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공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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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
환한 빛에 빨려들어온 라이샤와 마이샤가 본 것은 자신들을 환영하는 천사들. 천사들은 뭐가 기쁜지 나팔까
지 불어가며 라이샤와 마이샤를 환영하고 있었다. 라이샤는 실소를 터뜨렸다. 자신들이 천상계에 온다는것을
알린적은 없었다. 즉 가이샤는 이때까지 라이샤와 마이샤를 보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 그때 그 비가...... 멍청한 창조주자식......'
「이리로 오십시오. 가이샤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라이샤는 아랫입술을 악물었다. 고개를 숙이고 한 행동이라 그 누구도 보지 못했다. 마이샤는 예쁘장하게 생
긴 천사들에게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 얼굴을 붉히며 천사가 이끄는데로 따라갔다. 천사를 보고 얼굴을 붉힌
마이샤를 본 라이샤는 실소가 나왔다. 저것을 린화가 보았다면 한바탕 시끄러워졌겠지......
라이샤는 발을 내딛었다. 밑에 무엇이 있는가 내려다 본 라이샤는 놀랐다.
인간계의 모습이 천상계의 바닥에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으로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나보군...... 꽤나 변태적인 면이 없진 않군.'
"우와......"
마이샤도 밑의 인간계를 발견한 모양이었다. 분명히 멀리 보이는 것 같았지만 밑의 인간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보였다. 아마 창조주가 힘 좀 써서 만든 것이라 그렇겠지...... 라이샤는 밑의 인간계에는 신경
을 끄고 앞에 가고 있는 천사 따라 나섰다. 마이샤는 한동안 밑의 인간계에 신경을 쓰고 있다가 천사가 모습
이 보이지 않는 것 같자 화들짝 놀라며 달려왔다.
그 모습을 본 라이샤가 실소했다.
"너 많이 변했다."
"......내가 하려던 말이야. 어떻게 옛날과 성격이 정반대로 바뀐것 같지?"
"글쎄...... 그런데 내가 옛날엔 저랬단 말야?"
"몰랐어? 저것보다 더 했어. 음...... 뭐하라나...... 하여튼 굉장했어. 형이 가는 곳 마다 소동이 일어났고 아버지
는 그 소동을 수습하기 위해 형옆에 붙어 있어야 했지. 아니면 내가 형 옆에 있던가."
그래서 어릴때 내 옆에는 꼭 누군가가 붙어있었군......
라이샤는 속으로 쓴 웃음을 삼켰다. 그리고 지금은 옛날과 다르다는 생각에 한숨 놓였다. 마이샤가 자신의 옛
날 성격을 닮아버린 것이 지금의 라이샤에게는 천만다행인 일이었다.
「여기입니다.」
천사가 작은 집을 가르키며 말했다. 천상계에 단 하나 존재하는 인간계의 집인 듯 하였다. 라이샤와 마이샤는
그 집을 보는 순간 굳어버렸다. 낯이 매우 익은 집이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그 집을 멍하니 바라보던 라이샤가
고개를 돌리며 마이샤를 보고 말했다.
"저거...... 어디서 많이 봤지?"
"으, 응...... 굉장히 많이 봤지. 아마 죽어도 잊지 못할껄?"
"그렇지...... 그걸 잊는다면 우린 인간의 정신적인 경지를 깨버리는 거야."
【뭐가 그렇게 궁시렁궁시렁 할말이 많나?】
천사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대신 천사가 있던 곳에 가이샤가 서 있었다.
웅웅 울리는 목소리만 제외한다면 옛날 네갈 마을에 살았던 가이샤의 모습으로.
가이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의외로 라이샤가 반가운 기색을 하고 바라보았다. 반면 마이샤는 퉁명스런 표정
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가이샤는 라이샤가 퉁명스레 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가 마이샤가 인상을 쓰는 것
을 보고 놀랬다. 하지만 가이샤 그도 약간은 라이샤의 변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때일로......
"아버지! 저희들에게 고통의 대상이자 고통의 근원이 되는 집을 세워두고 그 곳에서 저희들을 괴롭혔던것을
상상하니 굉장히 즐겁던가요?"
퉁명스런 표정에 맞게 대꾸하는 마이샤. 마이샤의 신랄한 말에 가이샤는 일순간 할말을 잃었다. 저런 말을 하
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라이샤가 내뱉은 말은 가이샤를 더욱 경악시켰다.
