와 아시아 주민,
10 프리기아와 팜필리아와 이집트 주민,
키레네 부근 리비아의 여러 지방 주민,
여기에 머무르는 로마인,
11 유다인과 유다교로 개종한 이들,
그리고 크레타 사람과 아라비아 사람인 우리가
저들이 하느님의 위업을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언어로 듣고 있지 않는가?”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2,3ㄷ-7.12-13
형제 여러분,
3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
4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성령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5 직분은 여러 가지지만 주님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6 활동은 여러 가지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활동을 일으키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7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12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 몸인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그러하십니다.
13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모두 한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0,19-23
19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21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22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부활 시기 내내 봉독된 요한 복음서는 다른 복음서들에 견주어 ‘부활 사건’을 길게 서술합니다. 그리하여 십자가 죽음이 끝이 아니며 부활을 통하여 또 다른 단계의 구원 사업이 시작됨을 강조합니다.
특별히 요한 복음서의 성령 강림은 부활과 성령을 함께 연결시켜 제자들이 부활하신 분의 ‘숨’(영)을 통하여 새롭게 창조됨을 선언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받아라.”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요한 복음서는 성령 강림이 오순절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 저녁,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에 일어난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성령 강림이 부활의 직접적 선물임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러한 새 창조의 특성이 소통과 일치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던 이들이 마치 하나의 언어를 쓰듯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는데, 이는 소통과 일치야말로 성령의 일이고, 이것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교회임을 표명합니다. 제2독서는 언어뿐 아니라 각자의 은사와 직분 그리고 활동이 다르지만, 교회 구성원은 모두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하나의 유기체를 이룸을 선언합니다. ‘그리스도의 숨’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 교회는 소통과 일치로 ‘그리스도의 현존’을 드러내는 실체인 것입니다.
인간을 가장 피폐하게 하는 것은 오해와 불통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세상의 모든 모욕과 비난, 굴욕을 견디게 하는 힘은 참된 소통과 이해, 포용에서 온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의 전례 말씀들은 성령의 오심으로 이루어진 소통과 이해, 그로 말미암은 일치로 시작된 교회의 탄생을 알립니다. 그렇다면 분명해집니다. 교회 공동체에서 먼저 소통과 이해가 보장되고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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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사도행전 2, 4)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 (1코린터 12, 3)
“성령을 받아라." (요한 20, 22)
신앙인으로써 필수적인 '단호함'을 성령께 특별히 청합니다!
오늘 '용기(굳셈)'을 성령께서 주셨네요! 내게 꼭 필요한 은사입니다!
"용기, 나와라! 나와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