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대로 손질하지 않은 복어를 먹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걸 안다. 야생 바다에서 복어는 벌레, 조개류, 불가사리 등을 먹는데, 이 생물들에는 테트로도톡신TTX을 만들어내는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이 독은 복어를 더 큰 포식성 물고기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포식자들의 개체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테트로도톡신은 1밀리그램 미만으로 성인을 죽일 수 있는 맹독이다. 복어 한 마리에는 ~30명을 죽일 수 있는 독이 들어 있다. 이 독보다 더 강력한 것은 남아메리카의 황금 독개구리golden dart frog가 만드는 바트라코톡신batrachotoxin뿐이다. 이 독은 너무 강해서, 그 개구리가 잠깐 앉았던 종이 냅킨에 닿기만 해도 닭이나 개가 죽은 사례가 있을 정도다.
테트로도톡신이 독성을 나타내는 기전은 잘 알려져 있다. 이 독은 신경을 따라 전달되는 신호 전달을 방해한다. 신호 전달은 세포막에 있는 이온 채널을 통해 나트륨∙칼륨 이온이 드나들면서 이루어지는데, 테트로도톡신은 나트륨 채널을 차단하여 신경 세포가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다. 증상은 먼저 혀와 입술의 감각이 둔해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몸 전체로 퍼지는 따끔거림이 나타나고, 결국 근육 마비로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횡격막 근육이 마비되어 호흡이 멈추면서 질식으로 사망하게 된다.
통증 신호의 전달도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캐나다의 웩스 제약사Wex Pharmaceuticals는 아주 작은 양의 테트로도톡신을 심한 통증 치료에 사용할 가능성을 연구해 왔다. 수백만 명의 암 환자들이 기존의 진통제로 충분한 통증 완화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텍틴Tectin이라는 상품명으로 테트로도톡신 제품을 개발해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임상시험 결과는 기대했던 만큼 큰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제약회사들이 테트로도톡신을 가진 물고기에 관심을 갖는 반면, 먹는 사람들은 독을 제거한 복어를 찾는다. 복어 요리는 숙련된 요리사가 간, 생식기관, 장, 피부 등 독이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제거한 뒤 내 놓는다. 그래도 살 속에는 아주 미량의 테트로도톡신이 남아 있어서, 먹을 때 약간의 따끔거림과 짜릿한 느낌을 준다.
오랜 세월 동안 제대로 손질되지 않은 복어요리를 먹고 수백 명이 사망했고, 많은 사람들은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남기도 했다. 이런 위험 때문에 일본에서는 복어 양식 산업이 생겨났다. 복어의 먹이를 엄격하게 관리하여 독을 만드는 박테리아를 제거하면 위험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푸아그라보다 맛있다는 복어 간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복어 양식은 일본에서 논란이 있었다. 일본에는 야생 복어를 잡아 독이 있는 부분을 제거한 뒤 식당에 공급하는 큰 산업이 있는데, 안전한 양식 복어는 이 산업에 위협이 된다. 이 산업의 대변인들은 양식 복어가 테트로도톡신이 전혀 없다고 보장할 수 없으며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온 증거는 이런 주장에 반대되는 쪽이 더 많다.
진정한 복어 애호가들은 양식 복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복어요리를 먹는 매력의 일부가 바로 ‘죽을 위험’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팔과 다리로 올라오는 따끔거림을 즐긴다. 그 감각이 팔꿈치와 무릎에서 멈추면 멋진 요리를 즐길 준비가 된 것이지만, 그 감각이 팔꿈치와 무릎을 넘어 계속 올라오면 어차피 그 식사는 인생의 마지막 식사가 될 테니 그래도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