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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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7 07:06
물빛 36집 원고
돌샘 이재영
조회 수 287 댓글 0
1.난꽃 피던 날
청아한 너의 맵시, 고고한 기품은
너를 딸을 자 없어 홀로 우뚝 하네
청초한 꽃을 그리는 마음
봄부터 긴긴 날을
오직 너를 위해 온갖 정성 바쳤네
가을 깊어
너도 긴 휴면에 들 만한데
뜻밖에 꽃망울······,
나의 기쁨 하늘 닿는다
숫한 세월 인고 속에
다져진 고귀한 봉오리 환한 미소에
내 가슴은 애모의 정 가득
2. 세심(洗心)
바위 계곡 맑은 물
거울 같은 투명 속에
사르르 몸 담그면
세속의 찌든 때가
뻑뻑한 거품으로 빠진다
어머니의 가슴처럼
포근한 물속에 누어
파란 하늘 우러르면
하얀 조각배가
호수 위에 떠서 간다
마음속에 남은 찌꺼기들도
한 점 남김없이 걷어 내에
저 호수 위의 조각배에 실어
붕정 만 리 띄운다
임의 손결같이 매끄러운 물결
잔잔한 요동 속에 잠겨
눈 감으면 번거롭던 마음
봄눈 녹듯 사라진다
3.당신
내겐 오직 당신이 있습니다
내 부족함을 채워주는 사람
용기와 소망과 위로를 주는 사람
봄날 마른 가지에 물줄기가 차오르듯
당신은 내 삶을 소생시키는 물줄기입니다.
때로는 쉽게 지치고 힘들 때마다
당신이 있기에 오늘 최선을 다해 살아갈
힘과 용기와 생명을 얻습니다.
암흑 속에서는 빛이요
길을 밝혀주는 인도자로 지팡이요,
사랑의 사자입니다.
나는 목마를 때마다 당신에게 귀의합니다
그때마다 당신은 내 곁에 와 속삭여줍니다
“그대 곁에는 내가 지키고 있어요.” 하고······,
나는 그때마다 바른길을 찾습니다
당신 때문에 기쁨과 사랑을 알았고
봉사하고 감사함을 배웠습니다
세상이 다 무너져도 내 곁에는
오직 당신이 있어 꺾이지 않는 힘을 줍니다
4.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마디 말도 기약도 없이
떠나간 사람을
모진 생애에
비바람이 불어와도
눈바람이 휘몰아쳐도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기다리는 것이
끝없는 적막과 사막과 같아도
참고 견딥니다
앞길이 칠흑 같은 밤일지라도
한 줄기 빛을 품고
마냥 기다립니다
5. 서울의 명물
서울역에서 남산까지 가는
새로 놓은 고가 도로, 수많은 인파가
물 흘러가듯 밀려서 흘러간다
그 위엔 꽃밭 수목원 약초 원, 다양한 공원
식물마다 이름표 달고 제 선전에 바쁘다
걷고 나면 빈 머리가 곽 찬다
걷다가 밭머리 둑에 앉으면, 편안한 의자
수목은 그늘 되어 자연스러운 휴식처
글 한 편 지나가고, 비둘기도 날며 지나간다
경관 좋아 쉬엄쉬엄 걷다가 목이 타면
찻집 빵집 다과점 크림 집에 들어가면
운치 있는 부담 없는 휴식처
가족 친구 애인 글동무 각종 모임 벗과
사랑하는 사람과 걷기엔 딱 좋은 안식처
서울은 이렇게 변해가는 꿈같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