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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day Soon’
힘든 하루를 마치고 캄캄한 밤, 집으로 향하는 길로 가는 길목,
조용하고 한적한 근린 공원을 통과하면서 가끔 듣곤 하는 음악이다.
원래 이 곡은 60~70년대 “Both Side now”나 “Amazing Grace” 등으로
우리나라에도 익히 잘 알려져 있고
박인희 급의 청아한 목소리를 가진 미국 여가수인 Judy Collins가 부른 노래이다.
그런데 난 Judy Collins의 이 노래보다는
조금 컨트리 풍으로 편곡된 Suzy Bogguss라는 나름 미국에서는 꽤 유명했던
컨트리 가수가 부른 곡을 듣기를 좋아한다.
참고로 이 가수는 국내에는 거의 소개된 적이 없다.
컨트리 음악이 거의 그렇지만 이 노래의 가사의 주요 골자는,
시골에 사는 젊은 처자가 말을 타는 로데오 경기를 즐겨 하는
콜로라오 출신의 젊은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여자의 아버지는 이를 반대하지만
이 여자는 “언젠가 이른 시간에 (Someday Soon)” 그 남자를 따라
로데오 만큼 험한 인생길이라도 따라 가고 싶다는 절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Youtube에 이 곡 아래에 다양한 댓 글이 붙어 있는데
힘든 여행이나 인생의 여정에서 이 음악을 들으면
고향 생각도 나고, 동네의 순박한 아가씨도 생각나고,
두고 온 처자도 생각나서 집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이야기가 가끔씩 등장한다.
난 개인적으로 캄캄한 밤 중 보다는 사람의 귀소 본능이 가장 자극을 받는 저녁 노을쯤
이 노래를 들으면 제격으로 생각하며,
그때야 비로서 멜로디가 주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서울 둘레길을 포함한 그 동안의 수 많은 길나섬을 하면서
가끔씩 힘이 들 때 조용한 숲 속 아무도 없는 곳에서
벤치에 누워서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힘듬은 싹 가시고
빨리 길나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곤 했다.
어디 힘든 길나섬 뿐일까? 인생길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또한 오랫동안 진행 되어야 하는 중장거리 여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드디어 강화도길 300여 킬로 – 계속 코스는 변화 중으로 다양한 거리 기준이 있음 –을
마무리 하였다.
강화도 나들길을 마친 후 제일 처음 생각나는 것은 바로 이 노래였다.
18 코스 마무리 지점에서 약 2~3km를 남겨 놓은 지점에
수명산님이 이름을 붙이신 일명 “Healing의 숲”이 있는데
이 숲 속에서 이 노래가 갑자기 듣고 싶어졌다. 그런데 실제로는 듣지 않았고
마음속으로만 불렀다.
만일 길동우와 함께 아닌 혼자였다면
강화 나들길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집으로 향하는 그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서
난 틀림 없이 이 노래를 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강화 나들길”이라는 거창한 프로젝트는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무사히…
투어 개요
전체 코스의 마무리 과정인
어제 토요일 (3/10)의 코스는 17코스와 18코스를 당일에 한꺼번에 걷는 일정이다.
코스의 길이는 각각 12km와 15km로,
전체적으로 27km 이며
그래서 10킬로 후반이나 또는 20킬로 전반에 최적화된 나들꾼에게는
다소 부담이 있는 코스이다.
17코스는 “고인돌 탐방길”로 표제화된 코스로
강화읍 서북쪽 약 15km에 위치한 강화역사박물관에서 시작하여
내가 저수지(또는 고려 저수지라고도 함) 옆에 위치한 오상리 고인돌군에서
마무리 되는 코스이다.
참고로 강화역사 박물관은
강화 교통 1번지인 강화읍에서 교동도로 가는 길에 있다.
또한 오상리 고인돌군은 강화읍의 남서편에 위치한
내가 저수지 부근에 위치해 있고
강화 나들길 5코스 경로 상에 있는 지점이다.
