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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호 너머 대치하던 독일군과 프랑스군 병사들이 노래를 번갈아 주고 받다가 어디서 왔는지 서로 소리쳐 묻고 고향 이야기를 나누고 한다
다른 전장에서는 참호 뒤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운 독일군의 한 병사가 용감하게도 총을 버린 채 프랑스군 참호로 걸어온다 어리둥절하는 프랑스 병사들에게 크리스마스 인사를 건넨 그 병사는 프랑스군 한 명이 손을 내밀자 서로 악수를 나눈다 참호 여기저기서 병사들이 기어 나와 서로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눈다
도처에서 비슷한 일들이 벌어진다 참호 밖으로 나와 서로 담배를 권하면서 초콜릿과 술을 나누고 심지어 훈장도 교환한다 전장 한가운데서 만난 병사들은 '도대체 우리가 여기서 왜 싸우는 거요?' 라면서 노래도 같이 부른다 병사들은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몇시간 전까지 서로 죽이려고 하던 사람들이 악수를 나누다니 믿을 수가 없다' '오랜 친구처럼 서로 기념품을 나누고 주소를 적어주면서 전쟁이 끝나면 만나자고 한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믿지 않을거다' 병사들은 사진들도 많이 남긴다 '타임스'지는 영국병사와 독일병사들이 축구경기도 했다고 보도한다
이런 비공식 휴전은 며칠씩 계속 되기도 하고 약 10만명의 병사들이 같이 한다 영국의 여러 신문들이 사진과 함께 보도한다
양측 정부는 크게 놀란다
전쟁 중인 상황에서 공식적인 명령이나 지시 없이 병사들이 임의로 휴전하고 서로 만난다는 것은 심각한 행위이다
병사들간의 비공식 휴전 행위를 즉각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내린다 군지휘부는 그 지역 상대편 진지에 포격을 한다 비공식 휴전한 부대를 다른 최전방으로 보내기도 한다 여전히 총을 버리고 걸어오는 적군이 있으면 장교들이 바로 사살하기도 한다
짧았던 기적의 순간이 지나고 참혹한 현실로 되돌아가는 비정한 시간
별다른 의미없이 서로 죽고 죽이던 병사들이 잠시나마 인간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1914년 겨울의 가슴아픈 기적이다
영화로도 개봉되었다
Joyeux Noel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