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조선조말 대유행가, 문경아리랑
노래, 특히 민요의 경우 첫 절은 그 노래의 ‘코드’를 담고 있다.
대개는 노래의 형성배경을 담고 있고, 곡명을 담고 있고, 나아가 선호도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그렇게 본다.
이런 예의 전형적인 민요가 바로 문경아리랑이다. 첫 절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문경 새재야 물박달나무/ 홍두께 방망이로 다나간다’
이 가사를 통해 형성지역이 경북 문경이고, 경복궁 중수기 특산품인 박달나무가 공출로 다나가는 상실감을 노래한 것으로 그 역사적 배경과 시기가 조선조말 대원군의 폭정이 있던 시기임을 알게 한다. 나아가 형성기 당대에 대원군의 수탈상을 비판하는 것을 공동체가 공감하여 널리 불렀음도 알게 한다. 그런데 이 아리랑을 통한 문경지역 공동체의 저항의식은 문경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당시 전국은 대원군의 강제 부역과 공출에 대한 반감으로 가득 차있던 상황이라 문경아리랑의 이 첫 가사는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갔다.
오늘날 같이 교통이 원활하지 않던 시절, 방송·출판 같은 매체가 없던 시절에 하나의 노래가 전국에 확산된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문경아리랑은 당시 전 국민의 마음에 공감을 얻은 최고의 유행가였다는 것이다. 그 실증들은 문헌 기록과 전승 민요들에서 확인이 되는데, 세 가지 방향에서 확산된 실증을 확인 된다. 하나는 상실감을 확대하여 불려진 것이다.
聞慶새재 덕무푸레/ 말채 쇠채로 다나간다
문경새재 박달나무/ 북바듸 집으로 다나간다
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가면/ 큰애기 손질에 다 녹는다
뒷동산에 박달나무/ 길마까지로 다 나간다
화개연곡(구례군) 큰애기는/ 알밤 주시로 다나가고
동구(함양) 마천 큰애기는/ 꼬감 접으로 다나간다
대장부 쓸만한 건/ 징용 징병으로 다나간다
문경 새재는 왠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고나
두 번째의 확산 실증은 지역명을 붙여 불렸다는 것이다.
月精五臺山 박달남근/ 축자왕자로 다 나간다
제게야 봉산에 박달나무/ 홍두깨방망이로 다나간다
그리고 노래의 형태는 다른 지역 전승민요에 첫 절로 수용 되여 부른 것이다. 이 경우는 진도아리랑과 밀양아리랑(1938년 방송자료)의 첫 절에서 ‘문경 새재는 왠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고나’로 불린 예가 그것이다. 이는 필자의 조사일 뿐 그 실상은 더 많았을 것이다. 이는 당시 문경아리랑이 전국적인 대 유행가였음을 알려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