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항구를 다시 봉쇄하고,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거친 정책들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얘네 세계 경제를 일부러 망가뜨리려는 건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이 세계 경제 침체 그 자체를 **'원하는(Want)'** 것은 아닙니다. 침체가 오면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이 흔들리고,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꺾이니까요.
하지만 **"자국의 압도적 패권과 장기적인 국익을 위해서라면, 세계 경제 침체라는 초고위험 카드를 기꺼이 감수(Tolerate)하고 흔들 준비가 되어 있다"**가 훨씬 더 정확한 본질입니다.
미국이 왜 이런 '위험한 불장난'을 감수하는지, 그들의 속내와 계산법을 3가지 전략적 맥락으로 짚어보겠습니다.
## 1. "내가 10을 잃을 때, 경쟁자는 50을 잃는다" (상대적 우위 전략)
글로벌 위기가 터졌을 때 미국이 느끼는 고통과 타국이 느끼는 고통의 체급 차이에서 오는 계산입니다.
* **에너지 천국이 된 미국:** 1970년대 오일쇼크 때와 달리, 현재 미국은 **하루 1,37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이자 막대한 LNG 수출국입니다.
* **독박 쓰는 수입국들:**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유가가 치솟으면 미국 소비자들도 주유소에서 비명을 지르지만,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은 막대한 돈을 벌어들입니다. 반면, 에너지의 거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그리고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등 아시아 제조 강국들은 그야말로 경제적 파산을 걱정해야 하는 치명상을 입습니다.
> 즉, 미국은 **"우리도 아프지만, 상대방은 뼈가 부러진다"**는 점을 정밀하게 계산하고 이 판을 흔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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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위기일수록 강해지는 달러의 역설 (달러 스마일 이론)
금융 시장에서 작동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인 **'달러 스마일(Dollar Smile)'** 현상 때문입니다.
* 미국 경제가 나 홀로 초호황일 때도 달러는 강세를 보입니다.
* 반대로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져 침체가 올 때도, 전 세계 자금은 가장 안전한 자산인 달러와 미국 국채로 도망칩니다.**
결국 세계 경제가 흔들릴수록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달러 가치는 폭등하고, 미국은 앉아서 전 세계 부(Wealth)를 더 싼 값에 빨아들일 수 있는 구조적 이득을 누리게 됩니다.
## 3. 지정학적 판도 개편 (돈보다 안보와 패권)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20% 안보 통행료'** 부과를 언급했던 흐름이 단적인 예입니다. 미국은 이제 "우리가 피 흘려 바닷길(공공재)을 지켜줄 테니, 다른 나라들은 공짜로 무역하라"던 과거의 방식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 **동맹국 무임승차론 차단:** 동맹이든 적대국이든 미국의 안보 우산 밑에 있으려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압박입니다.
* **공급망 강제 재편:**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려 세계적인 침체가 오더라도, 이 기회에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제조업 공장을 미국 영토 안으로 강제 이전(Reshoring)시키겠다는 목적이 더 큽니다. 단기적인 경기 침체 비용보다, **중국과 이란 등 적대 세력의 숨통을 끊고 공급망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오는 장기적 이익**이 훨씬 크다고 보는 셈입니다.
## ⚠️ 그럼에도 '선'을 넘지 않으려는 이유
물론 미국도 파국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진짜로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되면 미국 금융기관들도 연쇄 부도를 맞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통행료 20% 부과를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유가가 폭등하고 증시가 발작하자 슬그머니 톤을 조절하며 한발 물러선 것처럼, 미국은 **상대를 고사시키기 직전의 '팽팽한 긴장감과 고통'을 유지하는 것**을 최적의 상태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