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없어서는 안될 문명의 산물 중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은 물론 컴퓨터이다. 그런데 컴퓨터가 작동하는 데 있어 사용하는 숫자는 0과 1 두가지 뿐이다. 컴퓨터는 이 두 숫자만을 가지고 문자를 표기하기도 하며 계산도 한다. 이를 우리는 2진법이라고 부른다.
모든 수를 0과 1만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2진법을 발명한 사람은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von Leibniz ; 1646~1716)였다. 그는 수학적 사고에 있어 서로 정반대 되는 분석적인 영역과 조합적인 영역 모두를 갖춘 최초의 학자로 평가되는데 이러한 사고력을 갖는 학자는 라이프니츠 후에도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다재다능한 천재였다.
라이프니츠는 당시에 대립하고 있던 기독교의 신교와 구교를 재결합하려는 노력도 하였는데, 0과 1의 2진법을 발명했을 때, 그는 0은 아무것도 없는 '무 (無)'를 나타내고 1은 '신(神)'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2진법에서 0과 1로 모든 수를 표현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신은 무로부터 모든 것을 창조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중국의 황제는 서양의 과학에 상당히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 라이프니츠는 그 황제를 기독교로 개종시키기 위해 자신의 2진법 사고를 중국에 파송된 예수회 수사에게 전달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2진법의 단순함과 우아함에도 불구하고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였는데 컴퓨터 시대를 맞이하면서 2진법이 꽃을 피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