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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바로알기종주기(이재희)
2015년 8월 2일(일)
오후 2시에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경인일보와 인천바로알기종주단이 공동 주최하는 종주 발대식에 참석하였다. 학생 80여 명과 교사 멘토, 팀장, 지원인력 20여 명, 학부모 50여 명이 참석하였다. 발대식에서 참가자 대표로 인사말을 하였다.
1. 여러분들과 함께 해서 기쁨
학생 80명: 중학생 47명 (남34, 여13)
고등학생 33명 (남21, 여12)
멘토 및 팀장 11명: 교사 3명, 대학생 8명
적십자 구조요원: 2명
지원인력: 종주단, 경인일보, 경찰, 소방서 등
학부모
2. 감사
유정복 인천시장, 김은환 경인일보 사장, 종주단 이동열 단장 등 관계자
3. 참가 목적
1) 인천생활 21년 --> 인천의 지리와 역사 공부 필요성
2) 휴가기간 중 체력 단련
3) 인천에 초등교사를 배출하는 교대 총장
--> 인천의 학생들에게 진로와 공부 상담
--> 인성교육: 공동체 생활에서 배려와 협동, 책임감
오후 4시에 운동장 스탠드 위에 조별로 텐트를 친 후 저녁식사를 하였다. 오랫동안 신지 않던 등산화를 신고 왔더니 신발 바닥이 고장이 나서 식사 후에 인근 마트에서 등산화를 구입하여 갈아 신었다. 대회의실에서 각 조별로 조 이름과 구호를 결정하고 조 깃발을 제작한 후 전체에게 소개하였다. 샤워장이 없어서 겨우 세수만 하고 10시에 40여 년 만에 텐트에서 취침하였다.
2015년 8월 3일(월)
아침 5:40에 눈이 떠져서 세수하고 텐트를 정리하였다. 6:30에 식사하고 출발 준비를 마치고 시청 현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8시에 출발하였다. 구월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통과할 때 무슨 일로 가는지 궁금해 하는 상인들이 있었고, “더운데 집에 가서 쉬지...”라고 응원과 푸념이 섞인 말을 던진 상인도 있었다. 승기천을 따라 송도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였다. 송도에 새로 조성된 공원에 쓰레기통이 없어서 곳곳에 쓰레기들이 널려 있었다.
오후에는 남동공단 앞 해안 길을 따라 소래포구를 지나 소래생태습지공원과 장수천을 따라 걸었다. 산책로와 광활한 소래생태습지공원을 걸으면서 일반인 조에 속한 서지현 씨가 쓰레기를 주었는데 쓰레기통이 하나도 없어서 인천대공원 부근까지 들고 오다가 결국은 마지막 휴식처에 내려놓고 왔다. 6시경에 인천대공원에 도착하였고, 가설되어 있는 천막을 이용하기 때문에 짐만 풀고 저녁식사를 하였다. 어제 인천시청에서는 샤워를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학생들이 힙합댄스를 연습하는 동안 샤워와 세탁을 하였다.
첫날 일정이 30킬로미터 정도로 장거리이기는 했지만, 평소에 운동이 부족하여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거나 무릎과 발목 관절에 통증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았고, 선천성 천식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도 있었다. 멘토 교사들과 같은 천막에서 10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2015년 8월 4일(화)
아침 5:50에 눈을 떠서 세수하고 식사한 후 8시에 인천대공원을 출발하였다. 17사단 뒤의 만수산(만월산)을 거쳐서 인천가족공원(아시아 최대의 공동묘지)으로 내려와 부평아트센터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사 도중에 종주에 참여하게 된 동기 등에 대하여 경인일보와 인터뷰를 하였다.
오후에 미군부대가 철수한 자리에 조성된 부평공원을 지나 부평시장을 통과하여 부평구청에 들렀다. 마침 부평구의회에 근무하는 황문도 선생님 제자의 안내로 의장실에서 박종혁 의장과 함께 시원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굴포천을 따라 부평역사박물관을 견학한 후 경인교대부설초교에 도착하였다.