참고로 지난 주(3/3) 5코스 역방향 탐방 시에도
지나친 지점으로 연 2주 이 지역을 통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주에 토란님하고 이 포인트를 통과하기도 했고
또한 오상리 고인돌군 앞에서 사진을 찍었음에도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도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 기억을 하시지 못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니 그렇게 까맣게 잊을지는 몰랐다.^^
각설하고
코스 경로의 형상은, 약간 수학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좌표의 1사분면에서 원점을 통과해서 3사분면을 이동하는
약 45도에 가까운 직선형 구간이다. 정확히 직선은 아니지만
직선으로 모델링을 해도 무방할 정도로 편편한 편이다.
코스 대부분은 진달래 축제로 유명한 고려산과 연이어져 있는
적석산을 오르고 내리는 코스이다. 실제로 고려사라는 사찰도
고려산이 아니라 바로 적석산에 위치해 있다.
오상리 방향에서 적석산을 오르는 코스가 급하고, 강화 역사 박물관에서 출발하는
산 오름은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18 코스는 “왕골 공예 마을 가는 길”로 표제화된 코스로
이 표제에서 설명 있듯이 화문석으로 유명한 강화도의 공예 마을과
공예품과 제작과정을 전시하는 화문석 문화원을 통과하는 코스이다.
시간이 여유로우면 화문석 문화원과 함께 공예 마을을 들러 보아도 좋을 듯싶다.
그러나 어제의 우리 길나섬에서는 시간 제약상 인근 도로만 통과만 하였다.
18 코스의 형상은 거의 이탈리아 국가 모양과 흡사하다.
그런데 이탈리아는 날씬한 여성 부츠와 같은 모습이지만,
18 코스는 좀 두툼하고 여유로운(?) 부츠 형상으로 두께가 좀 다르다.
그리고 이탈리아 부츠에 비해서 목의 길이가 짧다.
그래서 18코스의 형상은 부츠보다는 오히려 신발 코가 있는 삐에로 신발 모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코스는 강화 역사박물관에서 출발하여 신발 모양을 따라
한 바퀴 시계 방향으로 돌아서 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코스 모양이다.
산길, 마을 길도 걷게 되고, 도로 길도 걸어야 한다.
17, 18 코스 모두 출발점과 도착점이 모두 강화도 섬 내륙에 있으며
또한 소위 교통의 요충지로 알려진 외포항이나 또는 화도읍과는 달리
교통이 썩 좋은 지역이 아니므로,
출발 전에 이 점을 유의해서 워킹 플래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의 두 코스를 한번에 연계 하기 위해서
수명산님께서는 오상리 고인돌군에서 출발하여 강화역사 박물관에 도착을 하고
그곳에서 18코스의 환형 구조를 걷는 방식으로 코스 디자인을 하셨다.
즉 17코스는 역방향, 18코스는 정방향으로 두 코스가 연계 된 것이다.
출발 포인트인 오상리 고인돌군으로 접근 하기 위해서는
강화 서편으로 가는 버스를 탑승하고 내가 저수지/오상리 고인돌 군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잠시 5코스 길을 따라 약 200~300 미터 이동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마무리 지점은 강화역사터미널에서는 버스를 이용하여 다시
강화읍으로 돌아와야 한다. 버스는 석모도로 향하는 38A를 활용했다.
조기 출근(?)
전체적으로 코스의 길이가 길고 또한 코스 출발 지점과 마무리 지점이
모두 교통의 요충지가 아니기 때문에,
그 어떤 때보다도 가장 이른 시간에 출발했다.
또한 그래야 마무리도 일찍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날이 따뜻해져서 길이 질퍽 해지기 전에 구간을 빨리 통과하자는 계산이었다.
수명산님은 대략 길나섬 마침 시간을 4시 30분 부근으로 예상하셨다.
이런 계획의 실행을 위해서는 이른 시간에 출발지로 향하는 버스를 타야 한다.
가장 적당한 버스는 08:00 석모도행 38A 버스다.
이보다 더 후의 시간을 고려 하였으나 위의 버스로 변경 고지 되었다.
