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Exchange Traded Note)은 기초지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으로서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증권을 말합니다.
흔히 알고 계시는 ETF(상장지수펀드)와 비슷합니다.
다만, ETF는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며 주식, 채권, 원자재, 금, 선물 등을 다양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과 자산운용사가 망해도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ETN은 만기가 있는 상품으로 증권사가 발행합니다.
증권사의 기초자산으로 수익을 만기에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라서, 만약 증권사가 위기에 처하면 큰 손실을 보거나... 원금회수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는 ETN 시장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시간이었습니다.
상장폐지된 ETN 종목만 하더라도 73개에 달하는데, 이는 ETN 시장이 열린 2014년 이후 최대 규모 상폐입니다.
이처럼 ETN이 대거 상폐된 이유는 투자자 보유 비중이 낮고 거래량이 미비하기 때문입니다.
증권사가 ETN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이 5000억원이 넘어야 하고, 신용등급이 AA- 이상 그리고 순자본비율이 150%를 넘고, 근 3년동안 감사의견이 적정선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처럼 ETN 발행은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이 달려 있으며, 발행한도도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증권사들은 연말을 기점으로 비인기 상품을 버리고 새로운 상품을 가져오기 위해, 관리 목적의 청산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ETN이 조기 청산될 때, 매입 가격에 비해 지표 가치가 떨어지면 투자자는 손실을 보게 됩니다.
게다가 말 그대로 청산되는 것이라서 장기 투자 역시 불가능하게 됩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뒷목이 자연스럽게 당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특히, 유행을 노려 단기간에 ETN 상품을 내놓고 열기가 사라지면 상폐하는 ETN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상폐한 ETN을 몇가지만 살펴보자면, 우선 2022년 11월17일 상장된 신한투자증권의 FnGuide 치킨 ETN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 거래대금 10억원 이상 등 기본 요건을 충족하는 치킨 관련 10여종목으로 구성됐습니다.
당시 '2022 피파 카타르 월드컵'으로 '치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기대감이 크게 감소하면서 상폐되었습니다.
또 다른 상폐 ETN은 폐기물이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2년 2월3일 폐기물처리 ETN을 선보였지만, 금방 골로 가버렸습니다.
사실 신한은 2021년에 메타버스 ETN도 내세웠지만 상폐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나증권의 경우에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K-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하나 KRX BBIG K-뉴딜 ETN'를 2021년 2월 발행했지만,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증권사 측은 비인기 ETN을 상장폐지 하는 대신 새로운 ETN을 발행함으로써 투자자의 선택의 폭을 넓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하락 또는 상폐를 당한 투자자들은 식음을 전폐하며 치를 떨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