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륙재의 바른 정의
그동안 한국불교에서는 수륙재를 물이나 뭍에서 죽은 고혼을 천도하는 의례라고 이상하게 정의해왔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진단이다. 수륙재는 십법계의 일체 존재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무차법회로서 보시바라밀을 실천하고 업장을 참회하는 불교의 신행이자 수행의례이기 때문이다. 근대 시기 한국불교의 일부 변용된 양태를 수륙재라고 기성의 학자들이 주장해오면서 오해되게 되었지만 이제 그 본질을 밝혀 수정되어야 한다.
수륙재는 불교에서 가장 성대한 법회의 하나이다. 수륙의 유정에게 재식(음식)을 공양하는 법회이기 때문이다. 중국 양나라 무제 때 금산사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수륙재의 수륙은 《釋門正統》卷四曰:「又有所謂水陸者: 取諸仙致食於流水, 鬼致食於淨地之義」에서 그 의미가 설명되고 있는데, 신선들은 흐르는 물가에 이르러 먹고, 귀신들은 깨끗한 땅에 이르러 먹는다는 데서 착안한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수륙재는 현대 중국불교에서 새롭게 부르는 만연(萬緣)법회이고, 일체 법계의 존재에게 수륙으로 공양하는 법회라고 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자연 망자에 대한 제사의식도 포함될 수밖에 없다. 일체 존재에게 공양을 올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으니 오백승재, 천승재, 만승재 하는 형식으로 발전하였다. 그렇지만 한량없는 법계 성현이나 혼령들을 위해 음식을 변화시켜 공양 올리는 변식(變食: 음식이 질과 양으로 변화됨) 의식과 또 마음으로 공양 올리는 표현이 한국불교에서는 다양한 신업(身業) 공양의 무용으로까지 발달하였다. 현대 한국불교에서 행해지는 대개의 수륙재는 악가무가 총동원되는 대형 야단법석으로 행해지고 있다.
빠라미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