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30-40
엘리야의 제단 / 손상률 목사
성도의 삶 가운데 예배는 가장 요긴한 신앙행위입니다. 구약의 경우 모세의 율법에 명시된 제도에 따라 번제, 소제, 화목제, 속건제, 속죄제와 같은 제사 행위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입니다(레 1장-5장).
신약의 경우 구원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자기의 몸으로 드리는 예배 행위를 신령한 산제사라고 하였습니다(롬 12:1).
드려지는 제물과 의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둘 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와 보답이라는 점에서 똑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우리는 지금 감사의 절기를 맞이하면서 옛날 갈멜산 위에서 엘리야가 하나님께 드린 제단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감사와 헌신의 바른 신앙을 다짐하고자 합니다.
1.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드린 감사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도가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데는 때와 장소나 환경에 구별이 없습니다. 엘리야는 마음 놓고 하나님께 제단 쌓기가 어려운 시기에 이 일을 감행하였습니다.
1) 영적으로 어두운 시대입니다.
이스라엘의 7대왕 아합이 다스리던 시기(BC875-854)에는 종교적인 암흑시대였습니다. 아합왕은 시돈나라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을 아내로 맞이하여 이스라엘에 바알신을 숭배하게 하였습니다(왕상 16:31-33). 이세벨은 이스라엘 전역에 바알과 아세라 신상을 세워놓고 백성을 거기에 절하게 하는가 하면 하나님의 선지자들은 모조리 죽이게 하였습니다(왕상 18:4). 그 시기에 하나님의 선지자 들은 땅속에 숨어서 지내거나 이리저리 쫓겨 다니며 목숨을 부지하여야 했습니다. 이처럼 캄캄한 시기에 엘리야는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습니다. 자기의 목숨을 내어 놓고 하나님께 제단을 쌓으며 감사의 예배를 드리는 모범을 보인 것입니다.
2) 하나님의 징벌이 내려진 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저버리고 곁길을 갈 때 가차 없이 심판하시고 징벌을 내리십니다. 아합왕과 이세벨에 의하여 이스라엘이 우상숭배로 전락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엘리야를 보내서 그들에게 경고하게 하였습니다.
열왕기상 17:1에 “길르앗에 우거하는 자 중에 디셉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되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비도 이슬도 있지 아니라리라”고 하였습니다.
그 말대로 그 땅에 삼년 반 동안 비와 이슬이 그치고 극심한 흉년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민심은 거칠어지고 백성은 하나님을 원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왕은 하나님의 종 엘리야를 원수처럼 여긴 나머지 죽이려고 찾아다녔습니다(왕상 18:17).
3) 엘리야는 가장 어려운 지경에 놓였습니다.
아합왕의 왕궁을 맡은 오바댜 의 증언에 의하면 왕후 이세벨이 하나님의 선지자를 모조리 죽일 때 아합왕은 엘리야를 찾기에 혈안이 되었습니다(왕상 18:10). 그 시기에 엘리야는 그릿 시냇가에 은신하여 까마귀가 물어다 주는 떡과 고기를 먹으며 연명하였고(왕상 17:6) 뒤에는 사르밧 과부의 집에서 숨어 지냈습니다. 그런 시련과 고통이 오랜 기간 계속되자 그는 하나님께 죽기를 구하기도 하였습니다(왕상 19:4).
성도가 은혜롭고 형통할 때 같으면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이나 감사하기가 매우 쉽지만 시험이 오거나 고난이 겹칠 때 감사할 마음이 없어집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고난 중에 있는 성도가 드리는 감사를 눈여겨보십니다. 여기 엘리야의 제단은 극심한 환난 중에 드린 것이기에 더욱 가치가 있었습니다.
2. 믿음으로 드린 제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도가 믿음으로 드리는 예배와 감사를 기뻐 받으십니다. 아무리 많은 제물을 바친다 하더라도 믿음 없이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기쁘심을 얻지 못합니다(사 1:13). 엘리야가 쌓았던 제단에는 그의 믿음이 기초가 되었습니다.
1) 하나님의 응답을 확신했습니다.
엘리야는 하나님의 종교에 대한 말살 정책을 펴던 아합왕 앞에 나타나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하고자 우상 종교의 선지자들과 대결할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열왕기상 18:19에 “그런즉 사람을 보내 온 이스라엘과 이세벨의 상에서 먹는 바알의 선지자 사백오십 명과 아세라의 선지자 사백 명을 갈멜산으로 모아 내게로 나아오게 하소서”라고 하였습니다.
그들 앞에서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고 하며 어느 신이 참신인지 증명하자고 하였습니다(21절).