그래서 여태 습관처럼 해오던
강화 거점인 송정역에서 함께 모여 출발하는 방식을 탈피하여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각자 강화 터미널로 모이기로 하였다.
그 주요 이유는
서울 사람의 대부분이 모이는 송정역에서 혹시라도
늦은 사람을 기다리느라고 전체적으로 늦게 되는 경우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나도 이 방식 때문에 기존의 송정역 접근 대신 다른 전략을 택하였다..
기존에는 시간의 여유로움으로 전철만을 활용하여 송정역으로 접근 하는 방식이다.
이런 경우 가장 이른 시간에 송정역에 도착 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06:36분이다.
그 후 전철에서 내려 1층으로 올라가서 3000번 버스를 타는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8시 강화 도착은 빡빡한 타이밍이다.
왜냐면 송정역에서 강화 터미널까지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더 이른 시간에 송정역에
도착하기 위해서 전철보다 더 이른 시간에 다니는 버스를 타고
최대한 송정역에 가까운 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난 주처럼 버스를 타고 신길역에 도착하여 여의도에서 출발하는
5호선 첫 자를 타면 6시 즈음에 송정역에 도착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집 앞을 지나는 버스를 타고 종합운동장으로 도착하고
그곳에서 05:31분에 출발하는 일반 9호선을 탑승 후
여의도에서 환승을 하여 06:30분에 송정역에 도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곳에서 부지런하게 지상으로 올라 예상대로 3000번 버스를 바로 탑승하여
무사하게 예정된 시간에 강화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략 송정역 6시 반이라는 시간은
서로간에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이가 생각하던 바였는지
지하철에서 내려보니 수명산님, 푸른님, 수리산님을 만날 수 있었다.
푸른님께서는 약간 일찍 도착해 계셨고,
전철 칸은 다르지만 수명산님과 수리산님이 나와 같은 전철에 탑승하셨던 것이다.
토란, 감꽃, 비켜이, 절문님은 강화 터미널에서 뵙기로 하였고
부지런하신 회양목 선생님만 먼저 떠나셨다고 한다.
정말 이제는 강화터미널 몇 시 도착이라는 이야기만 해도
모두들 대략의 출발 시간, 중간 시간 등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강화 나들길 3달의 결과인 것이다.
아무튼 그 결과 7시 35분경 강화 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감꽃님, 감꽃님과 같이 오신 비켜이님, 그리고 절문님이 이미 와 계셨다.
고양시에서 오시는 토란님만 제외하고 8명이 모였는데
토란님과 통화 결과 거의 아슬아슬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왜냐면 전화 통화 당시 7시 50분에 김포대학 근처라고 하는데
그곳에서 강화 터미널까지 대략 10분 정도 걸리기도 하고,
또한 강화 터미널 바로 앞의 신호등에 따라서 정시 도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토란님을 통해 확인한 결과도 예상과 다름이 없었다.
버스가 좌회전 신호를 받지 못해서, 바로 목전에서 딜레이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우리를 태운 버스는 토란님을 태우지 못한 채 출발을 하였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었으니 바로 감꽃님이다.
이런 상황을 예상을 하셔서, 늘 강화 터미널에 옆지기님을 대기 시켜 두고
계셨던 것이다. 거의 패닉 직전이었을 것 같은 토란님은 보지는 못했지만
감꽃님을 보시고는 아마도 틀림 없이 천군만마를 얻으셨을 듯싶다.
감꽃님 덕분에 1분 늦게 도착한 토란님이 강화 터미널에서 여유 있게 일을 보시고
나들길 출발지인 오상리 고인돌군으로 출발을 했고
어째든 결론적으로 17코스 출발 지점에서 모두 모일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지난 주에 이어 다시 한번 감꽃님과 옆지기님에게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강화 나들길” 완성을 위해서는 정말 많은 사람의 조력이 필요함을 느꼈다..