첫날 인천시청에서 교통 안내를 한 남동경찰서와 연수경찰서 직원과 오늘 부평 관내 교통 안내를 한 경찰관들은 수신호로 교통통제를 하면서 종주단의 안전을 배려하였다. 그러나 계양경찰서 관내로 넘어오자 경인교대부설초교에 도착할 때까지 경찰관이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종주단의 보행 속도에 맞춰 서행운전하는 것이 고작이어서 계양경찰서마다 직원들의 대시민 서비스에 실망하였다.
부설초교에 도착하여 마중 나온 이명분 교장선생님, 우리대학의 부서장들과 잠시 담소를 나누고, 종주단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샤워와 세탁을 하였다. 그리고 교장선생님과 부서장들은 식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동열 단장님과 함께 학교 앞 순대집에서 식사를 대접하였다. 오늘부터 차량 지원 자원봉사를 하는 이철희 씨와 함께 텐트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동향출신이어서 고향의 비슷한 경험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었다.
2015년 8월 5일(수)
아침 5:30에 일찍이 눈을 떠보니 밤사이 이슬이 많이 내려서 마치 비가 온 것처럼 운동장과 텐트가 젖어있었다. 화장실 구석구석에 휴지가 널려있어서 고생하게 될 우리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심지어 운동장 스탠드 위쪽 후미진 곳에 버려진 플라스틱 식판과 수저와 젓가락도 있었다. 자기가 사용한 식기와 음식물 포장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공중도덕의식이 없는 대원의 미래가 걱정되어서 내년 행사부터는 별도의 계획을 마련해야겠다. 6:30에 식사를 마치고 짐정리를 마치자 7시경에 총장차가 도착하였다.
오늘은 우리 대학의 긴급한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임시부서장회의와 임시교무운영위원회를 소집했기 때문에 종주단 출발시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7:30에 경기캠퍼스를 향해 출발하였다. 따라서 오전 계양산 등산 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오후에 강화도 종주에 합류하였다.
경캠에서 회의를 하는데 부서장과 교무위원들도 계절제 대학원 강의 등으로 충분한 시간이 없기 때문에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며 회의를 마쳤다. 오후 2시에 인천성모병원으로 직원 모친상을 조문한 후 2:40에 종주단 이인수 부장의 차를 타고 강화도 철산리 민통선을 통과하여 4시경에 인화리에서 종주단과 합류하였다. 오후 6시경에 양사면 서사체험학습장에 도착하였다. 인천교육청이 운영하는 이 체험학습장에 근무하는 초등과 중등 교사 2명의 근무자세와 서비스 정신이 돋보였다.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저녁식사 후 샤워와 세탁을 하고 잠들었다.
2015년 8월 6일(목)
아침 식사 후 8시에 체험학습장에서 근무하는 두 분 선생님의 배웅을 받으며 남쪽 방향으로 출발하여 11:30에 내가초등학교에 도착하였다. 점심식사를 한 후 학교의 배려로 냉방시설을 가동한 체육관에서 휴식을 하는 동안 학생들은 각 조별로 장기자랑 연습을 하였다. 오후에는 외포리 선착장과 해안도로 및 논길에서 휴식을 하하며 그늘이 없는 길을 걸었다. 해안도로의 우측에는 자전거 도로가 나 있는데,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도로의 경계에 서 있어야 할 야광 도로표지판이 자전거 도로 바깥쪽 해안에 세워져 있어서 현장을 살피지 않은 행정처럼 보였다. 부상자가 없어서 예정보다 일찍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화도초등학교에 도착하였다. 학교장과 직원들이 종주단이 시설 사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아서 샤워와 세탁을 하는 것이 불편하였다.
종주단 응원과 취재차 방문한 교육 잡지「위클리에듀」간부들과 함께 저녁 식사 후에 학교 앞 치킨 집에서 교육에 대하여 담소를 나누었다.