"오랜만입니다, 아버지."
아직 가이샤를 아버지라 불러본 적이 없는 라이샤였다. 가이샤는 처음으로 라이샤가 자신을 아버지라 불러주
자 기뻐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라, 라이샤 네가...... 드디어 제정신을 차렸구나. 오~ 이렇게 기쁠때가......】
가이샤는 기뻐 춤이라도 추고 싶은 마음이었다. 마이샤도 웃으며 가이샤를 반겨주었다면 춤을 추었을지도 모
르지만 마이샤는 매우 퉁명스런 태도로 일관할 뿐이었다.
가이샤는 마이샤와 라이샤의 얼굴을 자신앞에 두고 꼼꼼히 살펴보았다. 혹시나 자신이 마이샤와 라이샤를 반
대로 본 것은 아닌가 해서다. 하지만 그는 제대로 보았다. 마이샤와 라이샤의 성격이 정반대로 변해버린 것이
었다. 왠지모를 아쉬움과 기쁨을 느끼며 가이샤는 그들을 집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똑같군."
집안에 들어온 그들의 평은 간단했다. 그대로였다. 라이샤와 마이샤가 네갈마을에서 살아가던 때와...... 완전히
같았다. 옆에 민트의 집이 보인다면 그때 시절로 돌아간 것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어때, 마음에 드느냐?】
"약간의 안좋은 기억들이 있지만...... 좋아요. 옛날 추억도 나고요."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구나. 네갈마을이 파괴될때 아무도 모르게 이 집만 빼왔지. 어때, 잘했지?】
자신의 얼굴을 가르키며 바보스럽게 웃는 가이샤. 마이샤는 비웃었지만 라이샤는 고개를 끄덕여주어 가이샤
를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던 가이샤의 얼굴은 마이샤가 내뱉은 한마디에 사라졌다.
"저희가 왜 여기에 온지 알죠?"
【......】
"모른다고 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해요. 언제나 이렇게 밑을 바라보며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었을테니까."
마이샤는 바닥을 가르켰다. 바닥만은 인간계를 비추는 유리처럼 되어있었다. 가이샤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맞아. 너희들이 온다는 것을 알고 천사들까지 움직여 너희들을 맞았지.
너희들이 더욱 강해지기 위해 이곳에 온것을 알고 있다. 그것을 나도 말리고 싶지는 않아. 공부하라고 때려도
하지 않던놈들이 공부하겠다고 제 발로 걸어들어왔는데 내보낼 멍청한 부모가 있겠느냐. 자료는 이미 이 집에
다 모아 두었다. 너희들이 공부를 하면 되도록.】
"그럼 다행이네요. 난 혹시나 아버지가 방해를 할까 걱정했었거든요."
마이샤는 그제서야 인상을 풀고 웃으며 말했다. 가이샤는 그의 웃는 얼굴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 한시가 급할때이니 빨리 하는게 좋겠지. 난 이미 나가마. 이제 남은것은 너희들이 익히는 것 뿐이
다. 수련도 하고 싶다면 밖의 넓은 공터를 사용해도 좋다. 땅을 파헤치고 부수는 것도 좋아. 단, 천사들에게는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것을 잊지말아라.】
"그 정도는 기본이죠."
【그럼...... 난 이만 가마. 세라핌이 아마 날 무척이나 찾고 있을거다.】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뵈요 아버지."
가이샤는 라이샤의 말에 눈물을 흘릴 것 같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라이샤를 바라보다가 나갔다. 한참 라이샤
의 연기를 보고 있던 마이샤가 실소하며 말했다.
"재밌어?"
"응?"
"재밌냐구. 연극하니까 재밌어?"
"연극? 하, 너 내가 연극한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그건 아냐. 난 마음속에서 나오는 데로 행동했을 뿐이야."
라이샤의 입에서 나온말에 마이샤는 돌이 되어버렸다. 한동안 움직이질 못했던 것이다. 자신의 형인, 천사의
라이샤가 그런 행동을 하는 얌전한 성격으로 바뀌리라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
마이샤가 돌이 되어 있을때 갑자기 가이샤가 다시 문을 열고 말했다.
【아, 한가지 잊은게 있었는데 이곳에서 공간을 일그러뜨리면 인간계 어디에서 이곳으로 향하는 문이 열릴지
모르니 조심해라. 에? 마이샤, 너 왜그러니?】
가이샤의 물음에 라이샤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모르겠어요."