각설하고
말년 병장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는데, 막판에 토란님께서 마무리를 같이
하시지 못하는 건 아닌가? 또는 축소된 루트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나 구세주가 계셔서 이슈 없이 무난하게 길나섬이 진행 될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졸업반인데, 토란님은 아직도 2학년? 이란 생각도 들기도 했다.^^
이슈
이슈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적석산 정상 넘어 도로까지 내려 가기까지
이미 질퍽 해지기 시작해서 미끄럼을 조심 해야 했다.
다행히도 길 옆 슬로프에 로프형 가드레일이 있어서 이것을 잡고 내려가면 되었다.
또한 두 주전의 참사가 나름 반면교사가 되었는지
무척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옮기면서 하산을 하였다
나와 토란님에 이어 또 다른 넘어짐이 없이 코스의 마무리, 그리고
강화 나들길 마무리가 되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강화 나들길의 마지막 코스인 18코스는 수명산님이 예상하시는 시간 보다
약 5~10분 단축하여 강화 역사 박물관에 도착하였다.
그렇지만 정작 박물관 앞 버스 정류장에서 강화 터미널행 버스를 타기 위해
약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나름 마무리 기념으로 강화 터미널에서 마지막으로 커피 한잔 정도는 하려고 했었는데….
날씨
이제는 영상의 날씨다.
그리고 오전에 미세먼지가 좀 있었지만, 한낮이 되면서 풀려서
맑은 날씨가 되어서 걷기 좋은 날씨였다.
그렇지만 오후 3시를 넘어가면서 하늘에는 구름이 짙어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나름 상대적으로 서늘해졌다.
그래서 오전에는 조금 두껍게 입고, 오후가 되면서 가벼워진 옷차림이었다가
오후가 되면서 다시 두터워지기 시작했다.
요즘 같이 기온의 높낮이가 심해지는 시즌에는 여분의 옷과 넣을 공간을
확보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봄이 왔다는 사실은 길 주변을 봐도 알 수 있었다.
18코스에 양오 저수지를 지나는데,
이제는 얼음 한 조각 없이 강태공이 따스한 볕 아래서 낚시를 드리운 것을 볼 수 있었으며
개천변 옆에는 이름 모를 나무에는 몽우리가 돋아있었다.
땅도 마찬가지였다. 연녹색의 새싹이 돋아 오르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봄 냉이도 먹을 수 있을 듯싶었다.
상단 구성
이제 막판이고 봄이 되면서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바빠짐에 따라 9명으로 단촐(?) 하게 구성되어, 두 코스 중 하나인 17 코스를 마무리 했다.
또한 감꽃님과 비켜이님은 17 코스 완료 후, 개인 일정 상
18코스에는 강화 역사 터미널부터 점심 식사 장소인 하점 천주교 성당까지만 동행 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구간은 감꽃님의 나름의 4륜 기동력(?)으로 18코스 전체를 둘러보셨다.
그런데 그 와중에 강화 나들길 코스마다 설치 되어 있는 나무로 만든 ‘코스 emblem’을
산 속까지 찾아 가셨다고 하니 그 투혼이 정말 놀랍다.
강화 역사박물관에서 시작하여 그 지점까지 도착한 사람은 7명이었으며
그 느낌이란
마치 제다이 전사가 나쁜 force를 물리치고
우주의 평화를 이룩하고 개선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드디어 학수 고대하던 ‘이런 날’이 온 것이다.
수명산님, 회양목님, 수리산님, 토란님, 푸른님, 절문님 그리고 나 포함 7명.
투어 요약
17코스는 모두가 준비 체조 후 약 08:50분에 출발하여 강화 역사박물관에
12:00에 도착하여 총 3시간 10분이 소요되었고,
18코스는 17 코스 마무리에 이어 바로 출발하여 16시 20분에 다시
강화 역사 박물관에 도착하여 중식 시간을 포함하여 총 4시간 20분이 소요되어
전체적으로 27km를 무사히 마무리 하였다.
이럼으로써 공식적으로 강화 나들길의 대단원의 막이 내려졌다.
