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7. 24.
“고민정 의원님! 공채로 청와대 갔나요?”
아나운서 출신 국회의원 고민정이 새 정부에 발길질을 세게 하다 돌부리를 걷어찼다. 여당으로부터 역공을 받더니 급기야 한 시민으로부터 자기 옆 자리에 서는 맞불 1인 시위에 직면했다.
기껏 고민정 정도 가지고 흥분해서 칼럼을 쓰느냐고 힐난하는 독자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니다. 고민정이 진보좌파이고, 고민정이 대한민국이다. 2020년대는 이런 사람들이 세상을 쥐락펴락하며 여론을 이끌어 나가고 나라를 앞으로도 뒤로도 가게하고 있다.
43세의 그녀는 경희대 수원캠퍼스 중국어과와 성공회대 대학원을 나왔다. 그래서 KBS 블라인드 테스트(학력 등을 가리고 면접)의 결실이라고 자신이 홍보한다. 성공회대에서 통혁당 사건 무기수(無期囚) 신영복 강의를 들으며 그를 존경했다. 신영복과 경희대, 그리고 희귀병 시인과 아나운서의 사랑이 문재인을 끌었다.
더문캠(문재인 캠프) 대변인에서 청와대 부대변인이 됐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물러난 한겨레신문 출신 김의겸 덕분에 대변인으로 한 단계 더 뛰었다. 아나운서다운 음성으로 인지도가 올랐다. 호남 출신과 젊은 층이 밀집한 서울 광진구에서 오세훈을 꺾고 금배지를 달았다.
“국민들께 더 가까이 가겠다며 멀쩡한 청와대를 놔두고 용산 국방부를 밀어내고 들어간 대통령실의 결과는 온통 자신의 친인척, 지인들로 채운 윤석열 궁궐이다. 인사 담당 총무비서관, 총괄 책임자 비서실장은 당장 사퇴하고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하라.”
대통령실에 자기처럼 캠프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무보수로 헌신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특채된 9급 행정요원 등 몇 사람이 들어간 게 윤석열 궁궐? 선전 선동꾼의 유치한 조어 솜씨다. 이걸 써 붙인 종이판을 들고 1인 시위를 용산에서 하고 있다. 문재인의 애완견에서 진보좌파의 잔다르크로 변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녀는 여당과 보수우파 지지자들의 ‘그럼 그대는 공채로 대변인됐나?’라는 외통수 지적에 ‘14년 경력의 공채 출신 인재’라고 답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상근 부대변인 김연주(서울대 화학교육, 정치학 박사)가 가세했다.
“나 자신도 MBC 공채 (MC) 출신이고 오래 방송 활동을 했지만, 국민의힘 토론배틀을 통해 정당 대변인단에 포함되었다. 나나 고 의원과 설전을 벌인 박민영 대변인도 공개 오디션 형식을 통해 등용됐으니 공적 권위가 부여되었다 할 수 있다.”
고민정은 공채 대신 오로지 문재인과의 인연에 의해 차관급인 월급 1000만원대 1급 공무원이 됐다. 현 대통령실 대변인 강인선도 윤석열이 그냥 발탁한 기자 출신이다. 그런데 왜 하필 9급 1명을 가지고 그 야단들이냐는 게 호시탐탐 탄핵 기회만 노리는 진보좌파들의 ‘사적 채용’ 프레임 문제 핵심이다.
한 건 걸리니까 지르고 봤다고 볼 수밖에 없다. 거기에 고민정 같은 가벼운 애완견 정치인들이 잽싸게 숟가락을 얹고 있는 것이다.
고민정과 사적 채용 선전 선동꾼들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의 단골 디자이너 딸로 그녀의 옷 심부름을 하며 청와대 행정관으로 정식 채용된 프랑스 국적의 여자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 진보좌파의 나팔수 김어준 처남은 청와대 비서관이 됐고, 탁현민이 의전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은 공채를 통한 것인가? ‘문재인의 정치적 경호실장’ 유시민의 누나 유시춘이 EBS 사장으로 가고, 문재인 선거 캠프 측근 조해주가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이 된 건 ‘문재인 궁궐’ 만들기 아닌가?
이밖에도 국립 단체, 정부투자기관, 공기업 임원, 이사장에 팬클럽 인사들이나 측근, 친척, 지인들이 임명된 예들을 보도된 경우만 다 나열하려 해도 지면이 모자란다. 그리고 또 이재명은 어떤가? ‘법카 유용’으로 곧 경찰에 소환될 별정직 5급 여성이 바로 ‘사적 채용’ 사례다.
자기들은 지난 5년 동안 맘껏 해먹고 새로 들어온 정부가 하급 직원 1명을 지인 아들로 쓰니 발악한다. 이건 내로남불도 아니고 얼굴에 철판을 깐, 짐승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당 국민의힘은 이런 자들에게 이렇게 나갔어야 했다.
“국정조사 하자고? 좋다. 그럼 문재인 청와대와 이재명 경기도청 채용 사례도 함께 철저히 조사해보자. 그렇게 할 수 있나?”
미국 사례라면 목소리가 조용해지는 우리 정치인들이니 케네디가 동생 로버트를 초대 법무부 장관에 기용한 ‘깜짝 인사’(윤석열-한동훈 관계와 매우 유사)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그는 ‘세계가 경악한’ 이 인사를 눈 하나 깜짝 않고 단행했다.
8살 아래인 변호사 로버트 케네디는 형의 신임에 부응하는 정재계 및 노조, 마피아 대상 대대적 사정(司正)과 2인자, 조언자 역할로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법무장관들 중 한 사람(강력한 차기 주자로 부상했으나 JFK 암살 5년 후 그도 암살 당함)으로 평가되고 있다. 케네디의 친동생 장관 발탁은 미국 정계에서도 논란이 심해 반(反) 정실인사법(Anti-Nepotism Statute) 제정을 불렀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이 법에서 채용을 금지하는 기관들에 백악관은 예외다”라고 해석했다(연세대 법학대학원 교수 이철우). 대통령실 참모의 역할과 그 충원의 특수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래서 클린턴이 부인 힐러리를 보건의료 관련 대책반장에 임명했으며 트럼프는 딸과 사위를 백악관 특보로 썼다. 그 가족들의 업무 수행 평가와는 별개로 채용 자체는 합법이었다는 게 중요하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고민정과 대한민국 극렬 진보좌파들은 그저 윤석열 탄핵에만 눈이 멀어 악을 쓰고 있다.
정기수 / 자유기고가 / 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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