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하늘 나지막이 걸려있는 늦은 오후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가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잠깐만 기다려 줘, 큰 고슴도치야!" 작은 고슴도치가 해가 다 내려갈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해가 하나도 안보일 때까지 둘은 풀밭에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집에 올 때 까지 몇 번을 작은 고슴도치는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달이 떠오를 때까지 들판의 달콤한 향기를 맡을 때까지 부엉이를 쫒아 잘자라고 손을 흔들어 주고 구름에 가린 달이 다시 환히 비칠 때까지 개구리들의 노랫소리를 한참 듣고 반딧불이들이 춤추는 모습을 한참 바라볼 때까지 더이상 아는 숫자가 없을 만큼 별을 셀 때까지 큰 고슴도치는 작은 고슴도치에게 궁금한 것들을 가르쳐주고 함께 바라보고 느끼고 기다립니다.
잠시 멈추어야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고슴도치와 같이 즐겨 봅니다. 천천히 모습을 달리하는 저녁부터 밤시간 멋진 빛깔을 고슴도치와 함께 물들여 봅니다.
처음부터 고슴도치 둘과 함께하는 빨간 무당벌레가 어느새 집에서 환하게 불을 켜놓고 기다립니다. 따스함과 쉼이 나에게도 다가 옵니다.
첫댓글 고슴도치와 빨강 무당벌레의 여행 함께하고 싶네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멈추어야 보이는 것. 저도 오늘 잠깐 멈추고 자세히 둘러봐야겠어요~^^ 멋진 책 소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