2015년 8월 7일(금)
아침식사 전에 마니산 등산을 하기 때문에 5시에 일어나서 5:15에 출발하였다. 한 시간 동안 등산하여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30분 만에 하산하였다. 아침식사를 한 후 예정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광성보 견학을 생략하고 버스를 타고 영종도로 이동하였다. 11시부터 인천공항을 견학한 후 12시에 직원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사 후 버스를 타고 삼목선착장으로 이동하여 30여 분간 배를 타고 장봉도에 도착하였다. 한 시간 정도 걸어서 산을 넘어 옹암해수욕장에 도착하여 텐트를 치고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저녁 8시부터 주차장에서 열린 장기자랑에 종주 참가자, 자녀 응원 온 학부모 및 휴가 온 일반인 등이 많이 참석하였다. 힙합그룹의 댄스 공연, 조별 장기자랑에 이어서 사물놀이 공연이 있었다. 학생들이 낮에 고단한 종주를 하고 저녁에 짬짬이 익힌 댄스와 장기 실력이 대단하였다. 일반인으로 구성된 9조에서는 내가 대표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불렀다.
저녁 10시 넘어서 파주식당에서 종주단 간부, 학부모들과 함께 담소하며 여흥을 즐겼다. 마지막 날의 종주가 40킬로미터가 넘는 가장 긴 일정이라고 하여 다른 일행보다 일찍 12시에 텐트로 돌아와 취침하였다.
2015년 8월 8일(토)
마지막 날의 종주가 장거리여서 7시 배를 타고 나가야하기 때문에 5시에 일어났다. 세수하고 짐정리를 한 후 파주식당에서 아침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잠이 부족하여 조는 학생들이 많았다. 식사 후 20여 분을 걸어와 장봉바다역 선착장에서 7시 배를 타고 7:30에 영종도 삼목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영종도 북쪽 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 후 하늘도시에서 남쪽으로 종단하는 동안 대부분의 땅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채 있었다. 구읍뱃터에 배를 타고 월미도에 도착하였다. 차이나타운에서 일행이 20여 명씩 분산하여 짜장면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도중에 소나기가 내렸다. 식사 후 자유공원에 올라가 종주 중 처음으로 비옷을 입고 출발하였다. 한 시간 가량 굵은 비가 내려서 문학산 등산을 포기하고 제물포와 석바위 방향으로 코스를 변경하였다. 소나기를 맞으며 자녀들과 함께 걷는 학부모들의 남다른 자녀사랑이 나의 학창시절과 내 딸들의 학창시절과 오버랩되어 부러움과 아쉬움이 함께 밀려왔다. 오후 4시에 참가학생 가족들의 환영을 받으려 인천시청에 도착하였다. 일행이 기념촬영을 하고 29일 해단식에서 만나기로 하고 단원들과 작별하였다.
시청에서 택시를 타고 여의도 집에 도착하여 샤워하고 저녁식사를 한 후 월요일자 경인일보에 게재할 특별기고문을 작성하였다.
인천바로알기종주를 마치고
이재희 (경인교육대학교 총장)
6박 7일 동안 인천의 육지와 섬에서 170㎞를 걷고 야영하는 인천바로알기종주를 무사히 마쳤다. 학생들을 위한 인천바로알기종주의 목적은 인천의 산과 바다 및 삶의 현장을 직접 걸으며 보고, 듣고 느끼는 과정을 통해 호연지기를 기르고, 인천의 역사 발자취와 문화유산을 견학하며 인천 사랑과 자부심을 고취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며 더불어 사는 생활방식과 동료애와 책임감을 기르는데 있다. 이번 종주단은 80여 명의 중고등학생, 10여 명의 대학생과 현직교사 멘토, 10여 명의 본부 요원과 일반인 참가자, 20여 명의 지원 인력(적십자요원, 차량 운영 및 관리 요원, 경찰, 기자) 등 총 인원 120여 명으로 구성되었다.
