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스케줄이 꼬여버리게 생겼다. 내연기관차 퇴출을 강력히 외치던 유럽과 미국 등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속도조절론’이 부상하고 있어서다. 전기차 전환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은 일관성을 유지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리사 브랜킨 포드 영국 대표는 “전기차 사업을 하려면 정부의 (전기차 전환에 대한) 야망, 약속, 일관성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번 조치는 이 모든 걸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점을 기존 2030년에서 2035년으로 늦춘 것에 대한 반발이다.
미국도 전기차 전환 계획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 감지된다. 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를 상대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대규모 파업에 나서고 있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급 계획에 불만을 갖고 있는 자동차업체 노동자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대규모 전기차 투자를 단행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