그는 자기가 믿는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실 것을 확신하였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응답을 확실히 믿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이라고 하였습니다(히 11:6).
2) 믿음의 회복과 계승하는 일입니다.
엘리야는 백성들을 가까이 불러놓고 무너진 여호와의 제단을 수축하였습니다(30절). 전통적인 다윗왕국이 수립된 후 모든 열왕은 모세의 율법에 따라 백성들에게 하나님만 섬기도록 정치를 해야 했습니다(신 17:18-19, 왕상 2:3). 이 말씀과 법도에 따라 솔로몬 이후 성전 예배가 활발해졌을 때 그 나라는 왕성하고 백성은 복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합왕 같은 폭군이 등장한 후 성전 예배는 소홀해지고 제단은 황폐하게 되었습니다. 엘리야가 무너진 제단을 수축한 것은 훼손된 하나님의 영광을 회복하고 백성들의 신앙을 일깨우는 것입니다. 그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수효대로 돌 열두 개로 제단을 쌓은 다음 그 주변을 깊이 파고 물을 길어다 부었습니다. 하나님의 법을 어긴 것을 통절히 회개하는 뜻입니다.
3) 제물을 올려놓았습니다.
엘리야는 지금 바알과 아세라의 선지자들과 함께 불로 응답하는 신이 참신이라는 것을 증명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는 자기가 쌓아 놓은 제단위에 나무를 올려놓고 그 위에 송아지로 각을 떠서 올렸습니다. 그는 당장 하나님께서 불을 내려 태우실 것을 확신하였습니다. 구약에 백성이 제물을 불태워 드릴 때 이는 제사드리는 자신을 불태운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신약적으로는 ‘몸으로 산제사 드리는 것’이며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신령한 예배라고 하였습니다(요 4:23). 여기서 우리는 예배 곧 감사의 정신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 행위는 자기를 온전히 바치는 것을 뜻합니다(롬 12:1). 제물이 되어 불살라 드려지는 것처럼 자기의 삶 전부를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의 생애가 되어야만 합니다.
3. 응답된 제단입니다.
야고보서 5:17-18에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로되 그가 비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즉 삼년 육 개월 동안 땅에 비가 오지 아니하고 다시 기도하니 하늘이 비를 주고 땅이 열매를 내었느니라”고 하였습니다.
1) 기도의 응답이 이루어 졌습니다.
믿음의 기도는 반드시 응답되고 또한 능력이 행사됩니다(약 5:15). 엘리야의 확신에 찬 기도와 그의 행동은 하나님의 응답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엘리야는 기도하면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하고 부르짖었습니다. 그는 믿음의 조상을 들먹이며 전통적인 믿음으로 하나님께 다가갔습니다. 또 그는 “주께서 이스라엘 중에서 하나님이신 것과 내가 주의 종인 것과 내가 주의 말씀대로 이 모든 일을 행하는 것을 오늘 알게 하옵소서” 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그가 기도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이에 하나님의 불이 내려와 번제물과 나무를 태우고 도랑의 물까지 다 말려버렸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모든 백성은 환호하면서 여호와가 참하나님이라고 외쳤습니다(38-39절).
2) 승리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고 하였습니다(롬 8:28).
엘리야 당시 이세벨의 횡포로 이스라엘에 하나님의 종교가 말살될 위기에 놓였고 하나님의 종 엘리야는 발붙일 곳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갈멜산의 승리로 말미암아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엘리야는 하나님이 주신 능력과 백성들의 성원에 힘입어 바알의 선지자를 기손 시내에서 모두 다 죽였습니다(40절). 하나님은 악을 선으로 바꾸십니다(창 50:20).
성도는 어떤 피할 수 없는 곤경에 처했더라도 신앙으로 이를 극복하며 이겨나가야 됩니다. 어느 때나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 사람은 죽음 앞에서도 좌절하거나 낙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면 돌파로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3) 기적 같은 축복을 체험 하였습니다.
성도가 하나님 앞에서 믿음으로 행하기만 하면 반드시 축복의 열매가 맺혀집니다. 엘리야의 제단은 보통사람의 상식으로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의 불굴의 신앙과 하나님께 대한 헌신적인 삶이 제단으로 이어졌고 그것은 결국 상상할 수 없는 축복으로 돌아왔습니다.
바알의 선지자를 모두 죽인 엘리야는 담대하게 아합왕을 찾아가서 큰 비가 올 것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물론 아합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으나 엘리야는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그의 확신에 찬 기도는 이번에도 적중하여 엄청나게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삼년 반 동안 가물었던 땅에 단비가 내렸습니다. 엘리야처럼 믿음으로 헌신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축복이 있습니다. 인간이 계산할 수 없는 신비로운 축복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