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첫번째 에코백 만들기 하던날
아이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물감을 사용하는것은 아주 번거로운 일이라
그동안 자주 못해 줬었는데
어찌나 진지하게 붓을 잡고 집중을하며 색을 칠하던지
문득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결핍을 마주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의 그 눈빛을 잊지못하여
다시 두번째 수업,
손가방에 그림그리기를
했는데 여전히 아이들의 눈빛이 진지합니다.
사실 매번 전체아이들과 함께 진행하기에는 시간도 없고
교사도 부족하다보니 물감수업을
시작하는데 고민만 했습니다.
전에 활동을 하고 남은 재료들을 활용해보려고
연필로 캐릭터를 그려보았더니
(저도 연필로 그림을 그려본지가 언제였는지...)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며
"아...물감으로 또 그림 그리고 싶다..."
그래서 한명 두명 원하는
아이들과 물감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각자 원하는 캐릭터를 고르면
사이즈에 맞게 프린트를하고
미니캔버스에 먹지를 대고
그 위에 캐릭터그림을 올려
실루엣만 따라그립니다.
그 다음 아크릴물감과 패브릭 물감으로
색을 칠하면 되는데
보통 3일에서 4일정도 걸려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 시대의 아이들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 작업을 해내고 있는중입니다^^
사실 하루 이틀 지나면 지루해 져서
완성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끝까지 자신의 작품을 완성해 가는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교사로서도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아이들을 보자니 그저 대견하고 기특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작품의 완성도도 높으니
제가 가르친 것도 없는데
그냥 우쭐해지고 있는중입니다^^
얼마만에 그림을 그려본 것인지
샤프로 캐릭터를 따라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고 지우며
왠지 모를 평안을 느껴보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앉아 정신없이 쏟아내는 잡담들을 들어가며
가끔 아이들 사이에서 농담도 해가며
함께 그림을 그려나가니
아이들도 더 열심히 자기의 작품을 완성해 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 우리가 하는 일인데도
귀찮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는걸 보면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이기주의자 인가보다 싶다가도
가끔 내 이기심을 뚫고 초심을 떠올리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