내 경우에는 중간에 2번 보충 단계를 거쳐
스탬프북을 온전하게 그리고 완전하게 매울 수 있었고,
길동무 개인별로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코스들은 개별적으로 보충되리라 생각한다.
점심은 강화도 하점 천주교회 뒤쪽의 “시골 밥상집”에서 먹었다.
나름 가성비 높은 식당으로, 강화도는 확실하게 밥값은 저렴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여사장님의 순박함으로 인하여
더욱 맛있고 풍성한 밥상이었던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런 식당을 찾아내서 딜레이 없이 길나섬이 되도록 해주신
수명산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Vista Point
강화도 내륙 투어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투어의 중심은 산이다.
그 중 적석산은 고려산과 산줄기가 연결 되는데
적석산 정상으로 향하는 낙조봉에서 바라보는 고려산과 혈구산이 시원스러웠으며
그곳에서 바라보이는 멀리 고려 저수지를 보니
길동무들이 참으로 높이 그리고 많이 걸어서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미세 먼지 때문에 가시성이 좋지 않아서
두 높은 산과 어울려진 능선의 훌륭한 전망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낙조봉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훌륭한 낙조 조망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강화 나들길에는 표제에 따라 언제 오면 좋을지 힌트가 되는 곳들이 몇 있다.
예를 들면 7코스 “낙조 보러 가는 길”은 맑은 날 해 지는 때를 맞추어 보는 것이 최상이며,
8코스인 “철세 보러 가는 길”은 여름 보다는
아무래도 겨울로 들어가는 길목에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또한 급속으로 흘러가는 유빙을 보려면 당연히 겨울의 1코스, 2코스가 좋다.
17코스의 POI (Point of Interest)로는 우선 고인돌 군들을 들 수 있다.
한국의 고인돌이 세계 문화 유산이라는 것을 고인돌 앞쪽에 외국인이 적어 놓은 글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외국인보다 제대로 알지 못한 자신이 잠시 부끄러워졌다.
그런데 17코스에 따라 고인돌 군이 많아서
처음에는 신기하고 요모조모 살펴 보다가, 나중에는 번호만 확인하고 지나치게 되었다.
연개소문님을 비롯해서 고인돌 사랑회분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이야기다.^^
18코스의 POI로는 주저 없이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숲 속에 자리 잡고 있는 5층 석탑.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한 자연스러움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냥 돌덩어리를 얹어 놓은 것 같은 모양이었는데, 그 오래됨과 자연스러움 때문일까?
국가 지정 보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곳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석상각 내의
석가여래입상도 마찬가지다.
하음 봉씨 종친회에서 한자로 석상각전기를 잔뜩 적어 놓았는데
대부분 한자여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일단 사진을 찍어왔는데 나중에 시간 한번 내서 읽어봐야겠다.
이 역시 국가에서 보물로 지정하고 있는 문화유산이라고 한다.
교통
강화도에서 나들길을 온전하게 즐기려면 강화 각지로 이동하는데 필요한
군내 버스 시스템을 이해하고, 이에 따라 나들길 전략을 짜야 한다.
서울에서 강화에 오기까지 힘들었는데, 다시 강화도 내의 주요 출발/도착 지점으로
접근 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면 피곤하고 또한 길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그래서 본류보다 overhead가 많으면 머리 속으로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기 시작한다. 물론 시간 많고 돈 많고 하면 상관이 없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역시 버스 시스템과 시간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계획 있는 강화 나들길 전략을 짜야 한다.
가장 간단한 방식은 “출발 시간”이 명확한 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강화 터미널 또는 외포리나 화도읍 같이 교통의 허브가 되는 곳은
명확한 출발 시간표가 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이런 곳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도록 하여 다음 교통편을 원할 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는 버스가 1대 밖에 없는데 출발 지점에 가까워서 도착 시간을
높은 확률로 알 수 있는 곳을 활용해도 좋다. 교동도의 대룡시장 앞이 이런 예이다.
이렇게 전략적으로 루트를 디자인해야
강화 나들길 즐기기라는 본류에 집중하면서 피곤함이 덜할 수 있다.