【......그럼 공부잘하렴.】
그 말을 남기고 가이샤의 모습은 사라졌다. 라이샤는 가이샤의 모습이 사라지자 웃으며 자신의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마이샤를 더욱 굳어버리게 만드는 말을 내뱉고는......
"랄라, 나 공부해야지."
"마이샤는!"
"에, 그게 말야......"
젠스는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자신의 앞에서 바락바락 화를 내는 린화를 곤란하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린화
는 젠스의 표정에서 무엇을 읽었는지 소리쳤다.
"어딜간거야!"
"린화님, 좀 진정하시고......"
린화가 너무 흥분하는 것 같자 옆에서 보고만 있던 퉁가리가 한마디했다.
하지만 그것은 퉁가리의 실수였다. 젠스를 보고 있던 얼굴이 퉁가리를 향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왜! 왜! 왜! 내가 자는 사이에 마이샤가 없어진거얏!"
"......"
퉁가리는 린화의 고함소리에 정신이 알딸딸 해짐을 느꼈다. 엄청난 고함소리였기에 밖에 있던 나미가 귀를
틀어막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신경질 적으로 소리쳤다.
"시끄러, 이 꼬맹아!"
"마이샤 어딨어!"
린화가 지지않고 소리치자 나미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지 아빠 만나러 갔어!"
"뭐?"
바락바락 소리를 질러 다른사람을 곤란하게 만들던 린화가 갑자기 조용해져 버렸다. 나미는 갑자기 린화가
소리를 지르지 않자 안심했다는 표정으로 다시 밖으로 나가려했다. 밖에서 조용히 자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린화는 나미가 그냥 가도록 두지 않았다. 나가려는 나미의 옷을 잡고는 말했다.
"정...... 말이야?"
"내가 왜 너한테 거짓말해. 그리고 나 잠자고 싶어. 이거 좀 놔줘."
"마이샤가 아버님을 뵈러 갔단 말이지?"
"그래, 그래. 아버님이지. 너에게는 음...... 시아버지가 되나?"
"시아버지......"
"아함...... 그럼 나 잠좀 잘게."
나미는 계속해서 닫히려는 자신의 눈꺼풀을 일으켜 세우며 린화를 두고 밖으로 나갔다. 밖의 작은 정자에서
잠을 자려던 것이다. 바람도 솔솔 부는게 시원하이 좋았던 것이다. 그곳은 나미가 이 곳으로 온 이후로 그녀의
것이 되어버렸다. 다른 사람은 올라오지도 못하게 했던 것이다.
나미의 말을 듣고 한동안 멍해 있던 린화가 갑자기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럼 왜 나를 안 데려간거야~! 정식으로 인사드려야 한단 말이야!"
오람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귀를 틀어막고 한동안 고통스러워해야 했다.
"응?"
돌이 되어 있었던 마이샤가 갑자기 섬뜩한 느낌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는 자신이 왜 굳었었는가 생각해 보
았다.
'형에게...... 듣지 말아야 할...... 으윽, 다시 돌이 되려고 한다.......'
마이샤는 아까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으려 했다. 그리고 무언가에 섬뜩해 졌는지 생각해 보았다. 천상계에 자신을 죽이려 드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그는 그곳의 지배자의 아들이니까. 또 근처에 날카로워보이는 무기도 보이지 않았다. 푸른검이 자신을 벨리가
없으니 무기가 아니라고 치고 보면 자신을 섬뜩하게 만들만한 존재는 없었다. 하지만......
"헉! 린화!"
곧 마이샤는 자신에게 공포를 느끼게 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깜박 잊고 린화를 두고 와 버렸던 것이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아마 린화는 자신을 찾아 고래고래 고함지르며 난리를 피우고 있을것이 분명했다. 마
이샤는 잔뜩 일그러지는 얼굴을 바로세우려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어쩐다...... 돌아가면 난리도 아닐 텐데......'
이리 저리 변명거리를 생각해 보려던 마이샤는 불현듯 아까 보았던 천사가 떠올랐다.
'흐...... 아까 그 천사 예쁘던데......'
천사생각이 나자 마이샤는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버렸다. 린화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이 천국같은 땅에서 잘
지내고 보자는 것이었다. 마이샤는 편하게 생각하기로 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라이샤 혼자 강해지게 보
고 있을 정도로 그의 마음은 그렇게 넓지 않았던 것이다.
'될 대로 되라지,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