필자는 경인교육대학교의 전신인 인천교육대학교에 부임하여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21년이 되었다. 그동안 인천에서 생활하면서 주로 업무를 하기 위해 승용차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도로로만 다녔다. 이번 종주는 인천을 바로알기위해 그동안 가보지 않은 산과 바다, 공원과 역사 유적 등을 둘러본 매우 의미 있는 행사였다.
인천바로알기종주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고 나서 젊은 학생들과 야영하며 걸을 수 있을지 내심 걱정도 되었다. 필자가 ROTC 장교교육을 받고 보이스카웃 대장을 하던 시절에 장거리 행군과 야영을 한 지 오랜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주 준비를 위해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도 받고 1주일동안 걷기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면서 다리운동을 하였다. 그렇게 준비한 결과 인천에서 그동안 가보지 못한 곳을 무사히 다녀오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등산모임에서 인천에 있는 계양산과 철마산, 강화도 마니산, 장봉도와 석모도 및 무의도 등 섬에 있는 산들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만월산(만수산)은 처음으로 올랐다. 또한 가족과 함께 인천대공원, 자유공원, 소래포구 등은 가 보았지만, 승기천과 장수천의 생태길은 처음 걸었다. 강화도에 있는 하점 고인돌, 광성보 등 역사유적은 답사한 적이 있지만, 부평역사박물관과 인천가족공원(공동묘지)은 처음으로 견학하였다.
종주 일정의 첫날은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오리엔테이션과 발대식을 하고 시청운동장에서 야영을 하였다. 둘째 날부터 아침 6시에 일어나 세수하고 6시 30분에 식사한 후 짐 정리를 하고 8시에 출발하였는데, 마지막 이틀은 마니산 등산과 장거리 걷기 때문에 새벽 5시에 기상하였다. 오전에 4시간을 걸은 후 12시에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1~2시에 출발하여 캠핑장에 도착하여 텐트를 친 후 저녁식사를 하였다. 저녁식사 후 힙합 댄스 등 저녁 프로그램을 하고, 샤워 및 빨래를 한 후 10시에 텐트에서 야영을 하였다. 필자는 4일차에 대학에 긴급회의가 있어서 오전 걷기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나머지 일정은 학생들과 대화하며 완주하였다.
이번 종주에서 보고 느낀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종주에 참가한 학생들의 의욕과 부모의 교육열이 감동적이었다. 학생들이 저녁 시간에 짬짬이 익힌 힙합 댄스로 마지막 날 장기자랑에서 조별로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주었다. 또한 많은 부모들이 첫날 발대식과 장봉도에서의 장기자랑에 참석하고, 마지막 날 오후에 강한 소나기를 맞으며 자녀와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좋았다. 둘째, 학생들이 조별로 순번을 정해 식사 배식을 분담하고 조원들이 협동하여 텐트 설치와 철거를 하며, 행군 중에 힘들어하는 동료를 격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발휘하여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이 자신이 먹은 아이스크림 봉투, 캔, 심지어 식판까지 버리는 등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아서 아쉬웠다. 셋째,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사히 완주하여 청소년 건강관리가 양호함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일부 비만 학생들이 발목이나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발바닥에 물집이 자주 잡혔는데 그들의 비만도를 관리하도록 본인과 부모가 식생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끝으로, 인천의 공원과 산책로 등 공공장소에 쓰레기가 너무 많았다. 시민들이 산책하고 휴식하는 공원과 가로수길 등에 쓰레기통이 없기 때문에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다. ‘쓰레기를 되가져 가자’는 현실적이지 않은 원론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쓰레기통을 만들어 놓고 환경미화원을 고용하여 일자리도 창출하고 도시미관을 개선하는 것이 낫다.
필자는 이번 인천바로알기종주를 통하여 인천의 산야와 역사 유적을 체험하고,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생각과 인천의 교육현실을 알게 되어 인천교육의 미래를 전망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인천 ‘바로알기’ 운동이 인천 ‘사랑하기’로 이어지도록 하려면 공중도덕 교육과 공공장소 환경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경인일보 2015.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