그리고 “도착 시간”은 대체적으로 제대로 알 수 없으므로, 이런 루트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그래서 출발 시간표의 유무에 따라 정방향 또는 역방향 코스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추천된다.
그런데 어제의 완료 지점인 강화 역사 박물관은 불행하게도 교통의 허브가 아니었다.
물론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또한 교동도로 가는 버스가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은 해보지 않았지만
몇 코스의 마을 버스가 지나는 곳처럼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출발 지점부터 완주 도착 시간을 예측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코스 길이가 27 km로 워낙 중장거리였기 때문에
몇 시에 버스가 있다는 것을 알아도,
그 시간에 맞추어서 그 긴 거리를 걸어서 그 시간에 딱 맞추기가 힘들다.
그래서 강화 나들길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전략적”이 아닌 “계획 없이 버스 기다리기”를 해본 날이었다.
그런데 그 결과, 5~6대가 지나갈 것 같은 버스 안내판 내 안내에도 불구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기까지 기다려야 했던 시간은 거의 40분이었다.
오죽 했으면 같이 기다리시던 동네의 주민들도 전광판을 믿을 것이 못 된다며
툴툴거리셨고 얼마 기다리시다 다른 곳으로 가버리셨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이 방면에 오랜 경험을 가지신 절문님께서는 40분은
다른 열악한 곳에 비하면 양반이라고 하신다. 역시 경험의 산물이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 사실은
그 동안 수명사님 덕분에
얼마나 편안하게 군내 버스를 타고 필요한 곳으로 이동을 했다는 점일 것이다.
혼자서 강화 나들길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다녔다면
분명 다니기야 다녔겠지만 무척 고생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pilog
겨울의 시작과 함께 시작된 강화도길, 드디어 겨울의 끝남, 봄의 시작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스탬프북 인증을 위해 한번 더 강화군청을 방문을 하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그냥 사이버 인증 작업을 통해서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그래서 강화 나들길 투어는 공식적으로 완전히 마무리 되었다.
지난번 주문도로 가는 배 안에서 강화도와 석모도 해안을 보면서
거의 모든 해안이 눈에 익은 곳이어서 깜짝 놀랐다.
그 동안 정말 많이 걸어 다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뿐일까?
강화도 어느 지명을 봐도 이제는 모두 알거나 또는 적어도 알 것 같은
익숙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거의 들어본 지명이었다.
정말 이 나들길 투어를 통해서 어느 정도 강화의 전문가
반열에 올라선 것은 아닌가 하는 우쭐함이 생겼다.
강화도 마무리 phase 단계에서 야속하게 오지 않은 버스를 기다리면서
다른 한편으로 이제는 강화도 스스로도 정 때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역시 강화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푸근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을버스를 타고 강화 터미널에 도착해보니
3000번A 2층 버스가 승강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토란님께서 오매불망 늘 타고 싶어 하시던 버스이다.
아마도 이 버스를 타라고 그 동안 마을 버스를 지리하게 기다려야 했나 보다.
정말로 강화 나들길은 멋진 길이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특히 내게는 첫 강화도 나들길인 지난 12월 2일 이 2층 버스를 타고 서울로 왔는데
대미를 장식한 어제 우연하게도 또 이 버스를 타게 된 것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속설은 절대 진리이다.
시작과 끝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 동안 강화에 다녀온 횟수를 살펴보니
동행형으로 11번 17개 신규 코스(5, 3, 4, 6, 7, 20, 8, 9, 10, 11, 14, 15, 19, 12, 13, 17, 18),
싱글형으로 1번 2개 신규 코스(1, 2)
그리고 혼합형으로 1번 1개 신규 코스(16)와 1개의 복습 코스(5再)
마지막으로 1번의 1개 복습 코스(1再) 등
강화도에 총 14번을 다녀옴을 알았다. 정말 많이 다녀왔다.
나들길을 위한 최근의 강화도 방문을 빼면
내 평생 강화도에는 딱 3번 다녀왔었으니,
약 100일 동안 평생의 5배 정도를 다닌 셈이다. 정말 강화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또한 side 이슈로
이런 강화 나들길 완주를 위해서 길에서 투자한 시간 외에도
강화를 오가는 교통편과 매식 때문에
나름 금전적으로 강화군청에 어느 정도 이바지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별로 중요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시간 투자의 약간의 reward 성격으로
마지막으로 인증서 받기 작업을 진행 할 예정이다.
수명산님께서 대략 스케치는 해주셨지만
이에 대한 clear 한 가이드라인을 이곳에 남길 예정이며
또한 스탬프북에 기록해야 할 여러 가지 정보도 업로딩 예정이다.
각자 실제 길나섬의 상황을 고려하여
공통적인 사항만 선택적으로 고려하고
각자의 실제 상황에 맞게 정보를 customizing 하면 된다.
수명산님의 초기 계획에 의하면 강화 나들길 길나섬은 원래 16코스에서 마무리가 예정이었다.
하지만 몇 가지 가변적인 이슈로 인하여 최종적으로 18코스가 마무리 코스였고
그 결과 강화 역사 박물관이 내게는 그리고 길동무에게 “역사적”인 장소가 된 것이다.
18코스 끄트머리 지점에서 역사 박물관이 보일 때쯤에 드는 느낌이란,
생애 최초로 서울 둘레길을 한 바퀴 완전히 돌아 2코스 마무리 지점이며
3코스에서 처음 출발 했던 광나루역에 도착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정말 서울 둘레길 이후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미묘한 성취감이었다.
다시 한번 수명산님의 리딩에 감사 드리며,
특히 마지막까지 한 7인의 제다이 전사급 길동무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참여는 하지 못하였지만, 한 코스라도 같이 한 사람들,
그래서 잠시 인연을 맺었던 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전에 서울 둘레길을 싱글형으로 다닐 때는 상황에 따라
토요일과 일요일을 적절히 활용하여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유동적으로 택일을 하였고
근거리 때문에 탐방을 마치더라도 집에 오면 오후 2시 반 이전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동행형 강화 나들길은
토요일 고정에 거의 하루를 보내야 하는 동행형 투어라서 나름 어려움이 많았다.
그 결과 일요일이 바빠졌고, 주 중까지 그 영향이 미쳤다.
이제 봄이 돌아옴과 함께 모든 것이 바빠졌다.
이제 길나섬은 major에서 잠시 minor 리그로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시간이 되었다.
일단은 몸도 그리고 장비도 고쳐야겠다.
기계인 자동차도 정기 점검도 있고 수시점검이 있듯이, 그 다음의
길나섬을 또 오랫동안 즐거운 걷기를 하기 위해서는
고장 난 곳은 부지런히 수리도 해야 하고
또 튜닝도 해야 하고 타이어 balancing 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화 나들길이라는 커다란 한가지 매듭을 완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
그런데 다른 한편
이 강화 나들길은 또 다른 차원의 새로운 길나섬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미정에서 만났던 어떤 분들의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났다.
“우리 이제는 나들길 안 다녀요.. 이제는 길을 만들면서 다녀요”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coursework 도 허덕허덕 하며 왔는데
길은 어떻게 만들어 갈까?
어쩌면 진정한 길나섬의 재미는 새로운 길을 창조하고
다른 사람에게 제안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닐까 싶다.
“Someday Soon”
곧 그렇게 할 수 있는 날도 기대해본다
한겨울 내 즐거움을 주었던 강화도에게 감사를 표한다……………………..###
첫댓글 2017~2018도 겨울,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원들의 또 다른 도전으로 시작했던 강화나들길이 이제 대장정을 마쳤지요. 310km 완주 인증서를 11명이 받았습니다.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남겼던 지난 겨울, 그 생생한 후기를 소그미 님이 남겼습니다. 아마 강화나들길을 통해 걷게 된 강화도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겁니다. 아름다운 강화나들길, 2018~2019년 겨울을 기대해 봄니다. 감사합니다^^*